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버트먼
제1부 과학의 탄생
제1장 과학을 시작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제2장 과학의 탄생, 그 이전의 과학
37/ ... 우선 모든 장기와 내장을 제거해 시신의 습기를 뺐다. 뇌 역시 들어내 버렸는데... 당시 이집트인들은 뇌의 정신 작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생각과 감정을 관장하는 기관이 뇌가 아니라 심장이라고 생각해 시신에 반드시 심장을 남겨두었다.
40/ ... 이집트 임상 내과의들의 전유물이라 추정되는 파피루스 두루마리는 고대 이집트의 신왕조 시대(투탕카멘 시절 부근)에 쓰였다. 하지만 일부 두루마리는 투탕카멘 시절로부터 수천 년 전, 피라미드가 세워진 당시의 지식까지 담고 있다. 이집트에서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이집트 첫 번째 왕조의 파라오였던 제르Djer가 인체 해부학 책을 썼다고 한다. 이집트 최초의 피라미드를 고안한 건축가 임호테프Imhotep는 신이자 의학의 아버지로 숭배되었다.
48/ 물을 강에서 끌어와 운하에 천천히 유입시키기 위해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아라비아에서 샤두프로 알려진 기계장치를 썼다. 이 장치는 오늘날에도 이용된다... 근동 지역에 사는 한 무명의 천재가 이미 아르키메데스Archimeds가 태어나기 3000년 전에 지렛대의 핵심원리를 응용한 샤두프를 사용한 것이다. 샤두프를 한꺼번에 여러 개 사용하면 물을 다른 높이로 들어 옮길 수 있었다.
51/ 기원전 3500년, 인접한 동방국가에서는 바퀴를 도자기 제작을 위해 개발했지만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이를 곧바로 운송에 응용했다. 전쟁의 승리를 기념한 우르Ur 시의 깃발에서 적들의 사지를 베며 전쟁터를 내달리는 사륜전차를 볼 수 있다. 이 광경을 묘사하는 모자이크화는 기원전 3000년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는 바퀴달린 탈것을 그린 작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림에 나오는 사륜전차에는 기수와 창 던지는 사람이 타고 있다...
... 기원전 600년, 바빌로니아의 나보폴라사르Nabopolassar왕은 유프라테스 강을 더 신속히 가로지르기 위해 115미터 길이의 다리를 놓았다...
이라크에서 발굴된 유물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바그다드 배터리'다. 파르티아 왕조(기원전 250년에서 서기 250년 사이)의 바그다드 무덤에서 발견된 이 유물은... 2주 넘게 0.5볼트의 전류를 생산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라크의 장인이 현재까지도 사용하는 기술이다...
제2부 그리스인, 과학을 시작하다
67/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티포스Aristippus는 동료와 함께 배를 타고 여행하다가 낯설고 외딴 해변에 난파한 적이 있었다. 낙담한 채로 해변을 헤매던 그는 모래사장에 그려진 기하학 도해를 우연히 발견했다.
"친구들, 이것 좀 보게." 그는 소리쳤다. "인간의 발자국을 발견했어!"
제3장 광학
80/ 기원전 5세기의 극작가 아이스킬로스Aeschylus에 따르면,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10년이나 걸린 데 반해 트로이가 무너졌다는 소식은 그리스에 몇 분만에 도달했다고 한다. 아이스킬로스가 쓴 희곡 <오레스테이아Oresteia>에는 미케네의 클리템네스트라 왕비가... 봉화를 만든 목적은... 남편 아가멤논을 살해할 계획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남편이 전쟁에서 언제 돌아오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81/ 호메로스 이후 아이스킬로스에 이르기까지 고대 그리스인들은 시각의 본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 고대 이집트에서는 호루스의 눈Eye of Horus이 부적으로 쓰였다. 사람들은 호루스의 눈이 마법을 발휘해 그들을 보호해 준다고 생각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성직자들의 눈에 나타난 징조가 미래를 예언해 준다고 생각했다...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두 가지... 가설... 한 이론은 물체가 눈으로 영상을 전송한다는 이론이었고, 다른 이론은 눈에서 발사한 빛이 물체에 닿는다는 이론이었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후자가 전자에 비해 더 보편적인 견해였다.
