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써먹기 : 외우기
수연이는 연습하고 있는 노래가 잘 외워지지 않아 고민입니다. 왜 자꾸 까먹을까요?
이론 공부를 하면서 꺼낸 내용을 잘 외우거나 잘 이해하면 공부를 잘한다고 말합니다. 공부는 타고나는 능력인 지능이나 재능과 관계가 많습니다. 그러나 타고난 사람만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한 지능이나 재능이 없는 보통 사람도 외우고 이해하는 능력이 상당히 있으며 이 능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외운다는 것은 책이나 자료에서 꺼낸 내용을 자기 머릿속에 옮겨 넣고 필요할 때 그것을 다시 꺼내 쓰는 것입니다. 문제는 글에서 내용 꺼내는 것을 잘해도 외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공부하는 데 큰 손해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대형 마트에서 손님이 원하는 상품을 찾을 때 무작정 모든 층, 모든 구역을 전부 뒤지진 않습니다. 몇 층, 어떤 구역에 그 상품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찾아갑니다. 마트는 상품을 종류에 따라 나눠 놓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종류에 따라 정리하는 것이 분류입니다. 상품을 진열대에 넣을 때 분류해서 넣고, 손님은 진열대에 분류된 것을 보고 원하는 상품을 찾습니다. 이런 분류 작업이 없다면 마트 직원은 일하기가 어렵고 손님은 물건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자기가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이 머릿속에 끊임없이 들어갑니다. 자기가 예전에 보았던 영화, 그동안 들었던 많은 이야기, 어떤 일에 대한 자기 생각을 한 장면씩 쭉 펼쳐 놓으면 수많은 대형 마트를 다 채우고 남을 정도로 그 양이 많을 것입니다. 사람 머릿속에는 수많은 자료와 정보가 들어 있기에 자기가 어떤 내용을 머릿속에 넣을 때나 꺼낼 때 모두 분류가 꼭 필요합니다. 특히 내용을 머릿속에서 꺼낼 때보다 넣을 때가 더 중요합니다. 일단 대충 넣어 놓고 나중에 분류하면서 꺼내려고 하면 당연히 제대로 꺼내지 못합니다. 제대로 분류해서 넣어야만 오랜만에 찾아도 잘 꺼낼 수 있습니다. 결국 자기가 공부한 것을 나중에 기억해 낼 때 분류하는 것보다 막상 공부할 때 제대로 분류하는 것이 외우는 일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사람 눈을 카메라, 사람 뇌를 동영상 저장소라고 한다면 사람은 온종일 자기 눈으로 촬영된 동영상을 바로바로 뇌에 저장합니다. 엄청난 양의 동영상이 자기 머릿속에 들어 있는 셈입니다. 누구나 오래전 기억이 문득문득 생각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동영상 중에 하나를 찾아서 재생한 것과 같습니다. 사람의 머리는 대단한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머리 능력이 기본적으로 굉장히 좋기에 머릿속에 한 번 들어간 것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기억이 안 나는 것은 자기가 예전에 머릿속에 넣었던 내용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찾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찾지 못했기에 당연히 꺼내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분류를 잘해서 넣을수록 좀 더 잘 찾게 되고 잘 꺼내게 됩니다. 기억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학생 여름휴가를 보냈다면 단순히 좋은 추억으로 생각하기보다 중학생 때, 그중에서 여름방학 때, 또 그중에서 가족 휴가 갔을 때로 분류해서 기억해 두면 나중에 다시 생각할 때 도움이 됩니다.
분류해서 머릿속에 넣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내용 정리를 깔끔하게 한다든지, 다양한 메모를 활용한다든지, 글씨를 예쁘게 쓴다든지, 비슷한 것끼리 나누는 일을 자주 한다든지 등등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자기가 어떤 책을 공부했을 때 지금 정리한 내용이 책 전체에서 어떤 부분인지 금방 확인되면 분류가 잘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목차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책에 목차가 있는 것은 원하는 쪽을 보고 찾아가라는 뜻이 있지만 ‘자기 머릿속에 이런 순서로 분류해서 정리하면 좋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공부한 내용을 어디에서 써먹는지 잘 알수록 잘된 분류입니다. 시험을 볼 때 그 문제가 책의 어떤 부분에서 나온 문제이고, 이 문제를 풀어서 어디에 써먹는지를 알면 제대로 분류해서 외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분류라는 것은 비슷한 것끼리 모으는 일입니다.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과 비슷합니다. 책은 책꽂이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장난감은 장난감 통에 넣습니다. 책을 책꽂이에 넣더라도 만화책은 만화책끼리, 소설은 소설끼리, 교과서는 교과서끼리 또다시 정리합니다. 자기 성격이나 습관이 정리하는 일과 잘 맞지 않더라도 기억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공부할 때만큼은 공부한 내용을 깔끔하게 분류하면서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면 태어날 때부터 재능과 지능이 좋은 사람을 따라잡긴 어려워도 상당한 수준까지 외우는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방 정리도 잘하는 것이 좋겠지만요.
수연이가 무작정 노래를 외우려고 하기보다 자기 나름대로 노래를 여러 부분으로 나눠서 정리하면 까먹는 일이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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