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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상 #일기 #글 #에세이

by 공영

0.

삼년전에도 그랬다. 삶이 괴로워 죽기를 바랬을 때, 기타를 치며 김광석을 불렀고,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00월에는 자살을 할 거야. "라고 계획을 세웠다.


-99.

사람이, 사랑이 내 삶의 구원이 될 거라 믿었다. 결과는 내 이야기를 조금 읽었던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는 대실패. 사랑은 구원이 될 수 없다. 전에도 말했다싶이. 그리고 다시 사랑할 자신도 없다. 간혹 두근거림은 느끼겠지만, 그정도는 약을 먹으면 사라지는 떨림이다.


1.

오늘 일어나 세시간정도 기타를 친 것 같다. 김광석을 불렀듯이 이번엔 콜드플레이의 fix you만 불렀다. 그리고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이번엔 죽는 날을 정해놓지 않았다.


죽음의 욕망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단지 죽기엔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마 난 기타를 치거나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내 삶의 구원이 오기 전까지 계속 할 것이다. 죽음과 새로운 사랑. 그러나 후자는 내가 쉰 살이 되기 전까지는 불가할 것이니, 데드라인은 숨을 거두는 날이 될 것이다. 그리 오래 살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 전자나 후자나 비슷할 것 같다.

오랜만에 기타를 쳤더니 다시 물집이 잡혔다. 며칠 뒤면 다시 굳은 살이 잡힐 것이다. 열 다섯 이후로 계속 번복되었던 현상이다. 지금이 내 삶의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더이상의 물집은 이젠 내가 정말 싫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번복이 아닌 지속을 해야 한다. 자신은 없으나 그만둘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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