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선생 designed by 조영필
1. 서론
현대 한국 사회를 바라볼 때, ‘물질적 풍요’와 ‘현실적 성공’에 대한 강한 지향점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일부에서는 이를 ‘황금만능주의’ 혹은 ‘속물주의’라 부르며 한국인의 가치관을 비판적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본 보고서는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세주의(現世主義)와 물질주의(유물론적 가치관) 현상을 검토하고, 그 배경과 특징, 그리고 종교·역사·문화적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현세주의(現世主義)와 물질주의 개념
2.1 현세주의의 의미
- ‘현세주의’는 사후 세계나 초자연적 영역보다는 지금 이곳의 삶과 세속적·물질적 가치에 초점을 두는 태도를 가리킨다.
- 한국 사회에서는 종교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도 현세적 축복(물질적 축복)을 강조하여 초월적 구원보다는 재물·성공·건강 등을 기원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2.2 황금만능주의, 속물주의, 물질주의(유물론)
- 황금만능주의(黃金萬能主義)는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가치관, 속물주의는 “외형적 지위·재산·브랜드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 더 넓게는 물질주의(유물론)는 “정신적·윤리적 가치를 물질적 가치보다 하위에 두거나, 물질을 삶의 주된 지표로 삼는다”는 사고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한국에서의 현세주의·물질주의 현황
3.1 **World Values Survey(WVS)**와 잉글하트(Inglehart)의 ‘물질주의 vs. 탈물질주의’
- 세계적 차원에서 물질주의 vs. 탈물질주의(post-materialism)를 조사하는 대표적 틀이 잉글하트(Ronald Inglehart)의 이론과 World Values Survey(WVS)이다. WVS 결과를 보면, 한국은 국민소득이 이미 높은 수준임에도 ‘물질적 풍요·경제성장·소득 향상’ 우선시 경향이 강하게 남아 있어 상대적으로 ‘탈물질주의’ 수준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난다.
- WVS 공식 홈페이지: http://www.worldvaluessurvey.org/ (영문, 국가별 raw data 및 보고서 제공)
(학술 연구)
Choi & Kim (2017), “Materialism and Life Satisfaction: Evidence from South Korea”
- “물질주의 성향과 삶의 만족도” 상관관계를 다룬 논문에서 한국의 대학생 표본에서 물질주의 지표(돈, 재산, 소비 등을 통한 행복 추구 성향)가 비교적 높게 나타나며 이는 **“성공=물질적 보상”**이라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개인의 가치관에 깊이 내면화되었음을 시사한다.
- 학술 DB 예: ScienceDirect, EBSCO, RISS(국내학술연구정보)
Kim & Jang (2019), “Cross-cultural Comparison of Materialistic Values in East Asia”
- 한국, 중국, 일본의 대학생·성인 집단을 대상으로 물질주의 성향(‘부와 재산에 대한 추구’, ‘명품 선호도’, ‘소비성향’ 등)을 조사한 연구에서 세 국가 중에서도 한국 응답자의 물질주의 성향(특히 ‘소비를 통한 자기표현’ 지표)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 다만, 도시 표본(서울, 도쿄, 베이징)만 조사했기에 일반화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3.2 과시적 소비와 가계부채
- 명품·사치재 소비: 글로벌 컨설팅사(BCG, Bain & Company, Euromonitor 등)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명품 소비액이 세계 최상위권으로 이는 단순 경제성장 효과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지위·이미지 표출’을 위한 소비 문화와 연결된다.
- 가계부채 증가: OECD 통계와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GDP 대비)이 OECD 최상위권으로 이 중 일부가 **‘고가 소비’**에 투입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으며 청년층의 ‘영끌’ ‘빚투’ 등 공격적 투자와 과시적 소비 문화 역시 언론 보도를 통해 빈번히 조명된다.
- 이러한 ‘과소비’ 현상은 단순한 경제 발전의 결과라기보다는, **‘지위·이미지 표출’**을 위한 소비를 중시하는 문화(일종의 속물주의적 성향)와도 결부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소비 및 명품 선호도 관련 지표]
BCG(보스턴 컨설팅 그룹) 보고서
- BCG가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럭셔리 시장 보고서’(Global Luxury Market Study)에서 한국은 명품(럭셔리) 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 예를 들어, 2019년 자료 기준 아시아 지역 럭셔리 시장에서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고 보고되었다(정확한 순위는 매년 조금씩 바뀜).
