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힘

김남국

by 조영필 Zho YP

12-16/ [인류역사를 바꾼 모방사건]


미국 시사 잡지 [라이프]가 지난 1,000년간 인류에 영향력을 행사한 10대 사건을 선정한 결과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견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등장하기 전에는 필사본이나 목판 인쇄로 책을 제작했다. 필사본의 경우 한 사람이 두 달 동안 쉼없이 일해야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었다.


기계 한 대로 일주일에 책 500여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되면서... 성서가 대량 보급되면서... 결국 종교개혁으로 이어졌다.


당시 유럽 중세 사회는 목판 인쇄술 외에 주화 등을 만들기 위해 금속을 가공하는 기술도 발달해 있었다. 특히 구텐베르크의 아버지는 조폐국에서 일했으며 그도 금 세공인으로 일하면서 금속을 다루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금속에 알파벳을 인쇄한 다음 판에 끼워넣는 방식을 택하면 중간에 글자가 틀려도 금방 수정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자를 하나씩 파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이처럼 주화 생산 방식을 활자 생산에 모방한 것이 그의 첫번째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


...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도를 압착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했던 와인 프레스는... 한국에서 활용한 금속활자의 경우 활자 위에 먹물을 묻히고 종이를 댄 다음 솜방망이로 탁탁 두드려 찍어내는 형태였기 때문에 단기간에 대량 생산을 하기에는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기술은 와인 프레스의 모방을 통해 유성잉크를 위에서 아래로 압착해 훨씬 빠르게 인쇄물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와인 프레스가 압착하는 대상이 포도가 아니라 종이와 잉크로 바뀌었던 게 역사를 바꾼 원동력이 된 셈이다.

애당초 포도주양조장에서 사용했던 '프레스press'라는 단어는... '인쇄기'를... '언론'으로까지 그 의미가 확장됐다.


17-19/ [도축장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자동차 가격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도입 이전인 1909년 950달러에서 새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인 1913년 550달러, 1916년에는 360달러 수준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가격이 급락했다. 조립 시간도 과거 13시간에서 1시간 30분대로 대폭 단축됐다.


... 당시 미국 본토에서는 냉동화물선이 개발되면서 해외시장으로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러자 쇠고기 수요가 늘면서 축산업이 급성장했다.


문제는 도축과정이 길고 복잡하다는 점이었다... 소를 부위별로 분리하고 내장을 떼어내는 과정 역시 복잡했다. 숙련된 기술자라도 하루에 두세 마리 이상의 소를 도축하기가 어려웠다.


고민 끝에 이들은 분업의 원리를 도입했다. 컨베이어 벨트에 도살한 소를 올려놓고 각 작업자마다 맡은 과업을 수행한 것이다. 한 작업자가 등심을 베고 나면 다른 작업자가 갈비를 떼어내는 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작업자들의 숙련도가 높아졌고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포드의 조력자였던 윌리엄 클랜은 시카고의 도축장에서 생산효율을 극도로 향상시킨 컨베이어 시스템에 주목했다... 이를 전해들은 포드는 6개월 후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도입한 공장을 가동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도축장에서는 작업자들이 손으로 소를 밀었는데 포드의 공장에서는 동력기를 달아 자동으로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인다는 것뿐이었다.


20-13/ [세기를 뒤흔든 위대한 모방가]


아이팟의 배터리는 소니가, 케이스는 고바야시가, 플랫폼은 미국 포털플레이어가, 메모리는 삼성전자가, 하드디스크는 도시바가, 생산은 중국 선전의 대만 업체가 담당했다. 애플이 한 역할은 핵심 콘셉트와 디자인을 정한 것뿐이었다.


잡스의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더욱 발전했다. 전 세계 누구라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개발자가 수익의 70%를 가져가는 파격적인 모델로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한 것이 아이폰의 핵심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하지만 잡스가 원래부터 이렇게 개방적인 성격은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 그는 애플과 맥킨토시 개발 과정을 모두 폐쇄적으로 진행했다... 그랬던 잡스가 달라졌다...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난 후 루카스 필름을 인수해 픽사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토이스토리] [인크레더블]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영화 비즈니스는 프로젝트에 기초해 움직인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스텝과 연기자, 설비 기술자 등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조직구조를 갖췄다가 과업이 끝나면 자신의 자리로 사라진다.


어느 날 필립스의 엔지니어이였던 토니 파델이 아이팟 개발 아이디어를 들고 왔다. 그는 애플에 오기 전 여러 곳에서 퇴짜를 맞았다... 잡스는 외부 인사였던 그를 아이팟 개발 책임자로 임명하는 놀랍도록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후 파델은 아이팟을 통해 온라인 음악 서비스인 '아이튠즈'를 만들었고...