엠페도클레스Empedocles(기원전 492-432)는 첫 번째 이론을 지지해 물체가 뭔가를 발사해 눈 안의 구멍으로 흡수된다고 주장한 반면 데모크리토스Democritos(기원전 460-370경)는 실제로 발산되는 것은 작은 입자나 '원자'라고 주장했다. 이후 에피쿠로스Epikouros(기원전 340-269경)는 모든 영상이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이동한다고 주장했다.
플라톤Plat(기원전 429-347경)은... 시각이란 빛으로 휩싸인 물체가 눈에서 발산되는 순수하고 폭발적인 에너지와 만난 다음, 다시 눈으로 흘러 정신에 다다르는 것이라는 견해를 주장했다. 이후 수학자 유클리드(기원전 325-250경)와 프톨레마이오스Klaudios Ptolemaios(서기 2세기)는 플라톤의 주장을 지지했다...
시각에 관한 주요한 두 가지 이론은 고전시대에 나타났다. 첫 번째 이론인 방출 이론은 에우클레이데스와 프톨레마이오스가 주장하였는데, 눈에서 빛이 나감으로써 시각이 작용한다는 이론이었다. 두 번째 이론인 흡수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주장한 이론으로서 물체로부터 눈에 들어오는 어떤 물리적인 것에 의해서 물체를 볼 수 있다는 이론이었다. 그러나 알하이삼(Ibn al-Haytham, alhazen, 965-1040)은, 시각은 눈에서 빛이 나오는 것도, 물리적인 어떤 것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눈을 뜨자마자 멀리 있는 별에 우리 눈에서 나온 빛이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과 아주 밝은 빛을 봤을 때 눈이 부시거나 아프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들었다. 대신 알하이삼은 빛이 물체의 각 지점으로부터 어떻게 우리 눈까지 올 수 있는가를 설명한 성공적인 이론을 완성하고, 그것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과 달리, 알하이삼은 태양 등에서 나오는 광채 모두를 동일한 빛으로 간주했다. 그는 빛의 진행 방향과 굴절 등의 속성이 빛의 원천과는 무관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점은 빛의 진행 방향과 굴절 자체가 과학적 탐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하광학의 기초 가정이다. 그의 기하광학과 시각, 사진술에 대한 연구는 현대 광학의 기초를 이루게 되었다. (위키백과)
기원전 5세기 크로톤의 알크마이온Alcmaeon은 눈과 같은 감각 기관을 뇌에 연결하는 통로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칼케돈의 헤로필로스Herophilus(기원전 330-260경)가 시체의 눈을 해부하여 뇌에 연결된 시신경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86/ ... 서기 1세기 헤론Heron은 유클리드의 삼각형 연구를 기초로 평평한 거울의 입사각이 반사각과 같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말하자면, 거울과 관찰자의 시선이 이르는 방향 사이의 각이 거울의 표면에서 물체에 이르는 각과 같다는 의미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거울은 오늘날의 거울처럼 은을 칠한 유리가 아니라 윤을 낸 동전이나 구리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한 세기가 흘러 반사적 성질에 대한 헤론의 이론적 모델은 알렉산드리아 사람이었던 그의 친구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실험으로 증명되었다.
87/ ... 기원전 200년 그리스 수학자 디오클레스Diocles는 <타오르는 거울 위On Burning-Mirrors>라는 논문을 저술했다. 그는 원뿔도법을 예로 들며 포물면거울이 빛을 한곳에 모아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88/ ... 알렉산드리아의 기념비적인 '왕관보석'으로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무덤, 과학자와 학자를 위한 연구 시설로 쓰였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및 알렉산드리아 박물관, 장엄한 등대를 꼽을 수 있다. 이 장엄한 등대는 바위섬의 이름을 따 '파로스Pharos' 등대라 불리며, 알렉산드리아의 광활한 항구로 배를 이끄는 길잡이의 역할을 담당했다... 고대 7대 불가사의에는 기자 피라미드, 바빌로니아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할리카르나소스Halicarnassus의 마우솔레움Mausoleum, 에페소스Ephesus의 아르테미스 신전, 로도스Rhodes의 콜로서스Colossus가 있는데, 가장 후대에 만들어진 파로스 등대는 항해의 관점에서 가장 실용적인 건축물이었다.