- BCG: https://www.bcg.com/publications/collections/luxury (영문)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 “럭셔리 굿즈 월드와이드 마켓 스터디”
- 베인앤드컴퍼니도 매년 전 세계 명품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행하며 2021-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 예시: 2022년 보고서에서 “명품 화장품, 패션, 주얼리 등에서 20-30대 중심으로 구매력이 확대되며,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의 한국 시장 마케팅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한다.
- Bain & Company: https://www.bain.com/insights/topics/luxury-goods/ (영문)
Euromonitor(유로모니터) 자료
- Euromonitor는 국가별 명품/패션/화장품 시장 규모 통계를 제공하는데, 2019~2021년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이 아시아에서 홍콩, 싱가포르와 함께 매우 높은 편으로 나타난 바 있다.
- Euromonitor: https://www.euromonitor.com/ (영문, 유료 데이터베이스)
[가계부채 및 소비 행태]
OECD “Household debt to GDP” 통계
- 2020~2022년 사이 한국의 가계부채(GDP 대비 비율)가 100% 안팎에 달하며,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는 지표가 여러 차례 발표되었으며 2023년 이후에도 부채는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OECD Stats: https://stats.oecd.org/ → “Household debt”.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 자료
-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가계신용(가계부채)동향」, 금융감독원의 「금융안정보고서」 등에서 “주택 구매 및 생활비/소비 목적”의 대출이 많이 증가한 사실을 지적. 특히 부동산 투자 목적과 함께 고가 소비재 구입을 위한 카드론, 신용대출 등도 증가했다는 부분이 언급된 바 있다.
- 한국은행: https://www.bok.or.kr/
- 금융감독원: https://www.fss.or.kr/
OECD 자료: 선택적 소비(사치재 지출) 비중
- OECD 통계에서 “의류, 신발, 화장품 등 비필수소비재” 부문에 대한 가계 소비 비중이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기사나 연구 분석이 보도된 바 있다 (다만 각국의 지출 항목 분류 기준과 환율 등의 차이를 고려해야 함).
자산 과시, “플렉스(Flex)” 문화
- 2019년 이후 SNS 등에서 자신의 자산(고급 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품 등)을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확산되었다는 보도가 잦으며 여러 미디어에서 “젊은 층이 SNS로 자랑(과시)함으로써 가치·만족을 느끼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 예: JTBC, MBC 등의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SNS 과시 문화와 관련된 심리”를 다룬 내용이 방영됨(2019~2021년 경).
청년층의 과소비 및 ‘빚투’ 현상 보도
- 2020년대 초반 여러 언론에서 20~30대가 명품, 부동산, 주식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소비하는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나 “빚투”(빚 내서 투자)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일부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물질적 가치’ 추구가 강하다는 문화적 배경과 맞물려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 한국경제: “영끌·빚투에 빠진 청년들, 명품 시장도 고공행진” (2021년 9월 7일자)
- 조선일보: “20대 빚투 광풍, 과소비의 불씨 될까” (2021년 10월 15일자)
3.3 외형(겉모습)적 성공·이미지 중시
- 명품·화장품·미용 지출: 각종 글로벌 컨설팅·시장조사(BCG, Bain, Euromonitor 등)에서 한국이 1인당 명품, 화장품 지출이 높고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임을 반복적으로 지목하고 있다.
- 성형수술 보급률: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 통계에서 한국은 인구대비 성형수술·시술 건수가 상위권이다. 이는 ‘외모’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사회 구조와도 무관하지 않다.
화장품·미용 관련 지출
Euromonitor “Beauty and Personal Care” 부문
- 2017년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연간 화장품 지출이 약 45달러 수준으로, 이는 세계 평균(약 21달러)의 두 배 이상이며, K-뷰티 산업의 성장으로 지출 수준은 함께 상승하였다.
성형수술 및 미용시술 보급률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 International Society of Aesthetic Plastic Surgery) 통계
- 매년 나라별 성형수술 및 시술 건수를 추정·발표하고 있으며, 인구 1,000명당 수술 건수 기준에서 한국은 상위권 혹은 1~3위권을 오가는 국가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 이것이 곧 “물질주의”와 직접적으로 동일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외모와 관련된 소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다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 ISAPS: https://www.isaps.org/medical-professionals/isaps-global-statistics/ (영문)
4. 역사·사회·문화적 배경
4.1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성장
- 1960~1980년대 고도성장기를 겪으면서, 경제적 풍요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 주도의 개발정책과 ‘잘살아보세’ 기조가 국민에게 내재화되어 이 과정에서 물질적 풍요=사회적 발전이라는 등식이 공고해졌고 이는 개인 차원에서도 부의 축적과 세속적 성공을 삶의 최우선 목표로 인식하게 만든 배경이 되었다.
