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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Feb 04. 2022

가을 산길

조영필

가을 산길




친구들이 아침 출근으로 분주할 때 일터 매트릭스에서 삭제된 나는 좀 이른 나이에 가을 아침 산길을 걷는다 길은 가을 단풍 낙엽으로 풍년이다


여름의 매트릭스에서 벗어난 잎들이 싱그러운 아침 햇살, 작열하는 낮의 태양 그리고 저녁 노을을 모두 머금은 채 산야에 누워있다


지난 가을에는 방구석에 틀어박혀 계절이 움직이는 지도 모르고 늦은 나이에 학위 논문을 쓰고 있었다

 

한 해 동안 읽은 논문들이 바스락거린다

지금 내가 읽는 논문들도 바스락거린다


산이 여기저기서 쿵 쿵 거린다 여기저기서 아직 미련이 남은 잎들이 쿵 쿵 거리며 떨어진다



(2021.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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