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성의 비밀

모기 겐이치로

by 조영필 Zho YP

16/ 200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잭 킬비Jack St. Clair Kilby의 번뜩임은 좋은 예입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근무하던 1958년 여름이었습니다... '집적 회로'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17/ 어떤 웹사이트의 중요도를, 그 사이트에 링크하는 다른 사이트의 중요도Page Rank의 합계로 판단한다는 매우 단순한 번뜩임이었습니다.


19/ 19세기...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미생물은 자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세균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실험으로 밝혀내 종래의 자연발생설을 뒤집었습니다.

... 자연에는 결코 비약이 없습니다. 사물에는 반드시 연속성이 있습니다...


23/ 번뜩임의 순간은 두뇌가 가장 좋아하는 일입니다. 번뜩임은 좋은 성적을 받아서 칭찬을 받는 것보다, 돈을 버는 것보다 두뇌에 훨씬 더 큰 기쁨을 줍니다.

... 인간이 쾌락을 느낄 때 뇌 속에서는 대뇌변연계에 있는 감정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특히 뇌에서 즐거움을 처리하는 시스템인 보상중추에서는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됩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두뇌가 번뜩이는 순간 이 보상중추가 활성화된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두뇌는 번뜩임이 매우 기분 좋은 것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24/ 수학자들이 해결되지 않은 수학 문제를 놓고 매일 끙끙거리며 씨름하는 것은 거기에 무엇보다 강한 쾌락이 있기 때문입니다...

... 음악을 통해 느끼는 기쁨은 생물이 지닌 원시적인 쾌락과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감동적인 음악을 들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매력적인 이성과 만나고 있을 때처럼, 두뇌 보상 중추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되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26/ ...번뜩임이 일어나면 뇌는 기쁨과 만족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번뜩인다는 것은 뇌 속에 있는 쾌락의 샘을 자극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 A10 신경이라는 쾌감 중추가 자극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뇌 연구를 하면수 체험한 최고의 번뜩임은 '뇌 속에서 정보가 전달될 때, 마음 속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27/ 그 이전에 퀄리아qualia(감각질)라는 개념에 대해 뭔가 특별한 착상을 하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대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경험 가운데 계량할 수 없는 것을 퀄리아라고 부릅니다. 퀄리아는 원래 라틴어로 질감을 표현하는 단어로, 뇌 속의 신경세포의 활동에서 일어나는 주관적 감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빨간색의 감각, 물의 차가운 느낌, 밑도 끝도 없는 불안, 달콤한 예감, 이처럼 우리 마음은 수량화할 수 없는 미묘하고 절실한 퀄리아로 가득 차 있습니다...

... 0.1초의 짧은 시간에 신경세포가 일제히 활동을 하며 A10 신경이 활성화되고 도파민이 분비되었습니다.


32/ 실은 학습이란 번뜩임을 무수히 되풀이하는 과정입니다...

... 인지학습, 즉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학습에는 번뜩임이 필요합니다. 이에 비해 스포츠와 같은 운동 학습은 다른 뇌의 작용이 필요합니다. 몸을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배우는 것은 소뇌가 관여하는 순서에 따라 정해지는 '절차 기억'입니다. 따라서 인지학습의 메커니즘과 다릅니다.


40/ '철학의 길'은 왜 '철학의 길'일까

과거에 뇌가 번뜩였던 순간들을 돌아보면, 그것은 대부분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익숙한 길을 걷고 있을 때 일어났습니다. 이에 비해 익숙하지 않은 교토의 '철학의 길'을 걷다 보면 이런저런 주위의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뇌가 쉴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뇌는 시시각각 주위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기에 바빴던 거지요. 그럴 때 번뜩일 만한 여유가 있는 뇌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 길이 '철학의 길'이 된 것은 니시다가 매일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길 자체에 뭔가 특별한 장치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 따라서 번뜩임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뇌를 어떻게 쉴 수 있게 만들어 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걷는 익숙한 길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에게 '철학의 길'이라는 것이지요.


41/ 지루함이라는 공백이 필요하다

... 오히려 바깥에서 들어오는 정보는 번뜩임을 방해합니다. 편안하게 쉬는 분위기를 만들고 뇌에 공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 영감이 떠오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때 그림이나 음악은 긴장을 누그러뜨려 뇌에 공백을 만듭니다. 그림이나 음악에 담긴 '정보' 자체가 번뜩임을 촉진시키는 특별한 성질을 지니고 있지는 않은 것이지요... 모차르트의 음악이 만들어 주는 '아름다운 휴식이라는 공백'이 번뜩임을 불러일으킨 거지요.


