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점백점천연석맷돌색
“지지직—돌돌돌—”
“지지직—돌돌돌—”
이 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전기가 보급되면서 천천히 사라진,
그 많은 맷돌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한때는 집집마다 하나씩 있었습니다.
시골집, 도시의 단칸방, 심지어 학교 조리실 한편에도.
맷돌은 회색 돌이 아니라, 일상의 무게였고, 시간의 흐름이었죠.
전기가 없던 시절, 맷돌은 가장 정직한 도구였습니다.
씻고, 불리고, 삶아낸 곡식을 천천히 갈아내며
그날의 밥상을 준비했죠.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요?
믹서기, 분쇄기, 반조리 식품…
속도는 빨라졌지만, 손의 기억은 잊히고 있습니다.
그 맷돌의 색을 떠올리면, 단지 ‘회색’이라 말하기엔 아쉬운 감정이 떠오른다.
옅은 흙빛이 배인 회색, 미세한 돌가루가 박힌 잿빛.
맷돌은 화강암이나 사암처럼 입자가 고운 천연석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돌들은 곱게 간 곡식 가루를 낼 수 있을 만큼 단단하면서도 표면은 거칠죠.
이 때문에 맷돌의 색은 단순한 회색이 아니라 미세한 흑점과 백점이 뒤섞여있습니다.
돌이 돌아가며 곡식을 부숴내고,
분말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은 지금의 전기믹서보다도 더 천천히, 정직하게 작동합니다.
그 느림이 맷돌의 색을 더욱 무게 있게, 신뢰감 있게 보이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맷돌의 색은 ‘회색’이지만,
그 속엔 노란 콩물, 흰 쌀가루, 보릿가루의 금빛이 스며 있었습니다.
회색은 무채색이 아니라, 모든 색이 통과해 머무는 중성의 기억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빛나고 예쁜 것들에 눈을 돌리지만,
진짜 무게 있는 색은 오래된 맷돌의 회색 속에 숨어 있습니다.
느리지만 묵직한 삶의 방식, 그것이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할 지속가능성의 색입니다.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
| SDGs 목표 4. 양질의 교육 아이들에게 전통 도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식문화와 손의 감각 전달
| SDGs 목표 11.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맷돌은 전기 없이 작동하며 에너지 제로. 느리지만 환경친화적인 소비 방식을 상징
| SDGs 목표 12.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맷돌은 공동체의 부엌에서 함께 나누던 도구였으며, 공유와 협력의 삶을 기억
*SDGs와 디자인에 대한 저의 브런치북입니다^^ 보충이 필요하신 분들은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