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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다움 Aug 09. 2022

점심을 10만원 주고 먹은 이유, 오마카세는 처음이라

다음 날 성시경 유튜브에 올라온 이곳

스시를 손으로 먹는 줄도 몰랐던 나 

'테부키', 그러니까 스시 먹을 때 손가락 닦는 물수건이 있다는 걸 그곳에서 처음 알았다. 사실 난 미식가도 아니라서, 음식에 대해 특별한 기호가 없고 저렴해도 웬만하면 다 맛있게 잘 먹는다. 그래서인지 런치를 10만원 주고 먹어야 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았고 돈이 아까웠다. 그랬던 내가 테부키를 알았을리가. 

테부키, 스시를 손으로 먹는 이유는 모양을 온전히 유지한 채 먹기 위함이다




그랬던 내가 오마카세에 또 가기로 한 4가지 이유  

하지만 그곳을 다녀온 후, 나는 '새로운 맛'을 알아버렸다. 경험은 돈 주고도 못 산다는 말은 거짓말, 그날 난 돈 주고 경험을 사왔다. 내가 느낀 오마카세의 매력, 그리고 오마카세가 요즘 왜이리 핫한지 그 이유를 적어보려 한다. 


1. 요리의 본질인 '맛'은 물론, 새로운 취향까지 생겼어요    

공식 기준은 아니지만 오마카세는 보통 아래 기준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중에 나는 하이엔드 입문 수준의 스시를 맛 본 것인데, 정말... 감탄의 연속이었다. 특히 '우니'의 경우 고급 식당에서 먹을수록 비리지 않고 그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데, 나는 우니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단새우에 올려도, 김으로 군함을 만들어도 최상의 맛을 냈던 우니 메뉴를 잊을 수 없다. 


알고 있던 메뉴를 더 맛있게 먹는 경험 + 새로운 맛을 알게 되는 경험 + 새로운 취향을 갖게 되는 경험 = 이것이 오마카세를 또 가기로 한 첫번째 이유이다.  


오마카세 가격에 따른 기준
(좌) 나의 앵콜스시였던 단새우+우니 / (우) 우니 군함


2. 못 가는 여행 대신 새로운 소비처가 필요하니까요 

실제로 코로나19 이후로 고급 음식의 수요가 증가했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나의 경우에도 '가장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되고, 심지어 국내 여행도 시간상 제약 등의 이유로 아무 때나 가진 못했기 때문에 주말이나 연차를 이용해 잠깐이라도 짧고 굵게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이 삶의 낙이 되곤 했다. 


특히 '오마카세'는 '당신(셰프)에게 다 맡긴다'는 일본어 뜻을 가지는데, 1:1로 즉석 요리를 받아보는 프라이빗하고 희소한 경험은 '대접 받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특별한 상황은 기억에 좋게 오래 남을 수밖에 없다. 


3. 기념일 = 평소에 안 하는 프리미엄/고급에 소비(투자)할래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이날만큼은 짜릿하게 플렉스 하고 싶은 날이 있다. 생일, 기념일 등 특별한 날을 축하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은 그런 날 말이다. 그래서 평소에는 잘 접하지 못했던 곳들을 물색하면, '고급' 호텔 / 식당 등이 선택지로 떠오른다. 


4. 스강신청, 희소성에 대한 소유욕구는 늘 짜릿해요 

'스강신청(스시 오마카세 예약이 마치 대학 수강신청처럼 치열하다는 의미)'이란 신조어가 생길만큼, 인기 있는 오마카세는 예약하기 무척 어렵다. 나 또한 대기를 걸어놨다가 운 좋게 탑승했다. 내가 다녀온 이후로 며칠 뒤, 성시경이 이곳에 다녀가 유튜브에 올렸고 지금은 웨이팅이 어마무시하다고 한다. 예약이 거의 불가한 수준... 아마 이 스강신청을 성공한 사람들은 환희를 맛보며 오마카세 날만을 기다리겠지. 축하드립니다..  


런치로 먹은 오마카세 메뉴들


성시경 유튜브에도 등장한 <스시스미레> 




가격보다 가치를 크게 보는 우리는 

경험이 주는 가치를 크게 보고, 그것을 원동력으로 삼는 나같은 사람들에겐 '가격이 비싸도' 통하는 소비가 있다. 미식가가 아닌 내가 점심식사에 10만원으로 투자한 것은, 단순히 가격만 보면 누군가는 사치라고 하겠지만 나에겐 새롭고 소중한 경험자산이 되었다. 


앞으로도 자주는 아니겠지만, 꾸준히 가끔 이러한 희소한 소비를 통해 새로운 취향을 갖추고 식견을 넓혀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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