- 물질적 궁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력한 사회적 동인이 현세적 가치(돈·재산·성공)에 대한 열망을 더욱 자극하여 “가난 극복”과 “부의 축적”을 사회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문화가 상대적으로 뿌리깊게 자리 잡았다고 해석될 수 있다.
4.2 학벌·직업·부동산 등 극심한 경쟁
- 한국 사회에서 학력, 취업, 부동산(집값) 등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고, 사회적 지위가 물질적·외형적 자산으로 환원되는 비중이 크다.
- “좋은 학벌 → 좋은 직장 → 높은 소득 → 서울/수도권의 고가 부동산 구매”라는 전형적인 서열구조가 형성되면서 개인이 얻게 되는 **‘존중감’ 혹은 ‘성공’**이 물질적 성취와 강하게 결부되었다.
- 이러한 구조가 속물주의적 태도를 부추기는 환경으로 작용하였다는 의견이 있다.
4.3 집단주의·타인 평가에 대한 민감성
- 한국이 집단주의적이고 외부 시선(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과시적 소비나 외형적 성공(학교·직장 스펙, 재산, 브랜드 제품 등)에 투자하는 경향이 다른 나라보다 두드러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 이는 **“현세적으로 드러나는 성공이 곧 인생의 최대 목표”**라는 사고와 결합되어 ‘유물론적 가치관’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이 된다는 사회심리학적 연구들이 존재한다
-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등에서 발표된 다수 논문/연구.
5. 종교의식과 현세주의의 결합
5.1 한국의 종교 분포
-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무종교 비율이 약 60% 전후로 집계되고, 개신교(약 20%), 불교(약 15%), 가톨릭(약 10%) 등이 주요 종교로 분류된다.
- 대체로 종교 인구 자체는 많은 편이나 동시에 무종교 비율도 꽤 높아 사실상 ‘세속적·실용적 태도’가 강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5.2 개신교 내 ‘번영신학(Prosperity Gospel)’
- 한국 개신교는 1970~1980년대 폭발적 성장을 경험하며, 신자들에게 현세적 축복(물질적 성공, 건강, 사업 번창 등)을 종종 강조하는 교단·목회자들이 많았다. 이로 인해 한국 개신교 특유의 “성장지향적이고, 기복적(祈福的)인 신앙”이 개인의 물질적 욕구와 맞물리면서 현세주의를 강화했다고 일부 학자들은 분석한다.
- 일명 ‘번영신학’이라고 불리는 흐름은 신앙심을 가진 개인에게조차 “경제적·물질적 성공을 곧 신의 축복”으로 해석하도록 유도해 결과적으로 황금만능주의와 결합되었다고 지적한다.
5.3 전통종교(샤머니즘, 불교)와 기복 문화
- 한국인의 전통적 기복 문화(무속신앙, 불교 의례 등)에서도 **“이승에서의 행복, 재물, 건강”**을 비는 모습이 흔하다.
- 불교 역시 “자비와 해탈”을 가르치지만, 대중적 차원에서는 “가정의 평안, 시험 합격, 사업 번창” 등을 비는 현세적 신앙 형태가 보편화되었다.
-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종교 문화마저도 **“현세적 소망 달성”**과 밀접히 결합함에 따라, 사후 세계나 순수 정신적 가치를 강조하기보다는 현실에서의 성취와 물질적 안녕을 우선하기 쉬운 구조를 형성한다.
6. ‘유물론적 성향’에 대한 학계·전문가의 해석
6.1 사회학적 시각
- 한국인의 현세주의·황금만능주의를 단순히 “개인들이 돈을 좋아한다”라는 차원으로만 이해하기보다, **‘구조적 압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 “개인의 사회적 성공이나 안정성이 물질적 성취나 재산 축적으로 규정되는 문화”가 이미 제도와 관습 속에 뿌리박혀 있어,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구나 어느 정도 물질주의 가치관을 내면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6.2 문화인류학적 시각
- 전통적으로 유교 문화권은 학문과 도덕성, 정신적 가치를 강조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가문·경제력·성공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한 형태로 나타나는 역설을 지적한다.
- 한국은 이런 유교적 서열문화와 근대 자본주의 논리가 결합한 독특한 형태를 띠며, 외형적 성과를 과시하고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는 경향이 물질주의로 이어진다.