91/ 파로스 등대를 설계한 소스트라토스Sostratus는 그리스의 기술자이거나 부유한 알렉산드리아의 신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 1300년에 대지진으로 무너질 때까지 1500년 가까운 시간을 선원들의 이정표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99/ ... 기원전 5세기경, 사모스의 아가타르코스Agatharchus가 배경을 칠하는 데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원근법을 써서 가상의 배경을 더 자연스럽게 만들었던 것이다...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는 아가타르코스를 수하에 두고 무대의 그림이라는 뜻의 스케노그라피아skenographia(고대 그리스의 투시화법)라는 기술을 다룬 책을 남겼다.
당시까지 그리스 미술에서는 물병을 칠할 때 말고는 원근법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그리스의 벽화를 그린 화가들은 모든 수평선에 하나의 소실점을 잡았다...
제4장 음향학
제5장 기계학
132/ ... 아르키메데스가 기원전 213년 광학을 어떻게 이용해 시라쿠사를 포위한 로마 함대를 겨냥해 '죽음의 광선Death Ray'(레이저 총)을 고안했는지 살펴보았다... 아르키메데스는 지레와 평형추를 거대한 '기계발톱'이라는 무시무시한 무기로 발전시켰다...
헬레니즘 시대에 전쟁이 한창일 무렵, 군사기술은 응용과학에서 가장 핵심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실행한 사람은 아르키메데스가 태어나기 400년 전 아이네이아스 탁티구스Aeneas Tacticus, 300년 전 페르가뭄의 비톤Biton과 크테시비우스Ctesibius, 그의 후계자 비잔티움의 필론Philon(기원전 200년경), 아테나이우스 메카니쿠스Athenaeus Mechanicus(기계공학자, 기원전 100년), 알렉산드리아의 헤론Heron(서기 100년)이다... 이들이 개발한 것으로는 움직일 수 있고 길이를 조정할 수 있는 사다리, 쾌속 불화살 발사기, 용수철이 달린 투석기, 압축공기로 발사하는 투석기가 있었다.
135/ ... 그리스 극장은 에퀴클레마Ekkyklema라 불리는 장치를 사용했다. 이 단어는 원래 '바퀴가 달린 무엇'이라는 뜻이다... 이밖에도 일반적인 그리스 극장에서는 머신machine과 동의어인 메카네mechane라 불리는 장치를 흔히 이용했다... 라틴어로 이러한 배역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또는 '기계에서 나온 신'이라 불렀다...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가에는 아테네의 민주주의라는 '연극'을 위해 만든 기계가 하나 더 있었다. 아테네 시민의 광장 아고라에는 클레로테리온kleroterion이라 불리는 슬롯머신이 있었다... 재판장은 다른 재판에 참여할 배심원을 고르기 위해 이 작업을 반복했다.
137/ 전형적인 그리스 발명가 중 한 사람으로 다이달로스를 꼽을 수 있다... 그는 곧 크레타 섬의 미노스 왕의 궁정 건축가가 되어 반인반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미로로 된 감옥을 설계했다... 감옥에 갇힌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깃털, 밀랍, 나무로 날개를 만들어 미노스 왕의 궁전을 탈출했다...
전설에 따르면 다이달로스는 보거나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조각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그는 수은을 부으면 움직이는 아프로디테 여신의 조각상을 만들었다고도 전해진다.
크레타 섬에 사는 탈로스라는 이름의 구리로 만들어진 조각상은 하루에 세 번씩 해변을 따라 거닐며 보초를 서고, 바위를 굴려 침입자를 막거나 벌겋게 달아오른 구리 상태로 적을 끌어안아 태워죽였다고 한다. 아폴로니우스Apollonius에 따르면 탈로스의 유일한 약점은 '피'를 운반하는 혈관이었다.
...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가 신들의 파티장과 자신의 대장간 사이를 자동적으로 왔다갔다 하며 음식을 나르는 황금바퀴가 달린 쟁반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있다...
... <꿈에 대하여On Dreams>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물 밑에 잠긴 인공 개구리에 관한 기록도 남겼다. 그에 따르면 이 개구리를 누르고 있던 소금이 용해되면서 잠겨있던 개구리가 한 마리씩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한다.
고대 자동장치 가운데 최고의 걸작은... 헤론이 고안했다. 그 놀라운 장치는 바로 '자동 극장'이었다...
