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르누스

조영필

by 조영필 Zho YP

사투르누스



(옛날 히브리에서는 신들의 조각을 우상이라 하여 불살랐다.)

고야, 당신은 처음 두 장의 ‘마하’ 그림으로 다가왔어요


(미개한 게르만에게 포교하기 위해 로마에서는 믿음어린 조각을 허용하였다.)

고야, 조금은 알게 되었어요, 인생의 상쾌함과 신비스러움, 이젠 어두침침한 율동을 보고 싶어요


(그때 출렁이는 신앙으로 빚어진 형상은 오늘날 예술지상탑을 쌓아올렸다.)

고야, 끔찍하면서도 처연한 표정들, 당신의 마법사는 무슨 힘이죠?


거인의 손가락은

모조리 여린 살을 꿰뚫고

무조건의 입으로

남은 팔 한 가닥을 쑤셔 넣는다

무참한 인간의 팔은

마지막 궐기인 양 들이밀린다



(1984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