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의 위기>

by 권병화

2020년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지금까지도 많은 피해와 경제적 위기를 유발하고 있다. 빠르게 전국으로 퍼져버린 이 질병으로 인해 국민은 경각심과 안전을 위해서 집 밖을 최대한 나가지 않고 청결에 힘쓰고 있다.

필수재인 식음료 등은 인터넷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만 문화생활, 영화, 음악, 여행 등 여가 생활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는 국민이 늘면서 이들 산업은 큰 타격을 맞게 된다. 그중에서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을 알리고 그 주가가 높아질 시기에 영화 산업은 급제동이 걸리게 된다.


지난주 11주 차(2020/03/09 ~ 03/15)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보면


1. 인비저블 맨(2/26 ~) 관객 수(명) : 104,300 누적관객수(명) : 420,320 상영 횟수(회) : 11,243

2. 1917(2/29 ~) 관객 수(명) : 72,023 누적관객수 : 610,689 상영 횟수(회) : 8,841

3. 다크 워터스(3/11 ~) 관객수(명) : 61,531 누적관객수(명) : 62,182 상영 횟수(회) : 7,548

4.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19~) 관객수(명) : 29,238 누적관객수(명) : 597,647

상영 횟수(회) : 5,512

5. 작은아씨들(2/12 ~ ) 관객수(명) : 22,151 누적관객수(명) : 835,163 상영 횟수(회) : 3,414




지난 한 주동안 박스오피스 1위 영화인 <인비저블 맨>의 1주 누적관객수가 약 10만 명인 것이다. 3월은 상대적으로 대작 영화들이 개봉하지 않고 틈새를 이용하여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개봉하는 달이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영화관을 방문하는 관객의 수가 급감함을 느낄 수 있다. 박스오피스 1위부터 5위까지의 한 주간 관객수를 합치더라도 30만 명이 간당간당하다. 해당 통계가 체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작년 3월 둘 째주의 박스오피스를 비교하면서 보면 차이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3월 둘째 주(2019/03/11 ~ 03/17)


1. 캡틴 마블(03/06 ~ ) 관객수(명) : 1,563,496 누적관객수(명) : 4,600,122 상영 횟수(회) : 65,968

2. 이스케이프 룸(03/14 ~ ) 관객수(명) : 388,741 누적관객수(명) : 389,750 상영 횟수(회) : 14,719

3. 항거(02/27~) 관객수(명) : 86,846 누적관객수(명) : 1,128,895 상영 횟수(회) : 8,226



작년 박스오피스 1위부터 3위까지만 비교하더라도 모든 수치가 현격하게 떨어진다. 1위 <캡틴 마블>과 2,3위 영화들의 관객수 차이는 100만 명이 날 정도로 차이가 크다. 그런데 2020년 현재 1위 영화는 일주일 누적관객수가 10만 명을 겨우 넘었다. 2월 말에 개봉한 <항거>보다 조금 높은 수치이다. 일주일 누적관객수가 10만 명 아래로 내려가면 대부분의 영화관에서 상영을 정리하고 막을 내릴 시기가 되었음을 뜻한다.


현재 2020년 대한민국 영화 시장의 파이가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음을 일주일간의 박스오피스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누적관객수뿐만 아니라 상영 횟수의 차이도 심각하다. 영화관은 흥행 영화가 존재하면 상영 횟수를 최대한 늘리고 관객들을 많이 모을 수 있게 상영시간표를 조정한다. 하지만 현재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고 있으며 발길이 끊긴 영화관에 상영 횟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영화관 매출은 한국 영화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금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점은 한국 영화 산업에 큰 위기라고 볼 수 있다.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자 영화 제작사들도 영화 개봉을 무기한 미루고 있는 현실이다. 앞서 보여드린 박스오피스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다크 워터스>만이 3월에 개봉한 영화 중 순위권에 포함되어있다. 물론 이 성적은 올해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매우 낮은 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무조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나 조차도 현재 영화관을 가지 못한 지 두 달이 되어가고 있다. 영화관 내부의 특성상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이 좁고 밀폐된 공간이기에 전염에 노출이 쉽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기피하고 있는 현상이다. 물론 코로나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람이 많은 곳을 되도록 가지 않고 더 큰 피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나라 전체를 위해서도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우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육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현재의 영화 산업계의 침체된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껏 한국 영화계가 겪어보지 못한 위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천재지변이라고 할 수 있는 현 상황으로 인해 오래 지속될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계. 하루빨리 코로나-19가 해결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나라의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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