142/ 헤론은 한 번에 포도주를 한 컵만 따를 수 있는 자동 정지장치를 발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부표장치 덕에 자동으로 포도주가 채워지는 그릇도 고안했다.
헤론의 또 다른 발명품에는 신전의 이중문도 있었다...
이밖에도 헤론은 '노래하는' 금속 새를 만들었다. 이 새는 금속으로 만든 나무 위에 앉아 압축공기의 힘으로 노래를 불렀다. 또한 헤론이 발명한 것 중엔 기압으로 작동하는 분수도 있었다. 이 분수는 봉인된 컨테이너 안의 공기를 태양열로 가열해 팽창시킨 압력을 이용했다... 헤론은 공기를 단지 텅 빈 무언가로 생각하기보다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물질이라고 단정하고 자신의 견해를 실험적 증거로 뒷받침했다.
144/ 헤론과 그의 제자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면 다른 물질로 채워진다는 발견에 영감을 얻어 사이펀siphon을 발명할 수 있었다... 인류에게 가장 유익하면서 가장 단순한 장치로 피하 주사기를 꼽을 수 있다...
147/... 이것발고도 피스톤으로 끌어올리는 펌프도 있다. 헤론이 발명한 이 장치는 두 개의 실린더를 이용해 수압을 높여 불이난 건물을 향해 물을 발사했다.
... '아르키메데스 스크루Archimedes Screw'라고 알려진 이 장치는 한쪽 끝에 핸들이 달린 스크루 모양의 작은 기둥Shaft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스크루는 긴 파이프 안에 편안하게 자리 잡고 있다...
... 헤론의 계승자인 크테시비우스와 비잔티움의 필론은 또다른 경이적인 장치를 고안했다. 크테시비우스는 수압으로 작동하는 자동 오르간과 자동 물시계를 만들었다. 필론은 동전을 투입해 작동시키는 자동판매기를 개발했다. 기도하기 전에 손을 씻고 싶은 숭배자들이 이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떨어뜨리기만 하면 물에 뜨는 비누와 성수를 얻을 수 있었다.
... 그리스인들의 두 가지 발명품... 하나는 안티키테라 메커니즘Antikythera mechanism이라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컴퓨터와 다른 하나는 헤론이 발명한 '증기기관'이다...
151/ 호박은 보석으로도 쓰였는데 호박은 다름아닌 화석으로 변한 송진이었다... 호박이 태양처럼 따뜻한 빛을 낸다는 것에 착안해 그리스 신화에서는 호박이 태양신의 딸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설명했다... 파에톤의 설화에서는 눈물이 땅에 떨어지면서 태양의 열기에 굳어 호박 덩어리로 변했다고 한다.
그리스어로 호박은 일렉트론elektron인데, 일렉트론이라는 단어는 태양을 의미하는 헬리오스Helios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호박에 영혼이 있기에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운동한다고 주장한 최초의 인물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Thales(기원전 7-6세기)였다. 2세기가 지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호박에서 원자가 방출되어 바깥으로 흐르고 다른 물질이 이 원자를 끌어당겨 표면의 빈 구멍을 채운다는 이론을 전개했다...
... 마그네스Magnes라는 이름을 가진 양치기의 전설을 찾을 수 있다. 양치기 마그네스는 신발의 발바닥에 쇠로 만든 못이 붙는 것을 보고 자철석을 처음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어원으로 추정되는 것은 이 단어가 마그네시아Magnesia라는 이름의 땅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같은 이름의 지역이 마케도니아 근처와 터키 두 곳에 있는데, 이곳에는 자철석이 흔했다. 그리스인들은 자석을 '헤라클레스의 돌'이라고 불렀다...
153/ ... 기원전 3세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건축가 티모카레스Timochares가 자석의 사원을 설계했지만 살아서 이를 완성하지는 못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과 아르시노에Arsinoe 왕비에게 바쳐진 이 사원에는 여왕의 철상이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이 철상은 반대편에 있는 자철석의 힘을 이용했다. 4세기-5세기경에 살았던 시인 클라우디아누스Claudian에 따르면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자석 조각상과 아프로디테의 연인, 아레스의 철 조각상을 알렉산드리아의 아프로디테 사원 의식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제사장이 이 두 조각상을 가까운 거리에 놓으면 두 철상이 서로의 팔에 안기려 저절로 달려가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제6장 화학
172/ 마리아가 발명한 세 가지 연구실... 설비는 발눔 마리아balneum Mariae, 케로타키스kerotakis, 트리비코스tribikos라는 기계다.
