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로 올리는 사람과 9:16으로 찍는 사람
너무 당연하게 쓰고 있어서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
당연할 만큼 편하게 만들어둔 장치들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너무 당연할 만큼 익숙하게 쓰고 있는 기능들이 있다.
오늘의 '아?!' 모멘트는 이거였다.
등록한 사진의 노출 비율을 3:4 기준으로 화면 풀로 꽉 차는 시안을 잡으려고 하는데 이상했다.
"응? 이상하다? 3:4로는 화면이 꽉 안차는데..
근데 사진 찍을 때 무조건 3:4 기본 비율로 찍는데.. "
그동안 인스타에서 어떻게 올렸더라 하고 다시 찾아봤다.
1.등록화면과 노출 화면의 씽크
내가 등록하는 화면과 남들이 보게되는 화면이 동일하다.
그래서 내가 등록하는 비율이 실제 어떻게 노출되는지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다.
여기서 킥은 '바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
다시 사진 선택을 하고, 포토에디터에서 '크롭' 기능을 선택하고 이런 절차 모두 없이 그냥 사진 핀치줌/줌아웃해서 노출 비율에 따라 사진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2. 최적의 사이즈로 바로 맞춰줌
스토리와 릴스의 최적 사이즈는 9:16
릴스는 편집 불가능하게 무조건 9:16에 맞추고, 스토리는 사이즈 비율에 따라 여백을 노출할 수 있다.
근데 3:4 까지는 사진 등록하면 바로 줌인 되어서 좌/우 크롭되고, 최적 사이즈인 9:16 노출 비율로 나온다.여기서 조절해서 다시 여백을 노출하거나, 크롭된 부분을 살릴 수 있지만
"우리의 최적 사이즈는 9:16이야"라는 걸 가이드 문구나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화면으로 바로 보여준다.
내가 놀란 건 이런 기능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인지하지 못할 만큼 당연하게 쓰고 있었다'라는 사실이다.
아래 과정에 대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촬영은 기본 세팅인 3:4로 찍고, 인스타 피드를 올릴 땐 1:1크롭으로, 스토리와 릴스는 3:4크롭으로 조정해서 올린다. 조정은 핀치줌으로 확대해서 여백을 없애는 방식을 선택한다.
물론 꽤 오래 써온 플랫폼이고,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익숙한 것 일수도 있지만 불편한 점 없이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사용해왔다는 사실이 그만큼 유저 프렌들리하구나? 라고 느꼈다는거
또 하나 놀란 점은 "대부분 3:4로 촬영하니까 최적화 기준은 3:4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디자이너는 스토리/릴스 사이즈에 맞춰 '기본 카메라 설정'에서 9:16으로 변경한 다음에 촬영을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바로 스토리에서 촬영을 하거나.
1)촬영 자체를 9:16으로 한다.
2)스토리(9:16 최적화 사이즈)로 촬영한다.
3)스토리에서 최적화 사이즈 9:16으로 조정한다.
4)원본 사이즈로 노출하고, 여백을 남겨둔다.
최적화 기준을 잡아두고, 노출했을 때 이런 4가지 방식이 있을텐데, 나는 3번만 생각했던 것 같다.
심지어 3번도 자동으로 잡아줘서 수고로움을 감당한 적은 없다.
분명 인스타그램 '스토리'라서, 금방 휘발되기 때문에 비율이나 여백/잘림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특성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피드'는 조금 다른 의견. 스토리만큼 금방 올리고,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백이든 잘림이든 좀 더 신경써서 올린다.
또 하나, 인스타그램은 등록화면과 노출화면이 동일하기 때문에 가이드 없이 '인지' 하고, '스스로 조정'할 수 있지만 만약 일반 콘텐츠 등록화면과 노출되는 화면이 같지 않다면 어떻게 알려줘야할까?
이런식으로 사진을 올리면 1:1로 크롭된다고, 노출 최적화 사이즈를 알려주기도 하지만..
뭔가 이렇게 place holder 가이드로 알려주는 직접적인 방식 말고, 직관적인 방식은 없을까.
등록화면과 노출화면의 씽크를 맞추고, 바로 조정할 수 있게 해주는게 방법일까.
비율별로 어떻게 노출될지 '미리보기'처럼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바로 인스타그램 투표를 해보고,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3:4로 찍고 스토리에서 조정한다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역시 나랑 비슷한 사람이 많았고, 나랑 같은 생각이었다는거.
그렇지만 모두가 나같지는 않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내가 모두를 대변하는 유저는 아니라는 점' 을 되새겼다.
심지어 아이폰에서 9:16으로 촬영한 뒤에 1:1로 크롭하면 숨겨진 좌/우가 다시 생긴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3:4로 찍고, 스토리에서 여백없이 조정하는 이유는!? 이라고 물어보니까 큰 이유는 없고,
그냥,,그게 더 이쁘니까.
비율별 화면 노출에 대해 알려줘야하냐는 의견에는 알려줘야한다는 사람 절반, 안알려줘도 곧 익숙해질 거라는 사람 절반이었다. '비율'이라는 건 사실 일반적인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엄마가 비율을 생각하며 사진을 찍을까? it 업계에서 기획, 디자인, 개발을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 중에서 '비율'이라는 용어를 생각하며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까?
물론 SNS에 익숙하고, 이런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내 콘텐츠가 더 예뻐보여야 하니까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겠지만 '모든 유저가 비율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는 가설은 맞다고 볼 수 있을까?
유저가 등록하는 사진의 비율과 노출되는 영역의 비율이 달라지는 건 꽤 자주 겪게 되는 일이다.
배너를 등록하거나, 썸네일을 등록할 때
게시글을 등록할 때, 심지어 지금 이 글의 헤더 이미지를 넣을 때도.
나는 지금 9:16인 스토리 캡처 이미지를 그대로 헤더에 넣었더니 한 줄만 보이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등록하기 전에 어떻게 짤려서 올라가겠구나'를 당연하게 인지시키는 것
여러분은 어떻게 올리시나요? 비율을 신경쓰며 사진을 올리시나요?
언제나 재밌고, 신기한 유저 탐구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