27/ 비즈니스 측면에서 모방이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오데드 센카 교수의 [카피캣]에서는 모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모방의 범위는 정확한 청사진의 복제에서부터 어렴풋한 영감 또는 이 둘 사이의 어떤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 있다.


32/ 이식형 모방은 표면의 양상을 모방한다는 점에서 복제형 모방과 비슷하지만 그 대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BMW의 '아이드라이브idrive'가 대표적인 사례다. BMW는 자동차의 각종 편의장치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운전자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편의 기능마다 조작 버튼을 따로 달면 제어장치가 너무 복잡해져 애써 만든 기능들을 운전자가 외면하게 될 상황이었다. 실제 BMW7 시리즈의 경우 사용자들이 통제해야 할 기능이 무려 500개에 달했다. 게다가 버튼이 너무 많아지면 이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운전자의 주의력이 분산되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도 문제였다.


... 게임업체는 조이스틱을 발전시키면서 조작 용이성을 높이기 위한 그들만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이 벤처기업은... 차별화된 조이스틱을 개발하고 있었다.


한미 파슨스는...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든다'는 맥락에서... 좋은 일터의 이면에 있는 "공통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성공원리를 모방한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일터Great Work Place'의 원리를 정리한 로버트 레버링 교수의 이론이 모방에 큰 도움을 줬다... 원리형 모방을 활용할 경우, 이처럼 표면의 양상을 쉽게 변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7/ 하지만 복제형 모방은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바로 특허침해다... 인터넷의 발달로 모든 정보가 빠르고 투명하게 공개되는 세상에서 복제형 모방에 치중하는 기업은 신뢰를 얻기 힘들다.


39/ 고전적인 사례로 프링글스 프린트가 있다. 한 직원의 제안으로 P&G는 프링글스 과자에 글자를 새기기로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온도와 압력이 높은 과자 제조 공정 중에 프린트가 이뤄져야 하고 먹어도 아무 이상이 없는 등의 걸림돌이 있었다. P&G는 수소문 끝에 이탈리아의 한 제과점 주인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식형 모방을 활용할 때는 모방대상만 잘 찾아도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네일아트에서 활용하는 기구 및 기법들은 특이하게도 치과에서 이식해온 경우가 많다. 글루나 젤 등을 손톱 위에 올리는 용도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오렌지 우드스틱은 치과용품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된 제품이다. 인조 손톱 가운데 하나인 아크릴릭도 치과에서 틀니를 만들 때 사용하던 재료가 네일아트 영역으로 옮겨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사례에 해당한다.


40/ 대표적인 매니큐어 브랜드인 OPI도 쉽게 잘 벗겨지고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함유했던 기존 매니큐어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치과에서 활용되는 물질을 이용했다. OPI 창업자인 조지 쉐퍼는 치과에서 치아에 광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 물질에는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한 성분이 함유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잘 벗겨지지 않는 특성도 있었다.


... 네일아트숍에서 손이나 발에 팩을 해주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파라핀 욕조도 의료용 제품에서 모방한 것이다. 물리치료실에서 관절통증을 완화하는 용도로 사용하던 파라핀 욕조는 수분 공급 및 정서적 안정과 같은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네일아트 분야에도 확대 적용됐다.


48/ ... 발터 그로피우스... 그는 독일 퓌센의 노이슈반스타인 성에서 디즈니랜드의 주요 건물 아이디어를 얻었다... 누구라도 5프랑만 내면 포도를 마음껏 따갈 수 있게 한 것이다... '고객들이 마음껏 디즈니랜드를 돌아다니면서 스스로 가치(길)를 생산하게 하는 것'으로 변환할 수 있다... 그는 완성된 디즈니랜드에 잔디 씨를 뿌리고 사람들이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게 했다... 1971년 런던에서 열린 조경 심포지엄에서 가장 훌륭한 도로 설계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다.


61/ 슘페터는 혁신을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재조합한 결과 만들어진 인공물artefact resulting from the recombination of existing knowledge'이라 강조했다.


경제 성장의 원천이 절대지대에 있는지 아니면 차액지대에 있는지 관심이 있던 시절에 나온 혁신에 대한 그의 통찰도 대단하지만, '혁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분석도 놀랄 만큼 본질을 간파하고 있다.


64-69/ ['좋은 모방'으로 가는 지름길]


1단계는 '문제의식 갖기' 2단계는 '핵심과제 선정' 3단계는 '모방대상 탐색' 4단계는 '재조합 방법 결정' 5단계는 실행이다.


첫 번째 단계... 프라이팬... 뒤집는 과정에서 식재료 모양이 부서지거나 기름이 튀기면서 화상을 입을 뻔한 경험을... 불편을 느꼈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이런 상황을 '문제'로 인식한다.