발눔 마리아(마리아의 욕조)는... 중탕기였다... 프랑스 요리사들에게 이 기계는 뱅 마리에bain-marie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케로타키스는... 뚜껑 달린 컨테이너 안에 납작한 팬이 들어있는 기구를 말한다...
... 트리비코스는 세계 최초의 증류기였다...
174/ 현대의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80가지의 다양한 화학적 도구 또한 헬레니즘 시대의 연금술사들에게서 비롯되었다. 이 도구에는 욕조, 비커, 버너, 도가니, 접시, 필터, 플라스크, 용광로, 병, 국자, 막자사발과 막자, 냄비, 작은 유리병, 교반용 막대, 여과기 등이 포함된다...
제7장 지리학과 지질학
180/ 트로이 전쟁 이전, 그리스 무역의 전초기지는 시리아 해변의 우가리트Ugarit에 자리잡고 있었다...
미케네 왕국이 몰락하면서 너도나도 그리스를 탈출해 터키 서부 해안의 피난처에 정착했다. 암흑의 시대가 끝나자 페니키아Phoenicia 상선이 그리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무역품을 운반하면서 상업이 다시 꽃을 피웠다...
182/ 신비로운 대서양을 탐험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650년, 에게 해의 사모스섬 출신인 콜라이우스Colaeus라는 선장이 쓴 기록이다. 기원전 5세기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의 책 <역사History>에 따르면 콜라이우스는 항로에서 벗어나 지브롤터 해협을 가로지른 후 스페인의 남서부 해안에 좌초했다. 그는 여기에서 1톤 반의 진귀한 은을 싣고 돌아왔다고 한다.
1세기 반이 흘러(기원전 530년경)... 에우티메네스Euthymenes... 유망한 무역로를 개척하라는 명을 받고 마르세유를 출발했다... 마르세유는 당시 그리스의 식민지였다. 서기 2세기에 활동한 작가 아엘리우스 아리스티데스Aelius Aristides에 따르면 에우티메네스는 지브롤터 해협을 떠난 후... 서부 아프리카의 언덕배기를 둘러 남하해 카나리섬을 지나 세네갈 강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곳에서 그는 악어와 하마가 물에서 첨벙대는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기원전 500년... 카르타고의 제독 한노Hanno... 선단은 60척의 배에 3만 명의 사람이 타고 있었다... 하마와 악어가 득실대는 세네갈 강을 통과하면서 용암이 흘러 바다로 유입되는 광경을 목격했다. 적도에 도달한 한노는 박학다식한 원주민 통역사가 '고릴라'라고 부르는 털복숭이 남녀로 가득 찬 섬에 정박했다...
이로부터 200년 후 그리스인이자 마르세유의 시민이었던 피테아스Pytheas는... 북쪽을 여행했다... 그는 아이슬란드를 '툴레Thoule'라고 불렀다... 이러한 인용문은 대부분 그리스의 지리학자 스트라보Strabo를 비롯한 비평가의 작품에 나와 있다.
187/ 그리스 선원들은 대서양뿐 아니라 중동의 바다도 탐험했다. 헤로도토스가 말하길 기원전 520년 스씰라스Scylax라는 선장 한 명이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 1세Darius I로부터 인더스 강을 타고 인도양을 거쳐 홍해까지 항해하라는 임무를 하사받았다. 이 항해는 2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인도 육로를 통해 오지를 탐험하면서... 네아르쿠스Nearchus는 남부 인도에서 티그리스 강까지의 여행을, 원스크리투스Onescritus는 스리랑카의 여행기를 설명했다.
188/ ... 한 권은 밀레투스의 헤카타이오스Hecataeus가 이집트에서 인도에 이르는 주변 세계를 상상력을 발휘해 기술한 <지구의 탐험The tour of the earth>이다... 다른 한 권은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도토스가 그리스와 페르시아 제국 간에 일어난 전쟁의 배경을 연구하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지역을 홀로 방문하여 쓴 작품이다.
189/ 현존하는 고대 지리학의 가장 광범위한 업적... 옥타비아누스Gaius Octavianus의 집권 시기에 그리스인 스트라보가 저술한 17권 짜리 <지아그라피카Geographica>이다...