6.3 종교학·신학적 시각
- 특정 종교(특히 개신교)의 ‘현세적 복’ 강조, 혹은 전통 기복 신앙의 잔재가 합쳐져, **‘유교적 서열의식’ + ‘현세적 축복’ + ‘세속 경쟁’**의 삼박자가 한국 고유의 현세주의 문화를 강화했다는 분석이 있다.
- 이는 종교가 물질주의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부 측면에서 물질적 가치 추구를 정당화해주는 역할을 해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7. 시사점 및 결론
7.1 현세주의와 물질주의의 결합
- 한국인은 오랜 역사와 급속 경제성장, 치열한 경쟁 구조 속에서 ‘현실적 성취와 경제적 안정’을 인생의 중요한 목표로 삼아 왔다.
- 종교적 측면에서도 사후 구원보다는 **“현세적 복”**을 강조함으로써, 물질주의와 기복신앙이 오히려 결합되는 독특한 구조가 형성되었다.
7.2 단순히 개인의 탐욕이 아니라 구조적 결과
- 이러한 물질주의적 경향은 단순히 개인의 가치관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사회·경제적 압박이 물질적 성공을 강요하는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 학벌·취업·부동산 등에서의 극심한 경쟁과 집단주의 문화가 개인에게 물질주의를 어느 정도 내면화하게 만든다.
7.3 변화의 가능성
- 최근 들어 MZ세대 일부를 중심으로 탈물질주의, 환경·ESG, 개인적 자아실현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다만, 여전히 부동산 격차와 학력 경쟁 등 구조적 요인이 강력히 작동하는 한, 한국 사회의 현세주의·물질주의가 단기간에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도 존재한다.
7.4 미래 과제
- 삶의 질이나 웰빙, 환경 문제, ESG, 개인적 자아실현 등 탈물질주의적 가치가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강한 경쟁·서열 문화가 여전히 작동하는 한 물질주의 경향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존재한다.
- 학계에서는 사회적 안전망 강화, 교육제도 혁신, 자산 격차 완화 등을 통해, 개인이 ‘물질적 성공’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인생의 의미와 만족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종교 역시 “현세적 축복”뿐 아니라 정신적·윤리적 가치를 부각하여, 물질주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함께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8. 결론
한국인의 현세주의와 황금만능주의, 속물주의를 분석하면 종교적·문화적 전통, 급속 경제성장, 사회구조적 압박이 함께 맞물려 한국 특유의 **‘유물론적 속성’**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종교가 사후 세계나 정신적 구원을 강조하기보다는 물질적 축복과 현실적 성공을 신앙과 연결해 정당화해온 측면이 강하고, 치열한 경쟁 구조와 집단주의 문화가 이를 더욱 부추겼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계의 분석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최근 일부 세대와 가치관 그룹에서 변화 조짐이 보이고, 사회·문화적 다양성도 확장되고 있으나, 여전히 **“삶에서 중요한 것은 현실적 성취와 경제적 안정”**이라는 한국 특유의 뿌리 깊은 정서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한국인의 유물론적 성향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있다.
9. 출처 및 연구
World Values Survey: http://www.worldvaluessurvey.org/
Inglehart, R.: 「Modernization and Postmodernization」(1997), Princeton University Press.
Kim & Jang(2019): “Cross-cultural Comparison of Materialistic Values in East Asia”, (학술데이터베이스에서 일부 조회 가능)
Choi & Kim(2017): “Materialism and Life Satisfaction: Evidence from South Korea” (학술데이터베이스에서 일부 조회 가능)
BCG 글로벌 럭셔리 보고서: https://www.bcg.com/publications/collections/luxury
Bain & Company 럭셔리 마켓 스터디: https://www.bain.com/insights/topics/luxury-goods/
Euromonitor (유료 데이터베이스): https://www.euromonitor.com/
OECD Stats (Household debt 등): https://stats.oecd.org/
ISAPS (성형수술 통계): https://www.isaps.org/medical-professionals/isaps-global-statistics/
통계청(2022). 인구주택총조사: 종교분포
문화인류학·사회학 연구: 예) “한국 사회의 현세적 종교문화와 기복 신앙” (연세대·서울대 등에서 발표한 학술논문)
[유일신관 유무와 현세주의]
1. 동아시아 전통 종교의 특징과 ‘현세주의’ 경향
1.1 다신교적·포용적 성격
- 유교(儒教), 불교(佛敎), 도교(道敎), 무속신앙 등은 한반도,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전역에서 서로 뒤섞이거나 공존해 왔다.
