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조회수 77만★ 과연 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네, 바로 그 사건은 '패딩 양초사건' 입니다. 새로 산 지 2주 정도, 5번 정도 입은 패딩이 양초 범벅이가 된 그날. 사건장소에 있던 모두가 패닉에 빠졌던 그날.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 웃으며 추억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나 슬펐답니다 흑흑..ㅎㅎ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는데, 친구가 양초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다 의자에 걸려있던 제 패딩에 쏟아졌어요. 우선 당시에는 '괜찮다'고 애써 친구를 진정시켰지만, 막상 패딩의 상태를 보니.. '오 이거 복구 안 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치더라고요. 오른쪽 팔 부분이 완전히 전멸되었더라고요. 우선은 세탁소도 문을 닫은 시간이라, 저는 그 패딩을 입고 집으로 귀가했지요.
당연히 저보다 친구가 더 당황했고, 너무나 미안해했습니다. 그런 친구의 마음을 알기에 저도 선뜻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정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양초의 ㅋㅋㅋ 잘못이니까요. 살다보니 이런 일도 생기나 싶더라고요.
일단 다음날 아침 세탁소를 찾아갔어요
하지만 세탁소 주인은 옷의 상태를 보자마자 '어우 이게 대체 뭐예요? 양초? 이건.. 복구 안 되겠는데요. 우선은 저희는 못 하고 전문업체에 맡겨보고 수선 가능한지 연락드릴게요'
친구가 어떻게 제 SNS 통해 옷의 브랜드를 알아냈고, 사이트까지 들어가봤나봐요. 그런데 품절이라면서 너무 미안하다고 다시 사줄 수도 없다며 절망해했어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품절이 아니었어도 친구한테 새 패딩을 받는 게 너무 불편하기도 했어서 오히려 품절인 게 다행이었죠. (물론 아무도 모르게 가끔 침대에서 눈물은 흘렸지만...ㅋㅋ)
친구가 계좌번호라도 알려달라고, 돈을 입금해주겠다고 3번 정도 요청했지만 (외국인 친구라 카카오페이가 없거든요) 저는 그 돈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모르겠어요. 그냥.. 받기가 조금 머쓱하고 그랬어요. 부모님도 그냥 어쩔 수 없다 생각하라고, 50만원 때문에 친구와 우정에 금이 가게 하지 말라고 하셨고요. 내적 갈등이 많이 된 건 사실이지만 결국 전 계좌번호를 절대 알려주지 않았답니다.
친구가.. 제 친구한테 계좌번호를 물어봐서 입금을 그냥 해버린 거예요. 일하다가 '띵동~' 문자가 와서 봤더니 '500,000원이 입금' 된 상태였죠.
친구 계좌번호를 몰라서 다시 돌려보낼 방법도 없고, 이게 그 친구가 마음이 편한 방법이라면 우선 받아두고 대신 이걸로 새 패딩을 사는 대신 그 친구와 여행을 가거나 맛있는 걸 사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평소 쓰는 통장 말고 안 쓰는 통장에 50만원을 잠시 옮겨두었습니다.
세탁업체에서 3주동안 수선 가능여부도 안 알려주길래 (중간에 몇 번 물어도 아직 모른다고 답변왔거든요)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3주 반쯤 지났나? '띵동~' 문자가 왔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진짜로 팔짝 뛰었습니다. 진짜 이렇게 갑자기 기적을 선물해주신다고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저는 친구한테도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옷을 찾으러 갔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기적같아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ㅋㅋㅋ
뭔가.. 친구와의 우정도 지키고 패딩도 지켰다는 마음에 너무 훈훈하고 뿌듯한 경험담이었습니다. 물론 50만원은 친구에게 당장 돌려줬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 처음에는 돈 안 줘도 된다며 이미 수선비도 들었고 그동안 아우터 못 입지 않았냐며 사입으라며 거절하더라고요. 참나.. 이렇게 엔젤이 따로 있을까요. 아무튼 저는 제 친구의 한국인 남자친구한테 따로 물어봐서 그의 계좌로 어떻게든 돈을 돌려주었지요! 그도 처음엔 거절했지만.. 간곡한 부탁 끝에 결국 계좌번호 알아냈답니다 ㅋㅋ 둘이 계좌를 같이 쓰고 있었어서 다행이었죠?ㅎ
+얼떨떨한 조회수와 좋은 댓글들에 너무 감사하고 신기한 하루하루 입니다.. ㅠㅠ 하나하나 댓글 달아드리진 못하고 있지만 모두 확인하며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따뜻한 말씀에 대한 감사인사를 남깁니다 :)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