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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써먹기 : 내용 꺼내기

by 크느네

수연이는 힘 있고 좋은 목소리를 내는 멋진 가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가수는 무엇보다 노래를 잘해야 합니다. 음악 이론을 많이 안다고 해서 좋은 가수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수연이는 이론 공부를 굳이 해야 하나요?

이론과 실습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실습이 더 중요한 편입니다. 이론을 못해도 노래를 잘할 순 있지만 실습을 못하면 노래를 잘할 수 없습니다. 의학 지식이 아무리 높아도 진찰과 치료를 하지 못하는 의사라면 실력 있는 의사가 아닙니다. 게다가 자기 실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이론보다 실습입니다. 이론 공부는 실습하기 위해 하는 공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기 실력을 키우는 일에 이론 공부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쓰는 말, 용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에는 벌스(verse), 훅(hook), 브리지(bridge)라는 음악 용어가 있습니다. 이론 공부는 그 분야 용어를 배우는 것이 기본입니다. 실습하면서 “훅 부분 더 힘 있게 불러 주세요”라고 선생님이 말했을 때 용어를 모르면 대화가 되지 않기에 음악 실습이 중단됩니다. 훅은 노래의 핵심 부분인 후렴구를 말합니다. 이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실습을 하지 못하므로 자기 실력을 제대로 키울 수 없습니다.

musician-349790_1920.jpg 훅(hook)은 노래의 핵심 부분인 후렴구를 말합니다.

참고) 벌스 - 노래에서 1절, 2절에 해당하는 부분, 후렴 이전 부분 가사.

브리지 - 후렴과 후렴 사이에 나오는 연주나 노래.


이론 공부는 책이나 자료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내용을 꺼내는 일입니다. 선생님은 자기가 꺼내지 못한 내용을 대신 꺼내 주고, 꺼낸 내용을 더 알기 쉽게 도와줍니다. 많은 사람이 이론을 공부하는 일에 선생님 도움을 받습니다. 선생님이 꺼내 준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실력을 쌓는 것이 이론을 공부하는 보통 방법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발라 준 생선 살을 편하게 받아먹는 것과 자기 스스로 생선 살을 발라 먹는 것은 음식 먹는 실력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론 공부 실력을 제대로 키우려면 결국에는 자기 스스로 내용을 꺼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상 어떤 분야든 그 분야에서 높은 실력을 가지려면 굉장히 많은 지식을 얻어야 합니다. 게다가 각 분야의 지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금도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그 많은 지식을 모두 다 알려 줄 수 없으며 그분들이 항상 자기 옆에 있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언제든지 자기 스스로 책이나 자료를 이용하여 이론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여러 사람이 같은 책을 보더라도 내용을 꺼내는 실력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런 실력은 그 책 분야에 재능이 많을수록 혹은 관심이 많을수록 뛰어납니다. 그런데 특정 분야에 재능이나 관심을 갖는 일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 아니므로 재능이나 관심이 부족한 사람도 내용을 꺼내는 실력을 향상시킬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론 공부의 쓸모를 아는 일’입니다. 사람은 어떤 일이든 자기가 직접 써먹을 만하다면 잘 배우는 편입니다. “멋진 사람을 쉽게 애인으로 만드는 법”, “10분 만에 100만 원을 버는 일” 같은 쓸 만하고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내용이 책에 있다면 누구라도 그 책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잘되는 분야는 주로 게임・스포츠・연예입니다. 옆 사람이 말려도 하려고 합니다. 이런 분야 공부가 잘되는 이유는 단순히 자기 취미와 관계가 많은 것보다 자기가 직접 그 내용을 써먹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게임 공부를 하면 그 내용을 게임할 때 바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을 공부하는 일은 그 운동을 더 잘하는 데 도움 됩니다. 호감 있는 연예인의 자료를 보고 연구하는 일은 그 자체로 자기에게 쓸모 있고 즐거운 정보가 됩니다. 이처럼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찾아서 공부할 때 많은 내용을 꺼내서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자기가 그 쓸모를 모르고 단순히 시험 성적을 얻으려고 하는 공부는 스스로 내용을 꺼내는 실력을 올리기 어렵습니다.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 자기에게 이득이 되긴 합니다만 공부한 내용을 생활에서 바로 써먹지 못하기에 허전함을 느끼고 의욕 또한 부족하게 됩니다. 재미 위주로 하는 공부 역시 오래 하거나 흥미가 떨어지면 계속 공부하기가 어려우므로 이런 실력을 키우기 힘듭니다.

