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 생존기 : 아들 키우기 팁 대공개
아들이 세, 네 살쯤에 공원에 간 적이 있다.
유모차를 안 가져가서 손을 잡고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툭' 뛰어 나가는 바람에 앞에 있던 물 웅덩이에 빠져서 온몸이 젖었다.
하필 진흙 웅덩이여서 옷이며 얼굴이며 진흙물로 뒤덮였다. 비 맞은 생쥐꼴이 따로 없었다.
5월 봄이라도 아이가 온몸이 물에 젖어 추울까 봐 걱정이 되었다.
엄마 입장에서는 추울까 봐 걱정이 되었고(집에서 거리가 꽤 되었고, 여벌옷이 없었다.)
손을 놓친 내가 후회되고 아이한테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과는 다르게 '왜 뛰어 나갔냐'며 타박을 하기도 했다.
그 후부터는 손을 꼭 잡고 다닌다.
딸은 손을 거의 올려 두듯이 가볍게 잡지만, 아들과 길을 걸을 때면 나는 늘 손을 더 단단히 잡게 된다.
아들은 순간적으로 시선을 빼앗길 때가 많다. 아들은 좋아하는 자동차, 흥미롭게 생각했던 바닥에 작은 개미, 길 위의 작은 돌멩이에도 시선이 빼앗기곤 했다.
그럴 때, 부드럽지만 힘이 느껴지는 정도로 손을 잡는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시선이 뺏길 때 그쪽으로 가고 싶은 충동적인 마음을 누르고
엄마에게 그 마음을 말을 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어 안전하게 길을 걷게 하는 것,
이것이 첫 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들은 힘을 중요한 특성으로 여긴다. 힘을 가진 존재를 따라 하고 신뢰한다.
3-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남아가 여아보다 힘을 더 중요한 특성으로 여기고,
힘과 관련된 직업(경찰관, 소방관등)을 더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1)
부드럽지만 힘이 느껴지는 손잡기를 통해 아들은 오히려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엄마의 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심어 줄 수 있다.
가끔 엄마를 무시하거나, 아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경우를 보게 된다.
아들과 힘의 균형을 잘 잡으려면 어릴 때 손 잡는 것으로부터 시작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이후로는 손을 잡은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중학교 이후부터는 나보다 키가 훌쩍 컸던 아이와 걸을 때 팔짱을 끼고 걷곤 한다.
글을 쓰며 아이와 손을 꼭 잡고 걸었던 그때가 생각난다.
곤충을 유난히 좋아했던 아이는
'엄마~ 여기 개미 있어요~'하며 내 손을 잠시 놓고 쭈그리고 앉아서 하염없이 개미를 보고 있었던 아이였다. 개미를 보고 함박웃음을 보였던 아이를 생각하니 지금도 미소가 지어진다.
'엄마가 그때 손 놓쳐서 미안해!'
각주
1) Tamis-LeMonda, C.S., & Shrout, P.E., 2013. Rigidity in gender-typed behaviors in early childhood: A longtitudinal study. Developmental Psychology, 49(5), 989-1000.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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