- 이들 전통 종교·사상은 대체로 초월적·개인적 신(유일신)을 절대적으로 섬기기보다는, ‘다양한 신적 존재 또는 깨달음의 길’을 상대적으로 포용하거나, ‘조상 숭배’, ‘자연 숭배’, ‘지배자-백성 관계’의 윤리 정립 등을 강조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1.2 초세적(超世) 구원보다 ‘현실 속 덕행·복’을 중시
- 예를 들어, 유교는 ‘사후 세계’나 ‘구원’ 개념보다는 현실에서의 인간관계와 윤리(예의, 수직적 질서)를 강조하며, 유교적 가치관이 깊이 뿌리내린 문화권에서는 “이승에서의 도덕적 행실과 사회적 성공”이 신분과 삶의 목표를 규정해 왔다.
- 불교가 지향하는 깨달음(해탈)은 엄밀히 말하면 현세적 가치와 구분되지만, 동아시아에서 대중불교는 오히려 ‘현세적 기복’을 위한 제의·의례(예: 불전에 가정의 안녕, 시험 합격, 사업 번창 등 기도)를 담아오며, 실질적으로 현세의 행복·부를 기원하는 형태가 크게 발달했다.
- 무속신앙(샤머니즘)은 병고, 재물, 자식, 농사 등 구체적 현실 문제를 해결해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전통적으로 “이승에서의 복과 안전”을 비는 성격이 강했다.
1.3 집단주의·조상숭배 문화와의 결합
- 동아시아 사회는 전통적으로 가족(가문)을 중심으로 조상 제사를 중시해 왔다. 이는 **“사후에 대한 관심”**을 전혀 배제하지는 않지만, 실제 행위와 의례의 대부분은 이승(현재 삶)에서 가문의 번영과 안녕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볼 수 있다.
- 결국, 이렇듯 여러 전통 종교·사상이 초월적, 개인적 신앙보다는 세속적이고 현실 지향적인 요소를 강하게 지니게 되었고, 이는 역사적으로 동아시아 전반에 현세주의 문화가 깔리는 기반이 되었다.
2. ‘유일신 종교’와의 비교
2.1 일신교(一神敎)의 사후 세계·구원 강조
- 대표적 유일신 종교(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는 대체로 사후 세계나 구원(영생)에 대한 교의가 매우 중요하다.
-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전통적으로 이 유일신 교리를 ‘국가 종교’로 채택하거나, 사회 전체가 오랜 기간 공유한 역사적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물론 근대 이후엔 개신교·가톨릭이 폭넓게 전파되긴 했으나, 아직 전통종교·세속 문화와 섞여 있는 양상이 큼).
2.2 하지만 ‘유일신 신앙’도 현세주의와 결합될 수 있음
- 일부 개신교 교파나 이슬람권에서도 현세적 번영을 중요시하는 번영신학(Prosperity Gospel), 비즈니스와 종교가 결합된 형태 등이 존재해 왔다.
- 즉, 유일신 관념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물질주의·현세주의가 약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 예컨대 미국 일부 개신교회나 남미·아프리카권에서도 “하나님의 축복 = 물질적 성공”으로 직결시키는 사례가 상당하여, 이것이 곧 속물적 가치관을 배제한다고 일반화하기 어렵다.
3. 동아시아(중국·일본·베트남)와 한국의 유사·차이점
3.1 유교 문화권 공통점
- 중국, 한국,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유교’가 국가 운영 이념으로 작동한 시기가 길었고, 불교·도교·무속신앙이 혼합·병존해 왔다는 점에서 큰 공통점을 지닌다.
- 일본은 다소 달리 **‘신도(神道)’**와 불교가 결합하는 과정을 거쳤으나, 마찬가지로 초월적 유일신보다는 현실과 자연 숭배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3.2 현대화·경제성장 과정에서의 유사한 결과
- 동아시아 전역이 20세기 이후 급격한 근대화, 서구 자본주의 수용, 산업화 등을 거치면서 물질적 성취(현세적 삶) 우선의 가치관이 더욱 강해지는 공통된 흐름이 확인된다.
- 예: 중국 개혁개방(1978년 이후), 한국의 고도성장(1960~1980년대), 베트남 도이머이(1986년 이후), 일본 메이지 유신 및 전후 경제 부흥 등.
