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야 한다'는 생각부터 내려놓을 것
타인의 시선에 대한 공포는 내면의 취약함이 투영된 심리적인 현상일뿐이다
남다른 예민함과 독특함은 교정해야 할 '비정상'이 아니라 고유한 '기질'이자 '재능'이다.
'고장난 사람'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때, 나다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길을 걷거나 카페에 앉아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전부 저만 쳐다보는 것 같아요.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심장이 빨라지면서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요즘은 외출 자체가 두렵고, 약속을 잡는 것도 피하게 돼요. 학교에서는 더 심해요.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모든 시선이 저한테 꽂히는 느낌이라 수업 내내 긴장 상태예요. 제가 뭔가 이상한 걸까요? 혹시 치료가 필요한 증상인지 궁금합니다.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조언 부탁드려요.
지금 느끼시는 그 감정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볼게요.
우선 한 가지를 분명히 구분해야 해요.
'타인이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과 '타인이 실제로 나를 주시하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스포트라이트 효과'라고 불러요.
이를 증명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유명 팝스타의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히고
캠퍼스를 걸어 다니게 했어요.
실험이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물었죠.
"몇 명이나 당신의 티셔츠를 알아챘을 것 같나요?"
참가자들은 사람들 중 절반 정도는 봤을 거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기억하는 사람은 다섯 명 중 한 명꼴에 불과했어요.
우리는 타인의 관심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나에게 무관심해요.
피에로 복장을 하거나 길거리를 떼굴떼굴 굴러다니지 않는 이상,
거리의 행인들은 당신을 스쳐 지나갈 뿐이에요.
그렇다면 실제로 아무도 안 보는데 왜 '시선이 느껴지는' 걸까요?
그건 마음속에 '감추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기 때문이에요.
물리적인 옷차림 이야기는 아니겠죠.
드러내기 부끄러운 내면의 흠집, 스스로 약점이라 여기는 자아의 조각들을 말하는 거예요.
그 수치심이 내면에서 너무 크게 부풀어 있다 보니,
남들이 그 민낯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착각이 생기는 겁니다.
당신의 민감함은 '약점'이 아니라 '능력'입니다
추측해 보건대, 글쓴이 분은 감수성이 굉장히 풍부한 분일 거예요.
동시에 평범함보다는 자기만의 색깔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기도 하겠죠.
MBTI 프레임으로 보면 직관(N)과 감정(F)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많이 해요.
다 같이 웃는 유머에 혼자 시큰둥하고,
남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에는 관심이 가며,
"나만 이상한 건가?" 하고 자문하는 사람들이요.
이런 기질은 세상을 깊이 읽어내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창조해 낼 수 있는 훌륭한 도구예요.
문제는 이걸 '고장'으로 규정하고 억누르려 할 때 시작됩니다.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고,
스스로가 한심해 보이고,
급기야 "지금 내 꼴을 사람들이 비웃고 있겠지"라는 불안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죠.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은 "무슨 말이야?"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글쓴이 분은 지금 고개를 끄덕이고 계실 겁니다.
이건 정신적 결함이 아니에요.
그저 내 마음을 내가 충분히 알아주지 못한 상태일 뿐이에요.
그러면 어디서부터 고쳐볼까요?
땡- 틀렸습니다.
'고쳐야 한다'는 전제부터 내려놓으세요.
사람들 시선이 느껴질 수도 있죠.
외출이 겁나고 학교생활이 버거울 수도 있죠.
'그래선 안 돼'라는 믿음을 놓아버리는 것, 그게 진짜 정답이에요.
아무리 연습해도 요리 솜씨가 늘지 않는 사람이 있어요.
노래방에서 계속 삑사리가 나는 사람,
열심히 관리해도 머리가 빠지는 사람,
책만 펼치면 졸음이 쏟아지는 학생도 있죠.
이 사람들이 비정상인가요? 당연히 아니죠.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 뛰어난 음감을 가졌을 수 있고,
음치인 사람은 풍성한 머리숱을 자랑할 수 있고,
탈모가 온 사람이 연고대는 우습게 들어갈 수도 있고,
책만 보면 졸리는 학생이 주방에서는 천재일 수 있어요.
요점은 이거예요.
비정상이라는 렌즈를 끼면 세상 모든 게 비정상으로 보여요.
그 렌즈를 자기 자신에게 들이대면, 내 모든 우스꽝스럽고 뒤틀려 보이겠죠.
반대로 그 렌즈를 내려놓으면,
그저 자연스러운 다양함으로 보일 뿐이에요.
당신의 개성과 민감함을 '수정 대상'이 아닌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봐 주세요.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편집 없이 마주할 수 있을 때,
그토록 당신을 짓눌렀던 고민들도 서서히 잦아들 거예요.
한 권의 책을 권해 드릴게요.
'착하고, 섬세하고, 독특하고, 완벽주의자인, 당신을 위한 문장들'이에요.
그중에서도
3장 '세상의 시선에 굴복하지 않도록',
4장 '완벽을 갈망하다 권태에 빠지지 않도록'을 먼저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나를 이해하고 나답게 살아가는 단서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