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코 포파 (조영필 역)
센텐드레(Szentendre)*
당신은 영원의 끝으로 달아났네
일곱 걸음을 더 걸었네
북쪽으로
낙원의 강**에서 건져냈네
당신의 이름을 딴 성자의 해골
그리고 그 정상에 당신은 세웠네
일곱 개의 태양 사원
그 돔 아래서 불 질렀네
일곱 노인 떡갈나무***
그리고 그들을 포도주로 성화했네
그 불에서 멧비둘기 일곱 마리를 구해 주었네
새들과 함께 일곱 저녁을 노래 불렀네
당신은 붓꽃**** 냄새를 맡았네
하늘의 광환(光環)에 자신을 가두었네
그리고 침묵했네
SZENTENDRE
You fled to the end of eternity
Тook seven more steps
Towards the north
You took out of the river of paradise
The skull of your namesake saint
And on its toр you built
Seven sun shrines
Beneath the dome you set on fire
Seven old-men oaks
And anointed them with wine
From the fire you freed seven turtle-doves
With them sang seven vespers
You smelt an iris flower
Locked yourself in heaven's corona
And fell silent
Note:
헝가리는 부다페스트를 기점으로 도나우 강 근교 지역(약 45km)을 묶어 도나우 벤트(Danube Bend)라 부른다. 도나우 벤트 중 ‘센텐드레’는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다. 1000년의 역사가 흐르는 고도로 사적과 문화유산이 많고 17~18세기의 화려한 건축물들이 도시를 빛낸다.
이 도시는 약 1000년 전, 고대 때부터 사람들이 정착했다. 로마제국의 통치 시절에는 ‘늑대성’으로 불리며 군사적인 요충지 역할을 담당했다. 9세기에 마자르족이 장악했고 16세기부터는 오스만투르크(1541~1686)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때 원주민들은 대거 이 도시를 떠났다. 17세기 말, 16년간의 질긴 오스만투르크와의 전쟁(1683~1699)을 끝내고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의 신성로마제국이 이 도시를 점령한다. 이때부터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슬로바키아인 등 지중해 연안 사람들이 이주해오면서 바로크 스타일의 주택과 지중해풍의 교회 등을 건축한다. 자그마한 시골 마을이었던 센텐드레는 1872년에 도시로 승격됐고 2010년에는 인구가 2만5000명이 될 정도로 그 규모가 커졌다.
센텐드레의 메인 광장은 오래전부터 부다, 비셰그라드, 필리스의 시골길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였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1763년에 만들어진 ‘페스트 십자가’가 서 있다. 세르비아 상인들은 페스트에서 구제된 것에 감사하며 바로크 양식의 그리스 정교 십자가를 도시에 헌정했다. 십자가에는 그리스도의 이콘(Icon)이 새겨져 있다. 십자가 밑에는 세르비아 남자가 거꾸로 묻혀 있다는 전설이 흐른다. 옛날 세르비아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위로 올라온다고 믿는 관습이 있어 시체가 나오지 못하도록 머리를 밑으로 매장했다는 것이다.
센텐드레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플레바니아(성 요한) 교회로 향한다. 약간 경사진 언덕의 좁은 골목에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건물이 많다. 이 교회 자리는 원래 성채였다. 중세 때는 성 안드레(Saint-André)를 위한 로마네스크 스타일의 작은 교회가 있었다. 성 안드레는 ‘센텐드레’라는 지명과 무관하지 않다. 이후 몽골의 침공으로 파괴됐다가 1241~1280년 사이에 재건됐고 14~15세기에는 고딕 양식의 석조 성당이 최초로 건축됐다. 16세기에 터키 침공으로 파괴됐고 지금 건물은 18세기의 것이다.
현재의 와인 박물관도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도시의 와인 만들기는 수세기 동안 오랜 전통을 이어왔다. 오스만투르크 침략 이후 이주민(세르비아인, 달마시아인, 그리스인)들은 적포도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19세기의 펌프는 아직 남아 있고 당시 집집마다 갖고 있던 코챠뇨(kacsárnya, 포도주 저장실)도 많이 발견됐다. 코챠뇨 1호집은 신성로마제국 황제 요제프 2세(1741~1790, 재위 1765~1790)가 치안 판사의 비리를 조사하라고 조사관에게 준 집이다. 이 집에서는 헝가리의 유명한 작가 모르 요커이(Mór Jókai, 1825~1904)가 러브 러비(Rab Raby)라는 작품을 집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보그다니 거리에서 가장 가까운 도나우 강에서는 옛 로마시대의 돌다리 흔적, 센텐드레의 섬, 포도원의 아름다운 언덕 등을 볼 수 있다.
(출처: 여성조선, 2020. 7. 6.)
*After the Turks tried unsucessfully to take Vienna in 1683, the Austrians went on the counter-offensive, liberating Hungary. This sparked off uprisings in the Balkans, and the Austrians even briefly liberated Belgrade and - a few years later (1718-1739) - Nothern Serbia. In 1690 the defeat by the Turks of an Austrian army in which Serbian volunteers were fighting caused a massive migration of Serbs northwards into Hungary. Szentendre ('St Andrew's') on the Danube north of Budapest became an important centre of Serbian trade, religion and culture.
**'the river of paradise': 'And a river went out from Eden to water the garden; and from thence it was parted, and became into four heads. The name fo the first is Pison: that is it which encompasseth the whole land of Havilah, where there is gold.' (Genesis ii, 10-11). Slav exegetes took Pison to be the River Danube.
***'old-men oaks': the oak was a sacred tree of the ancient Slavs, its cult surviving (with a Christian veneer) into comparatively recent times; it was sacred to Perun, the god of thunder.
****'iris flower': the iris(perunika) was, as its name suggests, also sacred to Perun. (시집 주, 4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