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낮잠 Jul 13. 2020

도착하면

넋을 놓을 거야

우리는 스스로 점점 더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해

기억하는 능력이 퇴화되어 간다고 해

마치 자신의 추억도 검색창에 치면 나올 수 있다는 듯


내가 지금 기억하는 것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할 때가 오겠지

산다는 건 정말이지


몇 날에 걸쳐 몇 천 번을 들으며 습관처럼 흥얼거렸던 음악들도,

잊지도 잃지도 말자고 애써 살갗에 새겼던 문장들도

이제는 정확하게 읊을 수 없어 웃음만 새어 나왔다.


양극으로 치닫는 감정 앞에, 언제나 답을 찾지 못한 채로

오늘도 여덟 시간 정도가 가까스로 지났다.  



작가의 이전글 그 새 이름은 뭘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