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다

#일기 #수필 #에세이 #글

by 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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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상상이 있다. 열 다섯, 그때부터 꾸웠던 꿈. 기타하나 들고 낯선 곳들을 다니며 노래해야지. 사랑하는 이가 있었을 때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여행해야지. 사진을 찍고부터는 사진을 찍으며 노래해야지. 그렇게 사랑하고 노래하며 순간들을 기록해야지.


내 막연한 꿈이었다. 어려운 꿈은 아니었으나, 실현되기엔 현실보단 낭만에 가까웠던 꿈. 상상.


잘 꿔지지가 않는다. 이내 접어버리고 마는 상상이다. 점점 커지는 괴리감에. 신기루같다. 신기루가 아니다. 보이지도 않는다. 망막에 난 상처도 될 수 없다. 봐서도 꾸어서도 안 될 꿈이다. 그런 생각만 든다. 자신이 없다.


희망을 향해 오르다 떨어지길 여러번. 더는 그만 아프고 싶다. 더는 들어서도 봐서도 안 되는데, 자꾸만 원해버린다. 그런 마음이 생기려한다. 늘 가졌던 마음이라 습관처럼 생기려한다. 하지만 정말 이제 더는 떨어지고 싶지 않다. 내가 오르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지 않을까.


왜 삶이 항상 희망에 차 있어야 하는가. 왜 비극적인 삶은 슬픈 것인가. 내 삶은 비극도 희극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애초에 아무것도 없었다ㅡ.


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