두 번째 단계... 생선 같은 식재료는 잘 부서져서 다루기 힘들다. 기름이 주변으로 자꾸 튄다. 달구어지면 온도가 높아져 다루기 힘들다. 뒤집는 과정 자체가 문제다... 혁신가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과제를 찾아내야 한다. 식재료가 잘 부서지지 않도록 강화제를 개발할지, 저온에서도 튀김요리가 가능한 기름을 개발할지, 적정한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프라이팬을 개발할지, 아니면 뒤집는 과정 자체를 개선해볼지 등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식재료를 단단하게 해주는 강화제는 인체 유해성이나 식감의 문제 등 보완해야 할 것들이 많아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너무 클 수 있다. 새로운 튀김용 기름을 개발하거나 온도를 낮추는 것도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요리 과정에서 온도의 차이로 인한 맛의 변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뒤집는 과정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재료를 보존하고 기름이 튀기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식재료 양면에 열을 가하는 프라이팬 개발'을 정하면 된다.


세 번째 단계... 재료를 뒤집지 않고 익히려면 재료가 그대로 있으면서 식재료 양면에 열을 가할 수도 있고, 재료가 아닌 프라이팬을 뒤집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식재료의 양면에 열을 가하는 도구는... 오븐이다... 붕어빵이나 호두과자, 와플을 굽는 틀은 도구자체가 뒤집히며 식재료를 익힐 수 있으니 말이다.


네 번째 단계... 붕어빵의 틀 원리를 프라이팬에 결합하려면 우선 양면 요리가 가능하도록 철판을 붙여야 하고, 식재료를 넣고 뺄 수 있도록 양면의 탈부착이 이뤄져야 하며, 틀은 뒤집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새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 단계... 요리 도중 양면 프라이팬 내의 내용물이 틈새로 새지 않게 하는 건 만만치 않은 과제일 것이다... 실리콘 같은 물질을 붙이면 가능하지만 가스불 위에서 음식을 익혀야 하니 고온, 고열에 잘 견디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해피콜에서 양면팬을 개발할 때의 사례를 창조형 모방을 위한 5단계 프로세스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다... 마지막 실행 단계는 결코 쉽지 않았지만 다우코닝사와 상담한 결과 고온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실리콘은 구할 수 있었다.


해피콜은 오븐의 또다른 문제의식을 토대로 프라이팬처럼 가스레인지에서 쉽게 요리할 수 있으면서도 전면에 열을 가하는 오븐의 핵심 원리를 모방한 제품을 출시했다. 바로 직화오븐이다. 프라이팬처럼 사용이 쉬우며 가볍고 가격이 싸지만 식재료 전면에 열을 공급하는 오븐의 원리를 이용했기 때문에 오븐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72/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란 두뇌를 왕성하게 활용해서 최적의 대안을 찾기보다 투철한 절약 정신을 발휘해 두뇌쓰기를 아끼는 것을 의미한다.


74/ 이밖에 ... 기능적 고착과 범주화, 확증 편향, 성공의 덫 등이 있다.


75/ 음식물 처리기 루펜... 이희자 사장은... 베란다에서 시래기를 정리하다 '주부들이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큰 불편을 느끼고 있는데 시레기처럼 말려서 버리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샤워 후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도 열풍으로 말리면 훨씬 신속하게 건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 것이다... 음식물을 말리면 '부피가 크게 줄고 냄새도 안 난다'는 시래기의 원리를 음식물 처리기라는 다른 맥락에 접목했다.


77/ 한 빵집 점원은 가난한 화가가 매일 비쩍 마른 식빵만을 사가는 것을 보며 가슴이 아파왔다. 그래서 하루는 버터를 잔뜩 바른 식빵을 몰래 넣어줬다. 하지만 다음날 화가는 씩씩거리고 나타나 작품이 망가졌다며 화를 냈다. 알고 보니 이 화가는 목탄화의 지우개로 식빵을 사용하고 있었다. 빵집 점원의 기능적 고착이 화가의 작품을 망친 셈이다.


81/ 범주화는 인지적 오류를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범주화는 특히 고정관념과 연결된다. 범주화된 집단 내의 유사성은 과장되기 마련이고 고정관념과 맞지 않는 특징들은 뇌의 정보처리 과정에서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즉 범주화 과정에서는 여러 특징 가운데 가장 전형적인 특징만 부각되는 것이다.


82/ 범주화는 선 긋기와 비슷하다. 어떤 기준으로 선을 긋느냐에 따라 기존 범주가 강화되기도 하고, 새로운 범주가 형성되기도 한다... 인간의 성향을 역으로 이용해 새로운 선을 그으며...


83/ ... 이에 현대카드는 새로운 선 긋기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이들은 시장을 똑똑한 카드와 그렇지 않은 카드로 새롭게 구분하며 범주화했다. 이후에는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체계적으로 만족시키는 똑똑한 카드의 이미지를 주입시키기 위해 사용 빈도에 따라 종류를 구분한 알파벳 카드를 도입하면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카드 선택의 범주를 만들어냈다.