이론 공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된 공부는 국어・수학・영어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과목을 공부할 때 자기 스스로 내용을 꺼내지 못합니다. 과목에서 꺼낸 내용을 자기가 직접 써먹는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시험 성적을 위한 공부 혹은 재미를 붙여서 하는 공부로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과목을 가장 제대로 써먹는 직업은 선생님이나 학원 강사입니다. 이런 직업만이 자기가 배운 국영수 과목을 최대한 써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 진로를 가는 사람만 국영수 과목을 써먹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나 기자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국어 과목 내용이 도움 되고, 기업 경영이나 컴퓨터 관련 직업은 수학 과목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영어 과목 내용은 세상 모든 직업과 연관되며 번역가나 통역사는 특별히 높은 수준의 영어 실력이 필요합니다. 이 외에도 이론 공부와 수많은 직업이 서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국어 과목에서 꺼내어 생활에서 써먹어야 할 것은 책을 보는 능력입니다. 사람은 자기 실력을 키우거나 생활을 즐기는 방법으로 책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과 글을 이해하고 비판하고 즐기는 일은 사람으로서 평생 해야 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게다가 직장인은 다양한 서류를 만들어야 하므로 상당한 국어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국어의 읽기 능력·맞춤법·쓰기 능력은 개인 및 직장인으로서 써먹을 일이 많습니다.

수학 과목에서 꺼내어 생활에서 써먹어야 할 것은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1+2=3’이라는 식에서 왼쪽 ‘1+2’를 원인이라고 하면, ‘3’은 결과가 됩니다. 정한 규칙을 사용하여 문제의 원인이나 결과를 찾는 것이 수학입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수학식이 복잡해질 뿐 원인이나 결과를 찾는 일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수학은 사람이 생활하거나 일하면서 문제가 생길 때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거나 그 결과를 예측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공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어 과목에서 꺼내어 생활에서 써먹어야 할 것은 대화 능력입니다. 예전에는 ‘유명인, 인기인’이라고 불렀던 말을 요즘에는 ‘셀럽(celebrity),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바꿔 부릅니다. 그 외에도 ‘입소문’은 ‘바이럴(viral)’, ‘개인 메시지’는 ‘멘션(mention)’처럼 한글 단어를 영어 단어로 바꿔 말하는 것이 발음하기 더 편하거나 특별한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일부러 영어 표현을 쓰는 일이 많습니다. 그만큼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 영어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하면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기 어려운 시대가 점점 되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자기를 시대에 맞추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 사회나 과학, 예능 과목 역시 사람과 대화하는 일에 도움 되거나 생활 상식으로 알아 둘 필요가 있는 것이 많습니다. 현실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과목을 실제로 써먹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게임, 드라마, 영화, 운동, 직업 등 생활 속 많은 일이 학교에서 배운 것과 알게 모르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과목을 다 잘할 수는 없겠지만 자기가 알아둔 것이 많을수록 자기 생활에 더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쓸모를 모르고 막연하게 공부하거나 부모나 선생님 지시만 무작정 따르면서 학습하면 부담만 많아지고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은 줄어듭니다. 부담을 줄이고 많은 것을 얻는 공부를 하려면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어렴풋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실제로 자기가 공부한 내용과 그것을 써먹는 분야를 연결시키는 일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학교와 어른이 많이 도와주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학교와 어른은 시험이라는 경쟁에 주된 관심을 두기에 결국 이런 일은 자기가 직접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든 책이든 인터넷 검색이든 자기 주변에 있는 것을 최대한 이용하여 자기가 공부한 것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지식을 숨겨진 보물이라고 하면 그것을 찾아내서 가져가는 양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자기 재능이나 적성을 빨리 찾거나 주변 상황이 좋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은 보물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이 딱히 없는 사람은 확실히 좀 더 적은 보물을 가져갈 것입니다. 그 사람들을 서로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있는 지식의 모든 보물은 그 양이 너무나 많습니다. 전체 보물의 양과 각 사람이 가져간 양을 비교해 보면 누구나 아주 작은 양일 뿐입니다. 남이 좀 더 많이 가져간 것에 신경 쓰기보다 하나라도 자기 보물을 더 찾는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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