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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봉 영화, 기대와 우려 사이

by Gozetto

* 본 글에서 의미하는 재개봉 영화는 멀티플렉스에서 정식으로 개봉한 경우를 의미한다. 아트시네마에서 특정 시기마다 반복하는 이벤트성 재개봉이나 혹은 학술적, 영화적 의미로서 재개봉 등은 본 글에서 제외하도록 한다.


극장에서 본 영화를 돌아보면 기억에 남아 있는 첫 영화는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1999)이다. 서울의 모 극장에 엄마 손을 잡고 동생과 함께 3명이서 본 기억이 있는데 정말 3명이서 봤는지, 다른 누군가가 있지는 않았는지, 몇 살이었는지 등은 불확실하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외계인의 새로운 괴물과 맞서 싸우는 용가리를 응원하는 필자의 모습, 기억의 보정이 있는 것은 분명하나 지금의 CG보다 더 실물 같았던 용가리의 모습 등은 분명하게 떠오른다. 그 시절부터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한다면, 그리고 1999년 극장에서 봤다 한다면, 극장에서 영화를 본지 26년차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지 기준이 명확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연차가 되지는 못했지만, 멀티플렉스 극장이건 아트영화관이건 극장이 굉장히 의미가 깊은 공간인 것은 분명하다.


오고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로비, 같이 볼 사람들이나 볼 영화의 상영 시간을 기다리는 관객들, 달콤고소한 팝콘 향기와 위잉거리는 기계음 사이로 시원하게 쏴아 하며 떨어지는 음료 등. 극장의 풍경에는 피부로 느껴지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그런 기대감을 느끼며 들어간 극장 내부에서 어두운 공기 사이로 눈을 때리는 스크린의 불빛은 집에서 노트북이나 TV 스크린 등의 불빛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인기척, 온기, 흔적 등이 남아 있는 극장은 조금은 불편하기에 오는 긴장감으로 더 분명하게 집중하게 한다. 스크린을 수놓고 있는 영화건, 함께 영화를 보는 일행이건, 모두가 함께 바라본다는 경험이건 시각과 청각으로만 채워진 듯한 극장은 자신 외에 함께 하는 그 무엇에 대한 후각, 촉각까지 다양한 감각으로 기억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위기론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화의 위기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극장에 대한 개인의 기억만이 아니라 극장 자체가 서서히 하지만 분명히 피부로 느껴지게 죽어가고 있다. 이전에도 영화관 공간을 다양한 체험형 공간으로 활용하는 시도를 보였던 멀티플렉스 극장은 영화 제작의 감소와 그에 따른 개봉 영화의 감소로 영화관 공간의 다양한 활용을 더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야구, E-스포츠 등의 경기 생중계를 볼 수 있다거나 기존의 영화와 다른 콘서트 실황 영화 상영이 증가하고 있다. 전시나 연극 실황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수동적이라고 할 수 있을 극장의 집단성이 보다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집단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곧 개봉할 <스탑 메이킹 센스>가 시사회를 진행했는데 다녀온 지인들의 소식을 보고 들어보면 이른바 댄스어롱 상영회로 진행해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면서도 콘서트를 즐기고 온 듯한 모습이었다. 능동적 집단성으로 극장의 집단성이 변화한다면 기존의 극장 좌석 구조라는 물리적 구조는 다양해지고 다음 세대의 극장 기억이나 감정은 극장만의 것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수동적 집단성을 유지하려는 모습도 보이는 듯하다. 그 중 하나가 개봉 영화의 감소를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는 재개봉 영화의 증가이다. 펜데믹 시기 이전에도 재개봉 영화 자체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잠깐의 이벤트성 개봉에 가까웠다. 필자만 해도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2000 ~ 2003)를 재개봉을 통해 극장에서만 3번 더 봤다. 하지만 재개봉 영화의 면면은 굉장히 한정적이었다. 떠오르는 재개봉 영화들을 돌이켜보면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제외하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개봉 몇 주년을 기념하며 혹은 <날씨의 아이>(2019) 개봉에 따라 <너의 이름은.>(2016)이 재개봉한 바 있다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두 영화는 여전히 연말연초에 재개봉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멀티플렉스 극장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당시에는 아직 가지 않았던 아트영화관들의 경우에는 시기에 따라 기획전과 같은 형태로 재개봉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을 것이나 대다수의 대중들이 접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재개봉 영화는 말 그대로 이벤트 그 이상, 그 이하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극장의 개봉 영화에서 재개봉 영화는 분명한 흐름이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처럼 단순한 이벤트성 개봉이 아니라, 여전히 거의 한 줌도 안 되는 정도의 아주 적은 관이기는 하지만 개봉 영화들과 경쟁하는 정식 개봉 형태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화의 면면도 최근 극장에서 관람한 <셔터 아일랜드>(2010),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1996)만이 아니라 <크래쉬>(1996), <더 폴>(2006), <색, 계>(2007) 등 다양하다. 특히 디렉터스 컷,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 하는 등 단순히 재수입·배급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 혹은 관객에 맞춰 변화 혹은 복원의 과정을 거쳐 재개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혹은 감독의 신작이 개봉하는 것에 맞춰 전작들 중 대표적이면서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거나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재개봉하기도 한다. 당장 오랜만에 신작을 예고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괴물의 아이>(2015)도 재개봉 예정 중이다. 이렇듯 재개봉 영화가 다양해지는 것은 영화팬으로서 분명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최근에는 <로마의 휴일>(1953) 재개봉 홍보를 보고 극장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가슴이 뛰기도 했다. 아마도 절대 극장에서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없다고 생각한 영화를 극장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서 일종의 심리적 우월감(?) 비스무리한 것을 느껴 가슴이 뛰는 것은 아닐까 한다만... 결과적으로는 극장에서 만족스럽게 관람했다.