43/ 일이나 공부에 매달릴 때 눈앞에 닥친 것 이외에 다른 것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뇌의 신경세포는 제멋대로 판단해서 필요가 없는 활동을 억제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쓰이지 않음'의 쓰임, 즉 '지루함의 효용'이 있습니다. 뇌는 아무 목적도 없는 상태로 내버려 두면 그제야 자유롭게 이런저런 활동을 합니다.


걷다 보면 좋은 생각이 나는 이유

제 경우에는 걸을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일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44/ ... 뇌가 비선형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선형 시스템을 설명하는 말 가운데는 '끌어들이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또는 걸을 때 발생하는 일정한 리듬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걸을 때는 운전을 할 때나 테니스 등의 운동을 할 때와는 달리, 대뇌피질 인지 영역의 회로가 긴장에서 벗어납니다. 이런 두뇌의 이완 덕분에 번뜩임을 얻기 위한 공백이 형성됩니다...


참고로 똑같이 긴장이 없는 편안한 상태가 된다고 해도 앉아 있을 때보다는 걷고 있을 때가 번뜩임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어느 정도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운동을 하는 것이 두뇌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지요.


50/ '지구에 있는 것은 떨어지는데 왜 하늘에 걸린 달은 떨어지지 않을까?


51/ 번뜩임의 소중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가 알아차리지 못한, 수없이 많은 소중한 것들을 향해 눈을 돌려야 합니다.


54/ <황제의 새 마음The Emperor's New Mind>이라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낸 옥스퍼드 대학의 천재 물리학지 로저 펜로저Roger Penrose의 주장 가운데 "창조하는 것과 생각해내는 것은 닮았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펜로즈는 이미 뇌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기억의 메카니즘과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려는 번뜩임의 메커니즘 사이에 유사성이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펜로즈의 가설을 생각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건망증이 생겼을 때의 감각입니다.


57/ 전두엽이 물었으나 측두엽이 대답하지 못하면 '건망증'

기억을 마지막으로 처리하는 곳은 뇌의 대뇌피질 가운데서도 측두엽입니다...전두엽에서 "이런 정보가 필요해"라고 측두엽에게 요청을 하게 됩니다. 이 요청에 대한 대답이 곧바로 돌아오면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고 측두엽에서 대답을 해 주지 않으면 '건망증' 상태가 됩니다.


'건망증' 이라는 것은 매우 불가사의합니다.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인식하고 있으니까요. 뇌과학에서는 이러한 감각을 'FOKFeeling of Knowing' 라고 부릅니다. 이 말을 번역하면 기지감旣知感 정도가 될까요? 기지감이 있으면서 전두엽에서 요청한 것을 측두엽이 대답하지 않는 상태가 바로 건망증이라는 것이지요.


58/ 로즈 펜로즈는 이 건망증 상태와 번뜩임을 요구하는 뇌의 상태가 매우 닮았다고 주장합니다.


61/ 인간의 기억은 기계의 메모리처럼 한번 저장되면 입력되었을 때와 변함없이 동일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편집됩니다. 그러니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맥락이나 문맥이 계속 변한다는 뜻입니다...


62/ ... '기지감'은 기억의 편집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64/ ... 기억은 기억한 것을 그저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거쳐 편집된 것을 재생하는 일입니다. 이 편집하는 힘이야말로 번뜩임을 낳는 원동력입니다.


65/ ... 뇌에 공백이 있다는 것은 그 공간에 무언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점점 나이를 먹어 가면서 공백이 줄어들면 즐거움도 줄어듭니다. 어쩌면 미래라는 것은 인생 최대의 공백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창조적인 사람은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늘 뇌 속에 공백을 갖고 있습니다. 생각이 유연하고 자유로워 보이는 것도 그것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반드시 틈을 가지고 있습니다. 틈이 없으면 창조성도 번뜩임도 생기지 않습니다.


73/ 종합하면, 뇌 속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면 먼저 전두대피질이 그것을 알아차리고 그 정보를 외측전전두엽피질로 보냅니다. 그러면 외측전전두엽피질은 어떤 부위의 활동을 강화시키고 약화시킬지를 결정하여 강약을 조절합니다.


번뜩임이라는 변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뇌는 전두대피질과 외측전전두엽피질의 '합동 작전'을 통해 번뜩임의 씨앗이 있는지 없는지를 늘 감시합니다. 그것은 '무의식'이라는 광대한 바다에 낚싯줄을 드리우고 물고기가 걸려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76/ 서로 다른 모드를 끌어내는 가장 큰 자극은 타인과의 교류입니다... 각 상황에 따라 제각각 다른 내가 되는 듯한 경험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때 뇌 속에서는 다양한 부위의 활동이 강화되거나 약화되면서 다양한 모드가 실현됩니다.


