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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Nov 08. 2024

느리지만 바르게 자라는 나무

성장하는 아이의 이야기

한 마을에 실수투성이인 어린아이가 살았어요. 그 아이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행동이 느리고 말도 더듬었죠. 다른 아이들이 금방 시작하고 끝내는 일도 이 아이는 오래 걸려서 겨우겨우 해내곤 했어요. 매번 실수를 반복하면서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부모님은 늘 아이를 응원해주셨어요. "너는 할 수 있어", "너는 성실하잖아", "너는 똑똑하단다", "엄마, 아빠는 너를 믿어." 아이는 그런 부모님께 깊은 감사함을 느꼈어요. 다른 어른들과 친구들 모두 자신을 비웃었지만, 부모님만은 언제나 자신을 믿어주었거든요.


하루는 아이가 부모님께 물었어요. "엄마, 아빠는 왜 내가 잘할 수 있다고 믿어요?" 아빠가 창밖을 가리키며 대답했어요. "저 풀과 꽃을 봐라. 금방 자라서 아름답지만 금세 시들어버리지. 하지만 저 나무를 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그 자리를 지키며 서 있잖니. 너도 그 나무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비와 눈을 맞아가며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너만의 꽃과 열매를 맺을 거야. 그렇게 네가 성숙한 나무로 자라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늘과 열매를 나눠줄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단다."


아이의 눈에 눈물이 맺혔어요. "하지만 전 너무 느리고 서툴러요. 친구들은 저를 울보라고 놀려요." 그러자 엄마가 다정하게 말했어요. "너는 아무것도 못하는 게 아니야.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느릴 뿐이지. 대신 너는 성실하고 열심히 하잖니. 엄마는 네가 다른 아이들처럼 빨리 성장하는 것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씩 가길 바란단다. 너의 더딘 걸음이 결국엔 열매를 맺을 거야."


아이에게는 그 말이 큰 용기를 주었어요. "조금 느려도, 올바른 길을 가면서 성실히 해야지!"라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쉽지 않았어요. 친구들과 어른들은 아이를 비웃고 나무랐어요. 혼자 몰래 울 때도 많았지요.


그때 부모님은 아이에게 책을 한 권 선물해주셨어요. "얘야, 다른 아이들과 같은 방법으로 세상을 배울 필요는 없단다. 너는 너만의 속도로 너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배워가면 돼. 책을 통해 옳고 그름을 배우고, 더 넓은 세상을 알아가면 돼."


그렇게 아이는 책을 읽으며 세상을 배워나갔어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천천히 자라난 아이는 어느덧 성인이 되었어요. 그리고 부모님께 말했어요. "이제는 책만 읽는 게 아니라 일을 해야겠어요. 제가 가진 능력을 세상에 쓰고 싶어요." 부모님은 아이의 결정을 응원해주셨고, 아이는 무료 급식소와 공공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어요.


자원봉사를 하며 아이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법을 배웠고,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도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비록 대학에는 가지 못했지만, 아이는 책을 읽으며 쌓은 지식과 자원봉사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는 법을 배웠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익혔어요. 그렇게 5년이 흘러, 아이는 24살이 되었고, 이제는 돈을 버는 일을 해보겠다고 부모님께 말했어요. 부모님은 "나쁜 일만 아니라면 무엇이든 해보거라"라고 응원해주셨어요.


아이는 호텔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손님을 맞이하고, 요리를 나르고, 허드렛일을 하며 성실히 일했어요.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글을 쓰고 책을 읽었죠. 아이는 작가이자 선생님이 되는 꿈을 꾸고 있었어요.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을 글로 남기고 싶었고, 자신처럼 서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교회에서 초등학생 부서 보조 교사로 일하게 되었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죠. 그 경험은 아이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어요. 아이는 자신이 겪었던 아픔과 배움을 엮어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가 누구 이야기일까요? 바로 저의 이야기랍니다. 저는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바르게 자라난 나무 같은 어른이 되었어요. 시간이 걸렸지만, 저는 저만의 꽃과 열매를 맺었고,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늘과 열매를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느리지만 올바르게 자라는 것의 소중함을, 저는 제 삶을 통해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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