3.3 차이점
- 각국의 정치·사회 체제, 서양 종교의 전파 시기 및 규모, 자본주의의 도입 양상 등에 따라 현세주의가 표출되는 방식은 다르다.
- 예컨대, 중국은 공산당 정권 수립 이후 장기간 공식적 무신론 교육과 ‘종교 억제 정책’을 펼쳐 왔지만, 최근에는 **민간 신앙(기복행위)**이 되살아나는 양상이 뚜렷하다.
- 일본은 전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소비문화가 결합하여 특유의 상업주의·브랜드 문화가 발전했으나, 동시에 ‘종교적 색채가 옅어지는 세속화’가 심화되어 오늘날 무종교층이 매우 많다.
- 한국은 기독교(개신교·가톨릭)의 영향력이 비교적 큰 편이지만, 여전히 샤머니즘적 기복 문화가 교회나 성당 바깥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
4. 다른 요인들과의 복합 작용
4.1 정치·역사적 요인
- 동아시아 국가들의 현세주의는 단지 “유일신 부재” 때문이라기보다, 오랜 제국 체제(중화 문화권), 근대 제국주의 침략과 후발 산업화 등을 겪으면서, 국가나 개인이 ‘이승에서의 생존과 부강’을 급히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4.2 경제 발전과 경쟁 구조
- 현대 동아시아 사회가 물질주의·유물론적인 경향을 보이는 데에는 높은 인구 밀도와 치열한 경쟁, 교육·취업·주거 문제 등이 맞물려 있다.
- 즉, “유일신이 없어서”라기보다는, 현대의 구조적 압박(높은 집값, 입시 지옥, 사회적 불평등, 빠른 성장)에 의해 **“현세에서의 성공”**이 절실해진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4.3 종교와 별개로 세속화가 가속되는 세계적 흐름
- 서구 유럽 역시 전통적으로 기독교(카톨릭·개신교)가 지배적이었지만, 20세기 후반 이후 급격한 세속화로 인해 교회 출석률이 크게 떨어지고, 물질적·소비지향 생활양식이 만연해졌다.
- 이는 곧 “유일신 교리를 가진 사회에서도 세속화와 물질주의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5. 결론 및 정리
5.1 부분적 타당성
- 동아시아 전통에서 초월적 유일신을 강조하는 종교가 국가·사회 전반에 뿌리내리지 않았고, 그 대신 유교·불교·무속 등이 현실 지향적이고 기복적 성격을 강하게 띠어 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 이에 따라 사후 세계나 영원한 구원보다는 **“이승에서의 번영, 명예, 부”**를 추구하는 문화를 키워왔고, 이는 현재까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한국뿐 아니라 중국·일본·베트남 등 동아시아 문화권 전체가 비슷한 기원을 공유하기에, 이들 국가들이 “현세주의와 물질주의가 강하다”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있다.
5.2 그러나 하나의 원인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움
- “유일신 종교가 없어서 물질주의가 더 강하다”는 단일 인과로 보기에는, 현대 자본주의·산업화 과정, 정치·사회 구조, 대중 매체·소비문화의 세계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 서구권 역시 전통적으로 유일신 종교를 가졌지만, 현대에 와서는 세속화와 소비문화가 극심하여 물질주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비판도 많다.
- 따라서 “유일신 부재 → 자동적으로 유물론적 성향 증가”라기보다는, 역사적·문화적·사회적 조건이 맞물려 동아시아에서 특히 ‘현세주의’가 강력히 뿌리내렸다고 보는 것이 더 종합적인 해석이다.
5.3 결론적으로
동아시아(한국 포함)에서 전통적으로 유일신교가 주류를 이루지 않았던 점은 분명히 현세주의적·기복적 종교 문화를 발달시키는 데 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를 ‘가장 큰 결정적 이유’로 볼 수 있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산업화·세속화·소비주의·사회구조적 압박 등 다양한 맥락이 복합적으로 얽혀 현세주의·물질주의가 강한 사회 양상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이다.
6. 참고 자료
Inglehart, R.: Modernization and Postmodernization (1997), Princeton University Press.
World Values Survey: http://www.worldvaluessurvey.org/
유교·불교·무속 관련 국내·외 학계 논문(문화인류학, 종교학, 동양철학 전공)
근대 동아시아 세속화 과정 관련 연구 (예: 일본 ‘국가신도’의 형성과 세속화, 중국 공산주의 체제와 종교 억제, 베트남 도이머이 전후 종교현상 변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