개인의 심리적 우월감을 차치하고 영화를 저물어가는 문화 콘텐츠로 여기는 시대에 재개봉 영화가 극장에 갖는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하다 보면 기대와 우려가 반씩 섞이게 된다. 펜데믹의 터널을 거쳐 다시 양지로 나오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불거진 영화의 위기론은 재고 공급의 과잉과 신작 공급의 어려움이었다. 펜데믹 기간 동안 개봉하지 못한 채 창고에 쌓인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동안 개봉 영화가 없었던 만큼 수익을 내지 못한 제작사들이 새로운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어려워 결과적으로 펜데믹 이후에도 영화계에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러한 전망은 현재까지도 유효해 창고 영화를 다 털어낸 시점에서 절대적인 공급 자체가 줄어들고 제작을 위한 투자가 감소해 최근 신작 영화 개봉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이다.


여기에 개인적으로는, 모순되는 듯하지만 콘텐츠 IP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도 신작 영화의 공급 감소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콘텐츠의 IP는 특정 콘텐츠의 지속을 가능하게 한다. 거대 콘텐츠 제작사이자 플랫폼인 디즈니의 향후 제작 및 개봉 영화 라인업을 보면 기존 IP를 활용한 후속작, 실사화 등의 영화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작 IP의 개발보다 기존 IP를 활용한 제작이 상대적으로 시간, 인력, 비용 등이 덜 들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나 신작 IP 개발이 반드시 흥행이라는 성공으로 연결되지 않는 반면 기존 IP는 IP에 대한 팬 집단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현실에서 어느 정도의 흥행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정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MCU에서 알 수 있듯 기존 IP 기반의 콘텐츠 제작은 결국 팬 집단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기에 신작 IP 개발은 필수적이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기업의 자본과 인력은 한정되어 있기에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으로 제작 사업에 접근해야 하며 이에 따라 기존 IP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신작 IP 개발은 동기간이든 장기간이든 자본과 인력을 충분히 투자받지 못할 것이기에 계속해서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디즈니 콘텐츠의 흥행은 과거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하락한 추세이기에 더욱 신작 IP 개발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는 다른 제작사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개봉 영화는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관에 어느 정도는 공급량을 충당해주는 콘텐츠임에 분명해 보인다. 보통 재개봉 되는 영화들의 시기가 2000년 즈음부터 그보다 훨씬 이전의 시기 영화인데 디지털 영화가 아직 대중화되기 이전 시기였기에 과거의 영화를 리마스터링해 복원하여 극장에서 재개봉하고 있다. 이러한 재개봉 영화의 장점이라면 제작 비용은 절감하면서도 공급할 수 있는 콘텐츠이며 시기 측면에서 봤을 때 공급할 수 있는 양은 누적된 양을 생각하면 무궁무진하다 할 수 있다. 이번에 롯데시네마에서 단독으로 재개봉한 <로마의 휴일>처럼 현재 극장에서 보기 힘든 시기의 흑백 영화를 재개봉하는 경우 극장에서 정식으로 재개봉할 수 있는 과거 영화의 시기를 50년대 이상까지 올리면서도 스크린에서 보기 힘든 시기의 영화를 재개봉했다는 점에서 문화적, 상업적 의의가 있다.