하이트는 "세상에는 깨끗한 물로 만든 맥주와 그렇지 않은 맥주가 있다"라는 이분법을 만들고 소비자들이 하이트를 새로운 범주 안에 포함시키도록 자원을 집중 투자했다.


84/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혁신은 기본 범주에 대한 끝없는 도전이다.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내 설득력있게 전파하는 데 성공한다면 인간의 범주화는 기업에 축복이 될 수도 있다.


86/ 1970년대초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로젠한이 실시한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 실험은 연극으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유명하다.


87/ ... 처방받은 약이 무엇인지 기록하자 간호사는 '기록 행위에 집착함'이라고 적었다. 심지어 심심해서 복도를 다닌 것도 불안 증상으로 여겨졌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로젠한과 친구들이 정상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사람은 오히려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었다고 한다. 환자들은 선입견이 없이 그들을 바라봤기 때문에 로젠한과 친구들이 정신병원의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온 기자나 경찰일 것이라고 추론했다.


... 인간의 뇌는 인지부조화 현상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기존 믿음을 더 강화시켜주는 정보만 의식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88/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강화했던 물에 대한 '적개심'을 버리면 의외로 쉽게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다. 코팅재를 사전에 물에 노출시켜 유해물질을 미리 추출해버리면 된다. 확증편향으로 강화됐던 선입견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절대로 찾을 수 없는 해결책이다.


90-91/ 봉이 긴 청소기는 청소할 때에는 편리하다... 먼지봉투를 사용하면 먼지를 아무리 자주 제거하더라도 미세 먼지가 봉투 사이에 달라붙기 때문에 청소기의 흡입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망원경, 안테나 등이 이런 특징을 갖고 있었다. 실제 다이슨은 망원경의 원리를 응용해 청소봉의 길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농기계를 제조할 때 표면에 에폭시 가루를 뿌리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수 에폭시 가루가 빗겨나갔다. 때문에 일부 제조업체들은 원뿔형 구조물을 만들어 가루가 섞인 공기를 회전시켜 가루만 원뿔 아래쪽에 모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다이슨 창업자는 우연히 제재소에 갔다가 이 장치를 보고 그 구조를 모방해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했다.


일관성을 지향하는 확증편향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대신 선입견이나 통념, 가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 창조와 혁신의 강력한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94/ '핵심 경쟁력core competence'은 환경변화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 경직성core rigidity'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 성공방정식에 얽매여 있는 한 혁신은 불가능하다.


98/ '무릎팍 도사'를 보다가 출연한 연예인이 썰렁한 말을 했을 때 눈보라가 치는 장면 등 프로그램과 아무 관련이 없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신기하게도 방송내용과 전혀 관련없는 장면이 잠깐 지나가자 다음 화면에 자신이 훨씬 더 집중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99/ 출산일이나 생일에 먹는 미역을 꽃바구니에 담은 '미역바구니'는 많은 단골 고객을 창출해냈다.


100/ '디자인 금고'라는 개념으로 '루셀'이란 브랜드를 출시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금고도 가구다'라는 생각으로


대부분의 성공에는 운과 같은 요소와 타인 혹은 사회적 지원의 비중이 훨씬 큰 사례가 많다. 성공의 덫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와 전략이 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되지만 자만심을 가져서도 안된다는 소리다.


104/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어미디어는 식사 자리에서 애인이 던진 불평 한 마디를 듣고 창업을 결심했다. 그의 애인은 페즈Pez라고 불리는 캔디통을 모으는 특별한 취미를 갖고 있었다... 온라인 벼룩시장이 생기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이었다.


105/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빌린 DVD가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 조금 보다가 구석에 처박아 두었다. 반납할까 했지만 귀찮아서... 연체료는 무려 5만원 수준으로 불어나 있었다.


106/ 넷플릭스는 월별로 최대 대여가 가능한 비디오 숫자에 따라 5달러에서 50달러 수준까지 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고객들이 그 범위 안에서 마음껏 비디오를 빌릴 수 있도록 했다. 비디오를 여러 개 보고 싶은 사람은 이전 비디오를 빨리 반납하고 새 비디오를 빌리면 된다. 빌린 비디오를 계속 갖고 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다른 비디오를 못 빌려볼 뿐이다.

이 사업모델은 크게 성공했고... 비디오 스트리밍처럼 기존 사업모델을 갉아먹을 수도 있는 자기 파괴적 혁신에 앞장서면서 인터넷 확산 등 급격한 환경변화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포시즌스의 이사도어 샤프 회장... 원래 건설업에 종사... 신혼여행때 첫날밤을 보낸 호텔에서의 경험 때문이었다.