77/ ... 번뜩임도 낚시와 마찬가지입니다. 번뜩임이 생겼을 때 곧바로 그 번뜩임을 낚아채지 않으면 사라지고 맙니다.


79/ ... 뇌 속의 전두엽과 측두엽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늘 연락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깥 세계는 외부의 적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것처럼 언제나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마찬가지로 뇌 속에서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번뜩임 역시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이며 어느 날 갑자기 우리를 찾아와 놀라게 합니다.

그러나 번뜩임이 일어난 순간에 놀라게 되는 것은 자아의 중추인 전전두엽피질 뿐입니다. 측두엽의 입장에서는 놀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고 맥락이 있는 일이니까요. 동일한 자기 뇌 속에서 이처럼 커뮤니케이션이 불완전하게 일어나는 것은 매우 신기한 일입니다. 마치 뇌 속에 여러 개의 자아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81/ '즐거움'이라는 감정도 예상하지 못했을 때가 훨씬 강렬합니다... 번뜩임이 강렬함을 주는 이유는 거기에 최고의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번뜩인 순간 뇌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그 번뜩인 것을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세포는 0.1초 정도의 짧은 시간 내에 일제히 활동을 합니다. 수많은 신경세포가 동시에 발화發火합니다.


82/ 헵의 학습 법칙에 따라 생각해보면, 번뜩인 순간에 신경세포가 동시에 활동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이처럼 신경세포의 동시 발화를 통한 기억의 정착 작용에, '놀라움'이라는 감정의 작용어 더해지면 번뜩임의 기억은 보다 강해집니다.


84/ ... 바깥에서 뇌로 정보가 들어오면 제일 먼저 편도핵을 중심으로 정서를 담당하는 부위가 앞서서 반응하고, 그 영향을 받아서 해마가 최종적으로 측두엽에 저장해야 할 기억을 골라냅니다.


137/ 감정의 중추는 진화과정에서 볼 때 '오래된 뇌' 즉 구피질에 속하는 대뇌피질의 아래쪽에 있는 편도핵입니다. .. '포유류의 뇌'


138/ 감정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은, 충동과 욕망같이 무분별한 것이라서 이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 그것들을 억제해야 인간다운 사회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통념이 지배적이었습니다.


139/ 그러나 감정 연구의 새로운 조류에 따르면 감정과 이성이 일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놀랍습니다... 감정은 이성에 제어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성작용이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지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감정과 이성은 서로 한몸이 되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대처합니다...


직관이라는 것도 이성과 감정이 결합하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예입니다.


142/ ... 불확실하기 때문에 번뜩임이 일어납니다. 해답이 결정되어 있다면 번뜩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143/ ... '후회'라는 감정은 '일어난 것'과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것을 뇌의 기억 시스템 속에서 비교하고 정리해서, 다음에 비슷한 일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 존재하는 감정입니다. 감정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또한 한결같이 좋은 것입니다. 다양성이야말로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감정의 움직임에는 그것들을 꿰뚫는 하나의 흐름이 있습니다. 그것은 두뇌 보상중추와 관련된 감정의 작용입니다... 두뇌 신경세포의 연결이 바뀌는 것이 바로 '학습'입니다. 연결이 바뀌면 생각도 바뀌고 행동도 바뀝니다. 그런데 이 학습을 이끄는 것이 뇌에게 '보상'을 주는 감정 시스템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복잡하고 다채로운 감정의 생태학이, 보상이라는 '뇌 속의 통화'를 둘러싸고 펼쳐진다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145/ 신경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의 하나는 테오도르 W. 슐츠Theodore William Schultz라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신경과학자가 해냈습니다. 그는 '뇌 속의 통화'인 도파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146/ "적절한 맥락을 가진 불확실성은 그 자체로 뇌에게 감미로운 보상이 될 수 있다."


149/ 번뜩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 자체가 '적절한 맥락을 가진 불확실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50/ ... 이 실험의 결과는 연애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눈이 마주치면 뇌에게 즐거운 보상이 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153/ ... 확실한 보상과 미지의 보상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것이 '회사의 강화학습'에서도 가장 중대한 문제입니다.


154/ ... 타인과의 대화가 우리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우유성으로 넘치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치에서, 술에 취하면 녹음기처럼 했던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는 사람이나 이야기의 맥락이 없는 사람은 매력이 없고 지루합니다... 역시 규칙적인 부분과 무작위적인 부분이 섞여 있을 때 가장 매력적입니다.


... 번뜩임이 일어나기 전의 세계와 이어지는 '개연성(그럴듯함)'이 있기 때문에 번뜩임의 성과가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155/ 존 볼비John Bowlby라는 영국 심리학자의 주장 가운데 '애착 이론'이 있습니다.