재개봉 영화는 단순히 영화관의 공급망을 지탱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관객 입장에서도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제공받는다는 의의가 있다. 신작 영화 개봉이 거의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개봉 영화는 모순되지만 신작이라는 형태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 당장 7, 80년대로만 올라가도 해당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은 일반 관객 입장에서 거의 불가능하다. OTT로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이나 과거의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경로는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 관객의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나 영화관을 주로 이용하는 관객의 연령대인 20 ~ 40대에게 재개봉하는 영화들은 90년대 시기이기만 해도 어린 시절에 보거나 아예 본 적이 없는 영화이다. 재개봉이지만 신작이라는 모순이 마케팅 포인트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나 20대를 중심으로 독립·예술 영화에 대해 관심과 소비가 증가한 추세도 재개봉 영화는 매력적인 콘텐츠로 만든다. 2000년 초반부터 그 이전의 영화들이 재개봉 콘텐츠로 공급되고 있는데 당시에는 대중 영화로 소개되었다고 하더라도 현재는 '재개봉'이라는 타이틀에 한정적으로 공급된다는 점에서 영화관으로 추가적인 관객 유입을 유도하는 콘텐츠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독립·예술영화에 관심을 갖고 소비하는 20대 중심의 관객은 단순히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관람했다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도 소비하고자 하는 관객이기도 하다. 과거보다 훨씬 다종다양해진 영화 포스터만이 아니라 영화를 활용한 티켓, 뱃지, 필름마크 등 굿즈 상품이 다양해진 점과 함께 본다면 재개봉 영화도 관객 유입에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개봉 영화는 결국 한계가 명확한 콘텐츠이며 어떤 지점에서는 한국 영화 산업을 갉아먹는 콘텐츠일 수 있다. 영화는 산업에 의해 제작되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극장이라는 산업 공간을 매개로 관객과 만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산업 콘텐츠를 상영하는 산업 공간 극장은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관객 즉, 수익을 필요로 한다. 영화는 짧고 자극적인 형태의 콘텐츠에 익숙한 1, 20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고 영화에 익숙한 3, 40대는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사회적, 자본적 여유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극장 유지를 위한 전반적인 가격이 높아진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극장 수익의 기반인 티켓 가격은 상승해 영화를 보는 관객 전반은 감소했다. 멀티플렉스를 소유한 극장사와 배급사 중심의 한국 영화 산업은 산업을 유지하기 위한 소비자층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신작 공급과 소비자 모두 감소한 영화 산업에서 재개봉 영화는 잠깐의 유지를 위한 수단도 되기 어렵다. 한국 영화 산업은 기본적으로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중심으로 제작과 배급이 일치하는 대중 의존적 산업인 것에 반해 소비자층의 감소는 팬층의 심화 즉, 고인물화의 심화 양상과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즉, 재개봉 영화를 통해 극장으로 재유입할 수 있는 관객 수 자체가 한정적인 것이다.