190/ 호메로스의 책 <일리아드>에 따르면 당시의 그리스인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 동그란 강이 지구의 끝을 두르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동그란 강을 가리켜 대양이라 불렀다. 이러한 믿음은 수백 년에 걸쳐 지속하였고 기원전 6세기의 대표적인 인물인 아낙시만드로스나 밀레투스의 헤카타이오스 역시 이러한 견해를 유지했다. 하지만 헤로도토스는 이러한 이론을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
191/ 사실 그리스인들이 매혹된 이 추상적인 관념이 바로 지구의 모양을 실제 지구의 모습인 구형으로 완전히 새롭게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철학 사조의 영향으로 지구가 평평한 원판이 아니라 구형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관염을 처음 떠올린 철학자나 과학자가 누구인지는 잘 모른다. 아마도 기원전 6세기 중반에 태어난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아닐까 싶다...
파르메니데스Parmenides라는 설도 있는데, 파르메니데스는 피타고라스 학파에 영향 받은 기원전 5세기의 철학자였다... 기원전 5세기의 철학자 필로라오스Philolaus라는 설도 있다...
194/ 기원전 6세기 후반의 사상가 크세노파네스Xneophanes와 헤라클리토스Heraclitus와 같은 사람들은 언덕 꼭대기에서 화석으로 변한 조개껍데기를 발견하고 지구 표면이 항상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었을 거라고 가정하며 지중해가 땅을 덮었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라고 유추했다...
한편 2세기에 걸쳐 다수의 그리스 사상가들은 나일강이 매년 범람하는 이유를 사색했다. 폭우, 눈이 녹은 물, 대서양의 물이 아프리카의 심장부까지 도달하는 것이라는 등 각양각색의 가설이 난무했다. 또한 무엇이 바위를 만들고 왜 사막이 메마르고 왜 간만의 차가 발생하는지를 이성적으로 사색했다. 다른 문명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금세 잊거나 원시적 공포와 경외감을 느끼는 게 고작이었다...
195/ 그리스 역사에서 처음 지도를 만든 사람은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기원전 6세기)였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지구를 납작한 원반으로 묘사했다. 헤카타이오스 또한 이러한 견해에 따라스 동료가 그린 지도를 다듬고 주석을 달았다.
시간이 흘러 피타고라스, 파르메니데스, 에우독소스Eudoxus는 지구를 다섯 개의 기후지대로 나뉜 구로 묘사했다... 기원전 3세기에는 에라토스테네스Dratosthenes가 지구의 표면을 가로선과 세로선이 불규칙적으로 배치된 직교 형태의 격자로 뚜렷이 나눴다. 기원전 2세기 중반, 니케아의 히파르코스Hipparchus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선을 규칙적으로 배치해 위도선과 경도선으로 만들었다. 서기 2세기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 수학자 프톨레마이오스는 지표의 모습을 실제의 지구처럼 구부러진 모습으로 만들어 위도선과 경도선을 구형의 지구에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적도의 위도를 현재 우리와 마찬가지로 측정했고 경도선이 대서양의 카나리아 제도를 거쳐 가는 것으로 구성했다.
... 경도는 계산하기가 훨씬 어려웠다. 히파르코스는 경도를 알아내는 천문학적 방식을 고안했다. 같은 시간에 동쪽이나 서쪽에서도 월식이 똑같이 보이는 현상을 이용하는 방법이었으나 이 또한 계산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197/ ... 그리스 학자 에라토스테네스(기원전 285-194)...는 오벨리스크와 알렉산드리아의 해시계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음 해 그는 아스완(고대 시에네)까지 여행하면서 이와는 정반대의 현상을 목격했다. 하지에는 전혀 그림자가 생기지 않았다...
1세기 반이 흘러 스토아학파 철학자 포시도니오스Posidonius(기원전 135-51경)는 알렉산드리아에서 보이는 카노푸스 항성Canopus과 로도스섬에서 보이는 카노푸스 항성을 서로 비교해 본 다음 에라토스테네스의 계산이 옳다고 확신했다.
제8장 기상학
203/ 가장 오래된 그리스의 문학 두 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헤시오도스의 <일과 나날Works and Days>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바람과 날씨이다.