... 아이들은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묻는 표정으로 부모를 바라봅니다. 이때 모르는 척하지 말고 제대로 바라봐 주거나, 위험한 일이 일어날 것 같으면 주의를 주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도움을 주는 등 아이들이 안심하고 세상을 탐색할 수 있도록 심리적 인프라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안전기지'입니다. 이러한 안정감이 없으면 아이들은 자유롭게 세상을 탐색할 수 없다는 것이 볼비의 발견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자유롭게 탐색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장차 문제아로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161/ ...창조적으로 산다는 것은 충분한 '안전기지'를 확보한 다음 불확실성을 즐기는 것이니까요...


164/ '세렌디피티serendipity'란 번역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을 우연히 얻는 응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세렌디프의 세 왕자들The Three Prices of Serendip>이라는 옛 이야기에서 유래된 단어로서, 주인공인 세 왕자들이 자기들이 찾고 있었던 것 이외의 보물을 우연히 발견하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세렌디프'는 스리랑카의 오래된 호칭입니다).


165/ ... '세렌디피티'라는 단어는 1754년 월폴Horace Walpole이 친구에게 쓴 편지 속에 최초로 등장합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친구에게 "우연히 행운을 얻는 능력을 '세렌디피티'라고 이름 붙이자"고 제안했습니다.


... 엄청난 행운이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세렌디피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166/ ... 켈로그 사의 시리얼(이스트가 들어가지 않은 빵을 만들려다가 새로운 식품을 발견) 역시 우연에 의해 얻어진 행운입니다.


167/ 번뜩임이 이전에 축적된 정보에 의해 일어나는 것처럼, 세렌디피티 역시 노력이 축적된 바탕 위에서 일어나는 행운입니다. 그래서 세렌디피티의 교훈은 오히려 '인간의 노력은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그의 저서 <카르마 경영>에서...


168/ ... 그 특별한 순간은 "연구를 계속하다가 잠깐 쉬는 시간에 찾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꿈 속에 찾아오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169/ ... 17만 광년 동안 우주 속을 여행하다가 1987년 2월 13일에 고시바 교수가 만들어놓은 '가미오칸데'의 3,000천 톤의 물 속을 통과했습니다.


2002년에 노벨 화학상... 시마즈 제작소의 다나카 고이치도... 시약 배합을 잘못하는 바람에 '실수로' 단백질의 광학적인 물질분석장치의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170/ ... 2000년에 노벨 화학상... 시라카와 히데키... 실험을 하던 중에 플라스틱을 열에 그을리고 말았는데, 그것이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어...


171/ ... 18세기 이탈리아의 생리학자인 루이지 갈바니Luigi Galvani... 점심에 먹을 개구리 스프를 만들기 위해서 개구리의 살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나이프와 포크 등의 금속이 개구리의 몸에 닿았고 거기에 전기가 흐르자 개구리의 다리가 움찔하고 수축했습니다. 이것이 갈비니가 발견한 '동물전기'입니다.


1895년 ... 진공관 속에서 전기를 방전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던 뢴트겐은 그 관이 종이로 덮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에서 떨어진 벽에 칠해진 형광도료가 엷게 빛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176/ 행동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목적이 보이고 기회가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90/ 번뜩임이 주로 일어나는 무대는 측두엽을 중심으로 한 무의식의 공간입니다. 이 부분과 얼마나 의식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지에 따라 번뜩임은 더 자주 일어날 수도 있고 더 드물게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191/ 또한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무의식의 것을 의식 위로 끌어올린다는 의미에서 번뜩임의 메커니즘과 매우 비슷합니다. '전두엽(의식)과 측두엽(무의식) 사이의 대화' 번뜩임의 과정은 이 둘의 관계성에 의해 성립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앞에서 다룬 것처럼 '탈억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뇌는 자발적으로 움직입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 특정한 작용을 강제할 수 없는 기관입니다. 목적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무언가를 짜내려고 해도 뇌는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억제를 풀고 무의식을 지탱하는 뇌의 활동을 자유롭게 해 주는 것이 번뜩임, 또는 창의성을 살리는 비결입니다.


193/ 대화란 언어에 의한 '상황의 연금술'입니다.


194/ ... 타인과의 대화를 즐기는 것은 가장 가까운 '번뜩임의 수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5/ ... 전두엽만으로는 기억의 아카이브에 접근할 수 없으며, 측두엽만으로는 목적 의식이나 가치관이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체험은 측두엽에서 축적되고 의욕은 전두엽에서 만들어집니다.



출처: 모기 겐이치로 (이경덕 역), [창조성의 비밀], 브레인월드, 2007년 6월 25일 초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