또한 예술 영화에 대한 20대의 관심도와 소비가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대중 의존적 산업인 한국 영화 산업의 입장에서는 예술 영화에 대한 20대의 관심도와 소비 증가는 산업 규모 유지에는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운 요인이다. 특히나 20대가 관심이 있는 예술 영화가 흔히 말하는 아트시네마라 하는 독립·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상영한다는 점, 이들 20대에게 멀티플렉스는 예술영화 상영을 거의 하지 않으며 가격 메리트 역시 독립·예술영화관이 훨씬 좋다는 점에서 멀티플렉스의 주요 소비자라고도 할 수 없다. 특히 최근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찾았다는 소식에는 정부의 영화관람 할인 쿠폰의 영향력도 있다는 점에서 재개봉 영화는 멀티플렉스 입장에서 잠깐의 버티기용 콘텐츠는 될 수 있어도 지속가능성은 불확실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나아가 독립·예술영화는 제작과 배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재개봉 영화는 대중오락영화만이 아니라 독립·예술영화와도 경쟁 관계에 있는 콘텐츠이다. 앞서 말했듯 제작 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개봉 영화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을 들여 영화관의 공급망을 지탱하고 약간의 관객 동원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콘텐츠이다. 관객 유입과 극장 유지가 중요한 멀티플렉스 입장에서 독립·예술영화보다 재개봉 영화가 더 효율적인 콘텐츠인 것이다. 이는 모순적이긴 하지만 비록 산업 규모 전체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영화관이라는 사업 공간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콘텐츠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재개봉 영화는 독립·예술영화의 제작과 배급을 위한 자본의 흐름을 더욱 보수적으로 만들어 새로운 콘텐츠 공급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과 지방으로 구분해서 보면 재개봉 영화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극장을 유지하는 콘텐츠이나 지방의 극장 유지에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콘텐츠이다.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하는 대중 의존적 사업인 한국 영화 산업에서 지방의 멀티플렉스는 단순히 대중오락 영화만이 아니라 독립·예술극장의 역할도 어느 정도는 겸해야 한다. 하지만 수도권으로 인구 편중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방의 멀티플렉스는 감소 중인 인구에서 최대한의 관객을 끌어와야 한다. 이에 따라 지방의 멀티플렉스는 더욱 대중오락영화와 팬덤이 확실한 영화들을 중심으로 상영이 편중되어 있고 재개봉 영화의 상영은 거의 전무하다.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자본 투자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개봉 영화가 수도권으로의 문화 기회 편중에도 미미할 것이나 일부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영화를 사랑하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재개봉 영화는 분명 단기적으로는 콘텐츠 공급이 어려운 현 한국 영화 산업에서 어느 정도 공급망을 지탱할 뿐만 아니라 극장에서 보지 못할 영화를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반가운 콘텐츠임에 분명하다. 특히나 극장에 대한 경험이 연령에 따라 상이할 현재 재개봉 영화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을 연결할 수도 있을 콘텐츠라는 점에서 극장 내 공동체 경험이라는 공통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는 문화적 의의가 존재한다. 더군다나 스크린에서 보지 못할 과거의 영화를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라는 매체가 지닌 문화적 가치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도 재개봉 영화는 환영할 콘텐츠이다. 다만 재개봉 영화가 영화관만이 아니라 영화 산업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콘텐츠인지는 의문이 들고 그에 따라 우려 역시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듯하다. 특히나 오히려 새로운 신작 영화에 대한 제작 투자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그에 따라 수도권으로의 문화적 편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면 우려를 기우라 생각하고 싶다. 재개봉 영화가 한국 영화 산업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혹은 미칠지 알 수는 없다. 적어도 한국 영화 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는 안전한 기착지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과거든 미래든 어떤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현실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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