... 밤에 누군가가 침입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깜짝 놀라 잠에서 깼는데 알고봤더니 이 호텔은 하나의 화장실을 옆방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 50여 년 전 호텔은 이런 수준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수준의 호텔 서비스에도 큰 불만없이 만족하며 살아갔다.


107/ ... 제임스 다이슨은 직장 때문에 농촌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됐는데 짐을 옮기기 위해 외발 손수레를 이용해야 했다. 외발 손수레를 자유롭게 끌려면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초보자들은 무거운 짐을 실었을 때 중심을 잡기 어려워했고 무른 땅을 지나갈 때 푹푹 빠지기 때문에 짐을 운반하기 쉽지 않았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은 이런 불편함을 묵묵히 감내하고 외발 손수레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문제가 외발 수레의 핵심 구동장치인 바퀴가 너무 얇기 때문에 생겼다고 판단했고 바퀴를 공 모양으로 바꾼 신제품을 만들었다. 이름은 '볼배로Ballbarrow'로 정했다. 이 수레의 가격은 일반 외발 손수레에 비해 훨씬 비쌌지만 출시 후 손수레 시장의 50%를 장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08/ '아딸 떡볶이'의 이경수 사장... 그는 "왜 아이들은 떡볶이를 좋아하는데 어른이 되면 떡볶이를 잘 먹지 않을까?"... 어른이 되면서 눈높이가 높아져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파는 떡볶이를 찾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가 선정한 핵심과제는 '깨끗하고 위생적인 떡볶이를 만드는 것'이었다... 깨끗하고 정갈한 음식을 제공하는 외식업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등을 모방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 그는 모방 대상의 핵심 원리들을 탐구해 재료의 질을 높이고 정량화했으며, 판매원들에게 깨끗한 유니폼을 입히고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110/ [역량이 아니라 태도가 문제다]

... '돈을 벌겠다'는 재무적 목적이 가장 기초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출발하면 혁신적 모델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짜내기보다는 돈이 될 것 같은 사업 모델이 무엇일지 고민하기 때문에 고객 가치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게 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들의 노력은 대체로 '점진적 변화incremental change'를 가져오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사업가는 다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자체가 목적이 된다. 그들은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는다. 특히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열망aspiration'이 강하기 때문에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얻으려 애쓴다.

기존 사업 모델로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재무적 동기를 가진 사업가들과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런 노력은 전혀 다른 분야의 문제 해결 원리를 접목하는 창조형 모방을 가능케 한다. 이는 '과감한 변화radical change'의 원동력이 된다.


114/ [절대 만족하지 말 것]

... 과거 연필과 볼펜으로 문서를 작성할 때에는 타자기가 업무 혁명을 가져왔다. 하지만 타자기도 적지 않은 불편함을 갖고 있었다. 한번 쓴 글자를 수정하기 어렵고 문단을 옮기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 워드 프로세서는 그림 파일을 첨부하거나 복잡한 도표를 그리기 어려웠고 제작이 완료된 파일을 손쉽게 다른 곳으로 보낼 수가 없었다.

... 그렇다고 PC의 워드 프로그램이 완벽한 해결책을 준 것은 아니다. 복잡한 업무를 처리할 때 파워포인트나 엑셀 등을 연계해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라는 통합 소프트웨어로 이 문제를 해결하며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 클라우드 서비스로 PC에 문서를 저장할 필요없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게 한다거나, 자동 번역시스템을 응용해 외국어 문서를 쉽게 작성할 수 있게 한다거나, 음성 명령으로 글을 입력한다거나, 숙련된 교열 전문가 수준의 교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 등 앞으로 진화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116/ ... 락앤락은 밀폐력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밀폐용기 '락앤락'을 출시해 급성장했다... 대부분의 밀폐용기는 플라스틱이어서 전자레인지에 넣을 수 없었고 뜨거운 음식을 담았을 때 환경호르몬 배출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느낀 락앤락은 용기 부분을 유리로 만든 '락앤락 글래스'를 출시했다. 이후에도 밀폐용기의 원리를 이용해 닫아두면 냄새가 나지 않는 쓰레기통을 만들거나, 바닥에 얼음을 얼리고 그 위에 식품을 보관해 야외나들이를 할 때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등 끝없이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관찰의 힘]

... 자신이 직접 경험한 불편함, 불합리함, 결핍 등을 창업아이디어로 연결시켰다...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은 간접 경험에 비해 훨씬 강렬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적극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의식은 관찰이나 간접경험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휠체어 아이봇 사례... 발명가 딘 카멘은 어느날 집 근처를 지나다가 휠체어를 보도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애를 쓰는 노인을 바라뵜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인도와 차도 사이에 경사로를 만들거나, 계단에 리프트를 설치하는 정도의 대안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대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오면서 타일바닥에 미끄러질 뻔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끄러지는 순간 균형을 잡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팔을 뒤로 뺐는데 균형이 잡혀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높은 곳을 올라갈 때 무게 중심에 변화가 오고 이 무게중심을 적절하게 이동시켜 균형을 잡으면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원리를 휠체어에 적용하기로 했다.


