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부

학생 선생님 관계: 선생님 대하기

by 크느네

학교에서 선생님은 어느 쪽에 더 가깝나요?
1. 공무원.
2. 스승.


공무원이라고 하면 주민 센터나 시청에서 일하는 사람이 주로 생각나겠지만 선생님도 교육공무원이라는 공무원입니다. 공무원은 직장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며 법에 따라 일합니다(사립학교 교사는 교육공무원이 아니지만 교육공무원법을 따르기에 교육공무원으로 봐도 괜찮습니다). 공무원인 선생님의 역할은 학생과 학부모가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일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매년 실시하는 ‘학부모 상담’은 학부모가 요구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 전통도 아닙니다. 법에 있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6조의 5: 담임 교사는 학생 교육활동과 ‘상담’ 및 생활지도 등을 담당한다). 선생님은 법으로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보장하고, 하는 일을 법으로 직접 정해 놓을 만큼 나라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학생은 선생님을 함부로 대하지 말고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선생님이 학생에게 관심과 사랑이 없고 법 때문에 억지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생님은 공무원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승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교육이라는 일 자체가 학생에게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만 감당할 수 있는 일입니다. 스승이라고 하면 무술이나 요리 비법을 전수해 주는 사부님이 생각나곤 합니다. 훌륭한 스승에게 배우면 그 제자 또한 좋은 실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려면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하고 제자와 스승 관계가 좋아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일은 제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나마 제자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자기가 좋은 제자가 되는 것과 자기가 스승에게 좀 더 맞추는 것입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갑자기 좋은 스승이 나타나 자기에게 잘해 주기만을 바라는 것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승은 자기 지식이나 기술을 제자에게 전해 주는 사람입니다. 무언가를 주는 사람은 그것을 진심으로 좋아하거나 가치 있게 받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좋은 제자는 실력이 뛰어난 제자라기보다 스승의 가르침을 정성스럽게 받는 사람입니다. 제자는 마음만이 아닌 행동으로 스승에게 이런 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스승은 말과 교재(책, 자료)로 제자를 가르칩니다. 말은 귀로 듣습니다. 그런데 상대방 말을 잘 들으려면 귀를 쫑긋 세우는 것보다 눈을 마주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아무리 집중하며 들어도 말하는 사람을 보지 않고 들으면 제대로 듣기 힘들뿐더러 말하는 사람은 자기 말을 안 듣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 말을 잘 듣기 위해서 그리고 상대방에게 제대로 듣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 제자는 스승을 계속 봐야 합니다. 교재 또한 눈으로 봐야 하므로 수업 시간에는 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뜬금없이 상대방을 계속 쳐다보면 상대방이 이상하게 느낄 수 있지만 수업 때 눈을 맞추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에게 정성을 보여 주는 방법은 눈 맞추는 것을 자기가 부끄럽게 여기지만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이 정도만으로 제자는 스승에게 제자로서 정성을 상당히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가족·친구·애인 관계에서도 상대방 말을 들을 때는 이런 태도로 대해야 합니다.

어쩌다 좋지 않은 스승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학생이 스승을 이길 순 없기에 그럴 때는 맞서기보다 최대한 부딪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나 피하기마저 어렵다면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에게 꼭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간혹 부모님이 걱정할까 봐 혹은 주변 어른에게 말해 봤자 소용없을까 봐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학생과 어른은 나이가 대략 20~40년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 정도 시간의 경험 차이는 학생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해내기도 합니다. 부모나 주변 어른이 믿을 만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어려운 이야기만큼은 해 주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가족 간에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고등학교까지 국가에서 학교를 보내 주므로 학생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학생이 학교 선생님을 대단하게 여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학생은 선생님을 단순히 월급 받는 직장인이나 학원 강사보다 부족한 스승으로 생각하면서 함부로 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나빠지고 그 피해는 주로 학생에게 돌아갑니다. 선생님을 공무원으로서 공손히 대하고, 스승으로서 정성을 들여 대한다면 학생과 선생님이 사이좋게 생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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