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조회수 1.5천★ 그렇게 그 가게는 단골손님 하나를 잃었습니다
어렸을 때 몇번 불만을 품었던 적이 기억이.. '아니 10번 먹었으면 11번째는 오히려 더 좋은 걸로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실망한 저는 그래서 쿠폰을 모으는 재미나 성취감이 막 달콤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요.
치킨 가게를 원망하고자 하는 글은 아니고, 최근 겪은 하나의 경험을 계기로 '단골고객에 대한 애티튜드'에 관련해 지속적으로 해왔던 고민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해당 가게에 10번 방문하면 꿔바로우를 서비스로 주는 쿠폰을 3년동안 3번 사용했고, 저 사진 속 쿠폰이 4번째니까 최근 방문이 40번째였죠!
제가 마라샹궈를 너무 좋아하는데 집앞 바로 30초 거리에 있는 가게가 너무 맛있게 잘해서 매달 1번은 꼭 들렀던 가게인데요.
얼마전 오랜만에 방문해서 여느때처럼 마라샹궈를 주문하고나서, 하나 남은 도장을 찍어달라고 내밀었는데 이제 이 쿠폰은 소용이 없다고 하는 거예요! (청천벽력... 딱 10번째 방문인데! 마지막 도장인데!)
그럼 이거 다 모은 거 어떡하냐고 여쭤봤더니, 어쩔 수 없다고.. 음료수 하나 먹으라고 하시는데.. (그래서 제로콜라 하나 먹었습니다만..)
그 쿠폰은 이제 소용 없어요. 못 씁니다
그 때 제 심정을 떠올려보면 뭐랄까요. 애정하던 연예인을 실제로 봤더니 인성이 너무 별로여서 덕질 그만두기로 하는 그런 심정이랄까요? 그냥 한 순간에 이 가게에 대한 마음이 확 식어버리더라고요.
가게에 바라지만 말고 반대로 단골인 내가 더 이해심이 깊으면 되는 건가 싶다가도, 내가 가게 주인이었으면 절대 다른 방법으로 대처했을 거라는 아쉬운 마음이 스쳤어요.
예를 들어, 쿠폰 마케팅은 더이상 안 할지라도 그간 열심히 방문해 준 증거가 너무 명확하기에 그 자리에서 꿔바로우를 서비스로 준다던지, 아니면 그 쿠폰까지는 수용을 해준다던지(=다음 번 한달이내 방문 시 사용가능)등이요. 쿠폰 사용이 언제까지 유효한지 가게에 공지를 붙여놓는다던지.. 갑자기 쿠폰이 사라졌다고 하면 그동안 모은 9개 도장은 너무 슬프지 않나요? ㅠㅠ
아마 마음 먹으면 컴플레인도 할 수 있었던 상황인 것 같은데, 뭐랄까.. 그냥 힘빼지 않고 손절하는 방식을 저는 택했습니다..
제 가치관은 이거라서, 더 이해가 안 되었던 대처였던 것 같아요. 온라인과 별 다르지 않게, 오프라인도 여전히 VIP(또는 단골고객)에 대한 집중관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신경 써서 챙기는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체제는 널려 있고 팬덤마케팅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에서, 융통성 없는 대처로 진성고객을 잃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굉장히 큰 손해이지 않을까 싶어요!
얼마전 다녀온 마케팅 세미나에서 들은 말이 기억에 남네요.
희열을 느낀 충성고객 1명은 평생 11명의 보통 고객 몫을 한다
오랫동안 사랑받고, 잘 되는 브랜드는 이런 특징을 가진 것 같아요. 내가 맡게 되는 브랜드는 꼭 고객 관리를 이렇게 해야지! 이 계기로 다시 한 번 다짐하고 갑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 것 같아요)
(1) 초심을 잃지 않는다
(2) 진성 고객들에게만 특별히 주는 베네핏이 있다
(3) 신규/기존 고객관리를 둘다 중요시한다
(4) 고객의 감정을 헤아리고 배려할 수 있다
(5) 감사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한다
(6) CEO도 고객들과 소통을 활발히 한다
그럼 진정성은 결국 누군가에게는 확실히 전달이 되고, 그걸 느낀 고객은 쉽게 그 브랜드를 떠나지 않습니다 :)
충성고객은 쉽게 얻는 게 아니니까요! 소중하니까요..
그걸 꼭 인지해야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때로 잘 모르는 사람에게 더 친절하고, 진정 가까운 사람에게는 소홀해질 때가 있잖아요. 특히 가족이나 연인 관계에서요.
익숙함에 속지 말고, 가까울수록 더 아껴주고 소중한 존재임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글 말미에 이렇게 남겨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