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만 20년 차 실화냐, 동기부여의 중요성
#투데와 #TodayWhy #경력세탁소
투데와는 배민 장인성님의 #마케터의일 책을 읽고 깨달은 게 있어서 되도록 매일 한 번씩 주변 현상에 관해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생각해보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글은 영어를 fluently 하게 speaking 하시는 분들이 보면 이해되지 않는 글입니다.
7차 교육과정 세대인 저는 초등학교 3학년인 10살 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차수로 센다면 영어 공부만 20 년째 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저와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국어보다 더 많이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우린 영어를 못 할까요? 이와 비슷한 느낌의 일례로 중국어과 수업을 들을 때, 학생들이 요즘 중국어과 나온 사람들이 많아 경쟁력이 떨어질까 걱정이 많다는 얘기를 했을 때, 교수님께서 농담조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중국어과 나온 사람이 많다고 해서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을 보세요."
이 말씀을 듣고 모두 빵 터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지는 않나요~? 우린 왜 수 없이 많은 시간을 영어 공부에 할애하고 있는데도 스스로 영어를 못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아마 많은 분들은 문법 위주의 교육 방식 때문이라고 얘기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영어를 못 하는 이유는 '왜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처음부터 잘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우린 처음 영어를 접할 때부터 시험을 보기 위한 영어 공부를 해왔습니다.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영어 시험을 잘 보기 위함이었던 거죠. 전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동기부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것은 동기부여라기보다는 선생님과 부모님, 사회의 바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우리가 들어왔던 말은 '영어를 잘해야 취직 잘한다', '영어를 잘해야 좋은 대학 가지' 등 우리의 바람이 아닌 사회의 바람이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부를 해왔던 것이죠.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했던 말은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질문과 가르침 아니었을까요? 이를테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가 아닌 '영어를 잘해서 무엇을 이루고 싶니?' 등의 질문이 필요했고, 이루고 싶은 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가르침 말이죠.
동기부여의 중요성에 대한 사례로 마크 트웨인이 쓴 [톰 소여의 모험]의 신나는 페인트칠 이야기를 많이 드는데요. 이모가 시킨 페인트칠을 하기 싫었던 톰이 친구들 앞에서 일부러 즐겁게 페인트칠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 모습을 재밌다고 느낀 친구들이 애걸복걸하며 페인트칠을 시켜달라고 조릅니다. 친구들이 공깃돌이며 애장품을 톰에게 다 갖다 바치고 나서야 선심 쓰듯 친구들에게 페인트 솔을 건네고 친구들이 즐겁게 페인트칠을 끝내버리죠. 이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남에게 일을 시키려면 그 일을 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하면 된다는 위대한 법칙을 발견했습니다.
동기의 사전적 정의는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내적인 직접요인의 총칭'인데요, 톰 소여는 페인트칠을 재밌게 보이게 함으로써 친구들의 마음속에서 페인트칠을 해보고 싶다는 동기를 불러일으킨 것이죠. 결국 톰 소여는 동기를 부여하는 데 성공했고, 벌로 받은 페인트칠을 친구들에게 넘겨버리고 자신은 옆에서 친구가 준 공깃돌로 공기를 쳤습니다.
직장생활에 있어서의 동기부여도 중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회사는 회사의 지향점, 비전 등을 충분히 공유하고 설득해 전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회사입니다. 요즘 소위 잘 나가는 회사들을 보면 정기적으로 회사의 현황, 고민거리, 비전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하죠. 말 그대로 '우리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를 공유하는 자리라고 합니다. 멤버들에게 지속적으로 회사의 꿈을 마케팅하고 설득하여 강요하지 않으면서 회사의 꿈이 나의 꿈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다닌다면 정말 다닐 맛 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건 바로 본인의 선임님들이죠. 선임님들의 애사심을 후임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선임님들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품은 파는 게 아니라 사도록 만드는 것이라고들 하죠. 영어공부도,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도 이처럼 강요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하도록 만들어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라고 영어보다 중국어를 잘하는 자의 기나긴 핑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