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필
쓰지 않는 배
개펄에 내버려져 물 속에 잠기기도 하고
낚시꾼의 한가로운 배나
어부들의 살기 바쁜 나룻배가 스쳐지날 적에도
고기를 하나 낚아챈 갈매기
까륵 까르륵 웃으며 돈다
시커먼 선체 속에 흔적을 소금절이고
모두가 떠나버린 이곳
물살꺼풀의 정밀을 즐기네
한 갈매가 소나무 벼랑 위를 오르면
무리지어 따라 오른다
그대 버려진 배가 없었더라면
이 내 버려진 몸은 얼마나 더 서러웠을 것인가
(1988.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