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에세이 #글
삶이 이렇게 통째로 바뀔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기억 속 어린 나의 지금의 모습은 음악이든, 글이든, 사진이든 무언가를 업으로 삶되, 적당히 죽지 않을 정도로만 벌며, 나를 갉아먹는 뱉음을 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결과물, 일종의 창작물이었을 테니.
낮밤이 없는 삶을 살았을 것이고, 규칙이란 어떤 선이 없는 삶이었을 것이다. 그러 하루를 버티기 위해 하루를 사는 삶. 커피와 술로 연명을 했을 것이고, 찌든 담배냄새가 진동을 했을 것이다. 피폐한 삶이라 후져 보일지 몰라도,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정처 없는 삶을 살았을 테지.
그래, 이 모든 건 네가 있음으로 인해. 내 분신이 태어남으로 인해. 너와 함께 가기로 마음을 먹은 후로 변했다.
이혼을 했고, 너만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없던 책임감이 생겼다. 사실 네가 태어난 직후 네게 애정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시기가 전반적으로 감정이 부재했던 시기였기에. 그저 숨만 쉴 뿐 삶을 살던 시기는 아니기에, 너뿐만이 아닌 그 시기의 모든 기억이 흐릿하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이 역시 생존 본능일 것이다.) 사실적으로 너와 나만 남았을 때 내 모든 루틴이 변경된 것 같다. 자살이란 말이 가슴 한편 서랍 속에 들어가 있었지만, 그날 후로 단 한 번도 꺼내본 적이 없다. 신기하지.
너를 멋진 사람, 대단한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마음은 없다. 그저 우리는 같이 사는 것일 뿐, 네가 어떤 사람이 되는 건 네가 결정하겠지. 난 그냥 너와 하고 싶은 것들이 조금 있을 뿐이다. 함께 여행을 다니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사실 나는 타투도 같이 하고 싶다. 그냥 소소한 것들. 누구나의 일상일 것들을 너와 하고 싶다. 그렇게 살며 너는 너의 삶, 나는 나의 삶을 사는 것.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내 삶이다. 그래도 내 생은 변하지 않았기를, 변치 않기를. 여전히 나는 꿈 많은 청춘이다. 늘 청춘이고 싶다. 물론 황혼의 낭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난 늘 청춘이고 싶고 변하고 싶진 않다. 그저 조금씩 단단해지는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