206/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이 지구의 대기에 관한 주제를 논의한 적은 있었지만, 현재까지 남아있는 날씨를 다룬 최초의 책은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 시절 이후 4세기가 지난 기원전 4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과 테오프라스토스Theophrastus(기원전 371-287)가 저술했다.
207/ 테오프라스토스는... <날씨의 징후에 대하여On Weather Signs>라는 저서에서 달의 색깔 변화나 특정 동물의 행동 변화와 같이 자연에서 확연히 나타나는 징조를 통해 날씨를 예측하는 방법을 다뤘다...
209/ 고대 그리스의 기상학 연구 가운데 가장 위대한 업적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13.4미터 높이의 8각형 구조물이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그늘에 지금까지 서 있는 이 구조물은 기원전 1세기(사실 1세기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키르루스 출신의 그리스 천문학자 안드로니쿠스Andronicus가 설계했다. 이른바 바람의 탑이라 불리는 이 구조물은 바람의 남신 8명의 조각상에서 따온 이름이다. (북풍 보아레스, 서풍 제피루스 등)
제9장 천문학
219/ 이오니아 해변에 정착한 그리스의 거주민들은 진취적인 기상으로 번성하는 도시를 건설했다. 특히 밀레투스Miletus는 무역이 융성했다. 상업을 촉진하고자 했던 그리스인들은 리디아인의 새로운 발명품인 화폐제도를 활용했다...
220/ 그리스 르네상스의 극단주의는 철학자 겸 시인 크세노파네스(기원전 580-480경)의 시에서 엿볼 수 있다...
말이나 소가 손을 가졌고
그들이 인간과 같이 우상을 만들 수 있다면
말들은 질주하는 말과 같은 신을
소 떼들은 음메 소리를 내며 우는 신의 형상을 만들었을 것이다.
-크세노파네스 <단편Fragments> 중에서
222/ ... 사실 아낙시만드로스는 지구를 납작한 원판으로 묘사했다... 아치형의 하늘이 지구를 덮고 있다는 동방국가들의 우주관과는 현격히 달랐다.
아낙시만드로스는 다른 천체가 우주에 떠다니는 지구를 공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낙시만드로스는 해나 달, 기타 행성들을 구의 형태로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목격한 별들은 실제로 줄을 지어 존재하며 거대한 천체 바퀴로 영원히 지구 주변을 도는 타오르는 구멍이라고 상상했다.
225/ ... 사모스의 아리스타르코스(기원전 310-250)는 천체의 크기를 최초로 측정했다... 게다가 지동설을 개진하여... 푸대접을 받았다. 실제로 그를 열렬히 지지했던 고대 천문학자는 셀레우시아(티그리스 강 유역의 고대도시)의 셀레우코스Seleucus 한 사람뿐이었다...
226/ ... 에우독소스(기원전 4세기-3세기)나 페르가의 아폴로니우스Apollonius(기원전 200년경)와 같은 다수의 고대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고 해답을 만들었다...
... 히파르코스(기원전 200년경)... 별 자체에 집중했다...
나아가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에 히파르코스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구를 발명해...
이러한 발명품들 가운데 디옵트라dioptra와 아스트롤라베astrolabe라는 기구가 있다...
230/ ... 1900년 고고학자들이 에게 섬의 바다 밑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해면 채집 다이버가 이 장치를 처음 발견했다. 이 장치에는 섬의 이름을 따라 안티키테라 메커니즘Antikythera Mechanism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기원전 80년에 설치되고 이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제10장 생물학
257/ 테오프라스토스와 아리스토텔레스 두 사람 모두 플라톤의 학원인 아카데미아의 문하생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리케이온Lykeion이라는 아테네 학원을 설립했을 때 테오프라스토스는 그를 따라 학우가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죽기 전에 막역한 친구인 테오프라스토스를 리케이온의 신임학장으로 임명했고 테오프라스토스는 35년간 그 자리를 지켰다. 그뿐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는 테오프라스토스에게 두 명의 자식을 맡기고 도서관과 논문, 정원까지 그에게 물려주었다. 테오프라스토스는 원예가로 살다가 8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 물려받은 정원에 묻혔다.
