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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다움 May 29. 2022

#1. <김씨네 과일> 잘 팔리는 티셔츠의 비밀?

★누적 조회수 7천★


어쩌다 이걸 샀어?  



오늘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친구가 그것을 '졸라 힙하고 귀여운 과일 티셔츠 파는 사람'이라고 전달해주자마자, 내 텐션은 순식간에 up 되었다.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나는 원체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고', '요즘 핫하다거나 (인기는 덜하더라도) 개성이 강하고 내 취향인 브랜드라면' 무조건의 애정을 베풀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일단 그래도 뭔지 봐야했기 때문에, 친구가 보내준 DM을 통해 그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을 구경했다.  





도대체 어떤 브랜드 이길래?

친구가 DM으로 보내준 티셔츠 사장님 프로필


1. 피드 분위기와 소개글만 봐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정해진다

피드를 보자마자 뭔가 범상치 않은 마이웨이 느낌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유머러스한 힙함(?)을 단번에 느꼈고, 결정적으로 김씨네과일 팝업스토어 게시글을 보고 '와, 신박해. 개재밌다'라는 생각이 소비욕구를 강하게 자극했다. 이렇듯 굳이 장황하게 설명해주지 않아도 피드와 소개글만으로도 그 브랜드의 컨셉을 유저들은 한 번에 캐치할 수 있다. 따라서 잘 하는 브랜드들의 피드와 소개글을 유심히 보자.


2. 퍼스널브랜딩의 좋은 예, 사람을 보고 제품을 산다 

엄연히 따지자면, 위 계정은 브랜드 계정이라기보단 브랜딩 잘 된 '개인 계정'이다. 퍼스널브랜딩의 아주 좋은 예이다. 프로필엔 '티셔츠 만드는 사람'으로 본인을 소개하였고, 피드엔 오래전부터 꾸준히 업로드 된 개성 가득 다양한 컨셉의 티셔츠들의 사진이 등장한다. 이걸 보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 '독특하고 재밌는 티셔츠=김도영님' 이라고 각인될 수 있도록 하는 일관적 요소들이 있다. 이후부터는 어떤 티셔츠를 만들던 '역시 김도영님'하는 생각이 들고, 팬이 되어가고, 그분이 만든 제품은 믿고 사'게 되는 것이다.


3. 잘하는 브랜드는 SNS로 소통한다

친구가 나에게 이런 좋은 경험을 추천해줄 수 있었던 배경에는 SNS가 있다. 친구는 그분의 인스타를 원래 팔로우하고 있었고, 덕분에 팝업스토어 정보를 재빠르게 습득하고 전파할 수 있었다. 이렇듯 요즘 마케팅의 근간이 되는 SNS는 활용만 잘 한다면 가장 파급력 있는 홍보수단이다.




당일 공개되는 단 하루 팝업스토어

한 가지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홍보방식' 이었다. 보통 팝업스토어가 열리면 사전에 기간을 두고 티저 마케팅을 하는데, <김씨네 과일>은 팝업 장소가 당일에 공지가 된다. 처음엔 '아니 당일 공개? 이러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수가 있나?' 하는 우려가 됐지만, 다마스(자동차)를 타고 전국 곳곳 돌아다니며 판매하는 떠돌이 과일가게 컨셉에 정말 잘 어울리는 재밌는 홍보방식이란 생각으로 이내 바뀌면서 웃음이 났다. 어쩌면 이 과일티셔츠는 브랜드컨셉 유지를 위해 온라인에서는 판매되면 안 되는 제품일지도 모른다.




드디어 공개되는 티셔츠의 정체

오늘 올린 유튜브 영상 캡처본 @YOUTUBE 지은다움
나는 쟈스틴 비바 '피치쓰' 샀다

1. 네이밍도 잘하는 티샤쓰 맛집, 이게 찐이지

<김씨네 과일>이 어쩐지 친숙하게 느껴졌던 건,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과 네이밍이 비슷해서였다. 실제로 이에 착안하여 만든 아이디어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게 맞다면 이 가게의 작명센스는 더 돋보인다. 또한, 티셔츠 종류도 단순히 '복숭아, 체리, 아보카도'라고 소개하지 않고 '쟈스틴 비바 피치쓰, 정신체리자, 아복하도' 등으로 위트있게 언어유희하여 메뉴 이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제품 이름도 센스 있는 시대





2. 처음부터 끝까지 컨셉, 컨셉, 컨셉

그냥 과일 사진만 프린팅 되어 있었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던 내 친구들. 구매욕구를 자극한 결정적 포인트는 티셔츠 뒷면이다. 단순히 과일 사진만 달랑 박혀있는 심플한 앞면과 달리, 뒷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힙하게 집약되어 그려져있다. 또 단순히 길가에 행거를 놔두고 티셔츠를 팔았다면 이 정도의 재미를 느끼며 신나게 소비할 수 있었을까? NO. '과일티셔츠'-'과일가게'-'과일바구니'-'다마스' 이 모든 게 하나의 차별화된 컨셉으로 작용했기에 이 재밌는 경험을 나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공유하고 싶단 생각에 1장이 아닌 2장을 구매했다.  




3. 요즘은 포장센스도 중요한 거 아시쥬?

진짜 과일가게처럼 티셔츠를 사면 검은 봉다리에 담아준다. 만약 다른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 제품을 샀는데 그냥 검은 봉지에 넣어준다면 어떨까? 무성의하다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씨네 과일>이 검은 봉지에 티셔츠를 넣어줬을 때 그 누구도 무성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봉지에 넣어주다니, 진정한 과일가게 ㅋㅋㅋ 진짜 센스있네' 라며 마지막까지 재미 포인트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나처럼).








역시 잘 팔리는 티셔츠는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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