118/ 과거의 휠체어는 안정적으로 균형상태를 유지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카멘은 넘어지려 할 때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새로운 '차원'의 문제에 집착해 결국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도 자유롭게 턱이나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휠체어, '아이봇'을 개발했다.


... 인도에 방문해본 사람들은 오토바이 한 대에 전 가족이 매달려 질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120/ [문제의식을 갖는 올바른 방법]

다이슨은 외발 손수레의 문제를 인식할 때 여러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았다. 가령 손수레의 바퀴가 하나뿐이어서 불안정하다든지, 바퀴의 모양이 이상하다든지, 손잡이도 다소 비효율적으로 설계돼있다든지 하는 문제 말이다. 이처럼 여러 차원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바라본 다음 가장 개선 효과가 크고 자원이 적게 투입되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야를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121/ (금호 타이어의) 윤생진 전무... 그는 씨름의 규칙, 스타 플레이어, 운영방식, 중계 방식, 선수 육성 시스템, 협회의 리더십, 언론의 보도 태동 등 10여 가지 차원에서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후 그는 아 가운데서도 경직된 씨름의 규칙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즉, 샅바를 잡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경기 중에 경기 밖으로 밀려나면 샅바를 다시 잡아야 하기 때문에 또 시간이 걸려 지루함을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복싱처럼 링을 설치하거나 스모처럼 샅바를 놓쳤을 때 맨 손으로라도 승부를 내도록 해서 박진감을 높여야 한다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123/ [과감해져라]


일반인들은 선풍기의 날개에 어린이들이 손가락을 다칠 수 있다는 문제에 대해 보호망을 씌우는 수준에서 만족한다. 하지만 보호망을 씌울 경우 바람의 세기가 약해지고 보호망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청소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 문제의 근원인 선풍기 날개를 아예 없애버리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이다.


124/ ... 사과나무에 농약을 살포하면 병충해는 막을 수 있지만 사과에 유해한 물질이 남아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사과를 재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모순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 일본 농부 기무라 아키노리씨... 그는 무농약으로 쌀을 재배한다는 한 농부의 책을 읽고 사과나무에도 이런 일이 가능하리라 생각하며 과감하게 모순에 도전했다.


125/ [통념에 대한 태도]

'바다에 도크가 있어야 배를 만들 수 있다'는 기존의 생각에 도전했다. 육상에서 배를 만들어 레일을 깔아 배를 바다로 옮겨와 진수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126-127/ 문제의식을 저절로 키워주는 질문들


132-134/ [이기는 습관]의 저자인 전옥표 위닝경영연구소 대표가 과거 삼성전자 대리점장으로 부임했을 때...

그는 밥솥을 많이 팔기 위해 항상 맛있는 밥을 지어둘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은 소비자에게 밥맛을 볼 수 있도록 권유해야 했다. 또 밥을 지은 지 몇 시간이 지났는지도 표시했다. 시간이 지나도 밥맛이 유지된다는 장점을 보여 그가 밥솥을 주력으로 선정한 이유는... 냉장고, 에어컨 등 대부분의 가전제품은 고객들이 그 자리에서 제품의 탁월한 효능을 느끼기가 힘들다... 하지만 밥솥은 다르다... 매일 먹는 밥이기에 소비자들은 금방 그 차이를 안다.

... 밥솥이 잘 팔리자 다른 제품의 판매도 당연히 증가했다... 제대로 된 핵심과제의 선정의 위력이다.


135-137/ 라디에이터의 '위치'라는 새롭고 차별화된 문제를 제기했다. 라디에이터는 보통 창문 아래 벽에 달라붙어 있다...

라디에이터는 방의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대개 실내 공간의 중앙 쪽에서 활동을 한다. 따라서 방의 중앙부분까지 온도를 높이려면 많은 에너지가 투자된다. 또 라디에이터는 여름에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여름에 창가 아래쪽의 공간을 쓸데없이 차지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을 수 있다...

... 라디에이터를 움직이게 하면 된다. 겨울에 실내 공간의 중앙이나 사람이 주로 활동하는 곳에 놓았다가 여름철에는 창고에 보관하면 된다.

... 'rethinking the radiator'... 특히 캠프파이어에서 장작을 쌓아놓은 외양을 모방해 감성적 가치까지 높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137/ 움프쿠아 은행... 레이 데이비스... 은행에 온 고객들의 지루한 표정을 없애는 것을 핵심과제로 정했다.

그는 은행업도 스타벅스나 백화점, 호텔과 같은 소매업이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그리고 직원들을 호텔로 보내어 서비스를 배우게 했다. 은행 지점도 새롭게 디자인하고 각종 문화공연을 펼쳐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했다.