258/ ... 헬레니즘 시대가 전개되면서... 그리스 시민이 이집트에 정착하면서 시체 해부를 금지하던 오랜 금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집트인들은 30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시체 해부를 신성한 기술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학의 이름으로 시체를 해부한 그리스 내과의사로 헤로필로스Herophilus(기원전 330-260)와 또 한 명 에라시스트라투스Erasistratus(기원전 315-240경)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기원전 5세기에도 알크마이온이 인간의 장기를 해부한 적이 있다.
260/ 이후 로마제국 시절에 이르러 의학자들은 해부를 시행했다... 당시 가장 유명했던 생물학자는 내과의사 갈레노스(129-199)였다...
제11장 의학
271/ 아스클레피우스의 사원에는 독이 없는 성스러운 뱀들이 갇혀 바닥을 미끄러져 기어 다녔다. 뱀이 벗은 허물은 인체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했다. 이에 아스클레피우스는 뱀이 휘감고 있는 지팡이를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 뱀 두 마리가 휘감긴 날개 달린 지팡이... 이것은... 상업의 신 헤르메스의 상징으로 밝혀졌다...
제12장 심리학
295/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 출입문 높은 곳에는 '너 자신을 알라Gnothe seauton'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인간의 가장 어려운 숙제이자 그리스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310/ ...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그의 책 <꿈에 대하여On Dreams>에서 의식에 머무르는 과거의 기억이 수면 중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이론화 했다. 그의 또 다른 책 <수사학Rhetoric>에선 젊은이와 노인이 어떻게 정반대의 정서를 갖게 되는지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이상주의에 끌리고 즉흥적인 경향을 띠며 나이든 사람들은 실용성과 주의력을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311/ 를라톤은 그의 책 <국가 The Republic>에서 환상과 실재를 구분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인간성이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위계라고 주장했다... 원초적 단계는 감각에 뿌리박힌... 원초적 욕망으로... 두 번째 단계는 의지로 구성된다... 세 번째 단계는... 지성이다...
제3부 과학이 살아남는 법
제13장 과학을 지킨 로마인들
제14장 현대과학으로의 여정
340/ ... 콘스탄티누스 대제Constantinus I에 이르기까지(서기 312-337) 로마는 자그마치 28개의 공공 도서관에 그리스와 라틴의 문학 서적과 과학 서적들을 담았다...
346/ 로마 교회에서 라틴어를 썼기에 그리스어로 된 원전들은 (읽을 수 있었다 할지라도)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351/ 알렉산드리아의 대도서관은 서기 270년경 자취를 감췄지만 콘스탄티노플에는 세 개의 도서관이 남아있었다...
제4부 또 다른 문명에서 잉태된 과학들
제15장 마야문명, 태양의 제국을 짓다
368/ 2012년이 바로 기원전 3113년 시작된 마야의 장주기가 끝나는 해다...
제16장 스톤헨지, 거석에 숨겨진 과학
제17장 고대중국, 질주를 멈춘 과학의 기차
401/ ... 강과 협곡을 건너기 위해 현수교를 밧줄에 매달아 만들고(1세기), 손으로 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계식 석궁(기원전 4세기)을 만들어 활의 사정거리를 늘리고 파괴력을 높였다... 자석으로 만든 나침반의 원형이 등장한 시점은 기원전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독특한 발명품은 이른바 '남쪽 마차'라 불리는 기원전 3세기의 작품이다...
... 이 마차에 설치된 차동기어는 달라지는 바퀴의 회전방향을 감지하고 조각상이 든 팔을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향하게 할 수 있었다. 반면 유럽에서는 1879년이 되어서야 차동기어가 등장했다.
손잡이를 비비면 물을 쏟아내는 금속 사발(기원전 5세기)도 중국에서 만든 놀라운 발명품에 속한다. 그 밖에도 비었을 때 물이 쏟아지도록 '다수의' 편심된 무게중심을 이용해 설계한 물병(기원전 3세기), 마법의 손전등, 움직이는 동물의 영상을 화면에 투사하는 만화경도 있었다(서기 2세기). 멀고 미세한 진동에도 구리공이 구리 두꺼비의 입으로 떨어지게 만든 지진계(서기 2세기)도 있었고, 햇빛을 받을 때 '속이 들여다보이는' 마법의 철제 거울(서기 5세기)도 있었다. 이 거울의 반들반들한 정면을 응시하면 뒷면에 아로새긴 숨은 그림이 나타났다...
에필로그 "미지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