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첫 달이 끝나감을 알리는 설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해가 시작된 지 아직 20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여러 편의 영화들이 개봉하고 막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영화들이 한 주의 1위를 차지하고 어떤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1월 1주 차는 여전히 12월에 개봉한 <백두산>의 여파가 남아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새해 첫 주에는 새로운 얼굴들을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12월의 끝자락에서 <백두산>, <천문>, <시동> 삼파전이 벌어졌고 압도적인 스케일로 <백두산>이 일찍이 나머지 두 영화를 찍어 눌렀습니다. 여기서 두 영화의 명암이 갈립니다.
<시동>은 <백두산>보다 하루 전에 개봉하면서 최대한의 홍보 마케팅과 영화에 대한 호평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물론 <백두산>의 벽은 높았지만 <시동>의 시도는 분명 의미가 큰 시도였습니다. 아마도 <백두산>의 힘을 피해서 한 주 뒤에 개봉하여 주말 관객 수 1위를 노리는 것이 <천문>의 계획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계획은 <백두산>이라는 높은 산에 의해 가로막혔습니다. 크리스마스 한 주 전에 개봉한 <백두산>이 새해까지 바라보면서 1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관객들은 어떠한 영화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게 되면 그 영화를 봐야 되나 하는 군중심리가 어느 정도 작용합니다. 연말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개봉했지만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줄거리가 탄탄하지 못하거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들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백두산>에 대한 평가도 호불호가 많이 갈렸지만 오락성에 큰 점수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40년이 넘는 역사의 마지막 편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닥터 두리틀>. 새해 개봉하는 영화들 중 가장 먼저 주목받는 외화 두 편이 개봉했습니다. 어린 시절 기억 저편에 <닥터 두리틀> 영화인지 애니메이션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매우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타워즈>는... 음.... 명절날 할머니 댁에서 우연히 돌린 채널에서 보기 시작해서 전 편을 다 찾아서 보고 지금까지 열렬한 팬이었죠. 그랬는데 결국 마지막 결말은 허무합니다.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한 스타워즈의 오프닝 시퀀스에는 지금까지의 맥락은 다 무시하고 시리즈 사상 가장 중요한 부분이 뜬금없이 언급됩니다. 이유도 모른 채 말이죠. 이미 스타워즈의 오래된 팬들은 해외에서 먼저 개봉한 소식을 들었고 어느 정도 내용의 스포일러도 봤을 것입니다. 걱정과 우려가 많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도 개봉날 바로 <스타워즈>를 보러 갔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스타워즈>는 개봉 후 단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결국엔 백두산에 밀려 계속 3위를 유지 중입니다.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성적을 보면서 저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정말로 앞으로는 흥행을 할 수 없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안타깝습니다.
1월 3주 차, 추석을 앞두고 한 주 전에 얼굴을 드러낸 영화가 있습니다. 웹툰 원작 영화 <해치지 않아>와 <나쁜 녀석들:포에버>입니다. 잠시 극장가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폭풍전야가 일기 전. 두 영화는 설 명절의 판세를 확인하고 한 주 동안 바짝 관객을 끌어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두 영화는 15일, 같은 날 개봉했으며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해치지 않아>는 해당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졌습니다. 개봉 후 지금까지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첫 주말 관객 1위를 기록합니다. 개봉 첫 주 80만 관객을 모으며 어느 정도 호 성적을 기록했지만 다음 주가 중요합니다.
1월 22일 무려 네 편의 영화가 개봉합니다. <남산의 부장들>, <미스터 주>, <히트맨>, <스파이 지니어스>. 설 명절을 노리는 네 편의 영화들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명절에는 CJ ENM은 참가하지 않는 것이 눈에 띕니다.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는 <남산의 부장들>이지만 신선한 소재의 <미스터 주>와 <히트맨>, 특히 <히트맨>은 롯데컬쳐웍스가 배급하면서 홍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면서 1위 경쟁 구도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준비되어 있고 명절이라는 특성상 가족적인 영화들이 높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남산의 부장들>에 대한 평가와 기대감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번 설 명절 어느 영화가 미소를 지을지 기대가 되는 다음 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