138/ 경쟁자와 차별화된 새로운 차원에서 핵심과제를 발굴한다는 것이 물론 어렵기는 하지만 새로운 차원으로 문제를 바라보게 만드는 세 가지 원천을 활용하면 독특하고 차별화된 차원의 핵심과제를 선정할 수 있다. 세 가지 원천은 바로 기존 고객, 광의의 고객, 비고객이다. 이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해보면 경쟁자와 차별화되면서 미래지향적인 핵심 과제를 발굴할 수 있다.


139/ [기존 고객에서 통찰 얻기]

펫스마트라는 회사는 창고형 할인매장에 애완동물 관련용품과 사료 등을 싸게 파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월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 매장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이곳에서도 애완동물을 위한 용품들을 싸게 팔기 시작한 것이다.


애완동물을 가진 고객들은 대개 자신의 애완동물을 자식처럼 아낀다...


140/ ... 창고형 매장의 구조를 전면적으로 교체했다.

펫스마트는 부모가 자식들을 교육시키듯 애완동물을 위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했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옷을 사주고 예쁘게 꾸며주는 행동을 모방해 발톱이나 털을 정리해주는 서비스도 실시했다. 외출이나 여행시 어린 자녀를 믿을 만한 친척에게 맡기는 관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애완동물을 맡아주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펫스호텔 서비스도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방학을 맞아 캠핑 활동을 하는 것처럼 애완동물을 위한 캠프도 마련했다.


141-142/ 서울우유는... 일부 소비자들은 우유상단에 표시된 제조일자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았는지를 계산해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우유 관계자들은 고객들의 이러한 행동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 제조일자를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실행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제조일자를 표시하는 순간 소비자들은 가장 최근에 만든 우유를 고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밤샘작업을 해서라도 갓 제조한 우유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유리해진다. 휴일에도 우유를 만들어야 월요일에 장을 보러온 소비자들이 신선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제조일자 표기를 위해 그들은 공장노동자를 설득해야 했다. 또 유통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제품을 공장에서 받은 후 최대한 빨리 소매점 매장에 진열할 수 있게 해야 했다. 업무량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서울우유의 이러한 혁신은 다른 경쟁사에 타격을 줬다. 특히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한 시설에 대규모투자를 단행하며 집중했던 모 기업은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방향이 전혀 달라짐에 따라 큰 타격을 입어야 했다.


143-144/ ... 설문조사를 해보면 대부분은 텔레비전을 선택할 때 음질이나 화질을 중시한다고 대답한다... 고객들은 의외로 구매현장에서... 대신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선택했다... 우연히 와인을 마시다 와인잔 형상을 모방한 텔레비전 디자인을 떠올렸고...


144/ [광의의 고객에서 통찰 얻기]


147-149/ [비고객에서 통찰 얻기]

스즈키 오사무 스즈키 사장은... 그는 상당수 직원들이 경트럭을 타고 출퇴근하는 것을 발견했다... 곰곰히 따져보면서 경트럭이 매우 타당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공장근무 외에 농사를 함께 짓는 직원들이 많았고 남편이 출근하면 부인들이 경트럭을 이용해 장사하는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경차에 상용차 요소를 도입하겠다는 과감한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이런 취지에서 개발된 제품이 알토였고 1979년 출시된 이후 누적 판매대수가 477만 대에 달하는 히트작이 됐다.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는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는 자동차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비용을 낮추고 정시 출발을 지켰으며 지방공항을 이용해 목적지에 쉽게 갈 수 있도록 한 모델로 성공했다.


닌텐도는 복잡한 대작 게임을 즐기지 않는 대부분의 소비자를 위해 아주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기를 만들어 시장을 장악했으며, 태양의 서커스도 서커스장에 오지 않는 비고객들 가운데 다양한 예술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영감을 얻어 서커스에 예술을 결합한 모델로 성공했다. 비고객들이 비고객인 이유, 비고객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비고객들이 어떤 대안을 찾는지와 이들 대안이 주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탐구하다 보면 다른 경쟁자와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에서의 핵심과제를 선택할 수 있다.


149-152/ [핵심과제의 서술방식]

효과적인 핵심과제 서술을 위한 3가지 원칙은 구체화, 단순화, 일반화다.


스즈키... '출력이 낮아 유지비와 세금이 적게 들면서도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농업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 개발'과 같이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면 대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 모든 직원들이 짧고 간단하게 같은 내용을 말한다면 좋은 성과를 내는 기업이라고 봐도 좋다...


... 프라이팬 요리과정에서... '재료의 손상없이 양면에 열을 가하는 방법'으로 일반화시킬 수 있다... 특정과제를 특수한 상황으로 국한시켜놓기보다 일반화시켜서 유사한 문제를 해결한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창조형 모방의 핵심취지다.


... 고객에 대한 명확한 가치제안이 있어야 한다. 또 실현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이밖에 사회적 통념에 반하거나 법률적 논란을 가져올 소지는 없는지와 같은 것들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153-202/ [모방탐색의 원칙]


1. 전략집단

동종업계 경쟁자 가운데서도 다소 다른 전략을 취하는 전략집단에 주목한다. 이마트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설립초기 이런 월마트를 벤치마킹했다.

... 하지만 미국에서는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던 이 방식이 한국 현실에서는 여러 문제를 낳았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이에 이마트는 한국과 정서가 유사한 일본의 대형마트로 눈길을 돌렸다. 이때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 이토요가토였다. 이토요가토는 야채나 과일, 해산물, 고기 등 신선식품 판매에서 강점을 갖고 있었다. 이토요가토는 제품을 신선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도 고급화시켰고 시식코너을 운영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으며 재래시장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박수를 치며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마트는 멈추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모방대상을 찾았다... 영국업체들은 세계적으로 자체브랜드PL 분야를 선도해 귀감이 되었다...


예를 들어 매장에 병원이나 약국 등 편의시설을 마련한다거나 자체 브랜드 제품을 세분화하여 저렴한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급제품을 선보인 것 등이 모두 여러 선진업체들을 모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DBR 제작진이 대표적인 재래시장 혁신 사례를 현장 취재하며...


울산 수암시장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처럼 상품권을 도입해 지역기업과 학교, 심지어 경쟁관계였던 홈플러스에도 판매했다. 또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처럼 미끼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해 다른 제품을 사도록 하는 방법도 활용했다. 수암시장은 일부품목에 60년 전 가격을 붙여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이다.


자양전통시장은 대형마트의 쾌적함과 편안함을 벤치마킹했다. 바닥에 황색선을 그어 선밖으로 물건을 진열하지 못하게 했고 천막지붕을 설치했으며 LED전광판에 조명 및 방송시설을 설치했다. 특히 재래시장의 치명적 단점 중 하나인 주차시설에 신경을 썼다. 자양시장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주차장 건물을 만들어 낮에는 고객들이 밤에는 지역주민들이 사용하도록 했다. 주차장 1층에는 쇼핑카트도 비치했다.


불고기를 파는 한식 외식업체지만 아웃백스테이크 같은 양식 외식업체의 매장구성, 서빙방식, 맛의 표준화 등을 도입해 성공한 불고기 브라더스도 좋은 사례다. 이들은 어느 매장에서나 같은 음식 맛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김치의 산도나 냉면면발을 씻는 횟수까지 매뉴얼화했다고 한다.


2. 다른 산업

현대카드는 모방대상을 찾아 여행을 떠날 때 절대로 동종업계에는 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금융회사지만 신문사로, 호텔로, 생활용품 업체로 벤치마킹 여행을 떠난다. 서로 다른 업종의 가치요소 결합은 예술, 문학, 철학 등 서로다른 영역이 결합해 르네상스 문명을 만든 '메디치효과'처럼 창조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여러 가전제품을 비교하며 살 수 있는 가치제안을 하는 하이마트는 화장품 업체인 세포라와 닮아있다.


'가구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허먼 밀러는... 편안한 의자를 만들겠다는 핵심과제를...

불편함을 느끼는 신체부위를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엄청난 지식을 축적해온 산업이 있었다. 바로 신발산업이다. 걷기나 뛰기 또는 운동 시 무거운 체중을 감당하며 혹사당하는 발을 위해 신발업체들은 최첨단 기술을 개발, 신발생산에 적용해왔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의자 '미라mirra'를 개발할 때 나이키와 협업을 통해 나이키의 각종 기술과 노하우를 모방했다. 땀이나 공기가 잘 빠져나가도록 등판에 구멍을 내고 폴리머 받침을 사용했으며 몸의 형상을 기억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나이키가 축적해온 노하우에 큰 도움을 받았다.


미국 신시내티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로 세균에 감염되는 등 부작용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항공사들은 조종사들이 이륙직전 여유를 갖고 운항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다. 신시내티병원은 이들의 방식을 모방해 수술 혹은 치료에 임하기 전에 의교진들이 환자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갖도록 의무화했다. 이런 조치로 인해 이 병원의 세균감염율은 무려 50%나 줄었다.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 부산의 복합목 센텀시티는 쇼핑몰과 극장, 스파, 아이스링크, 서점 등 수많은 소매점들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신세계는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해 레저 운영팀을 만들어 '회진 미팅'을 실시하고 있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불만을 수렴하며 커뮤니케이션하는 수단인 회진을 파트너들과의 협력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파트너 업체들 간 공동 마케팅이 기획되고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업계에서는 육중한 엘리베이터를 들어올리고 내리는 과정에서 강철케이블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강철케이블의 두께가 굵어지면 힘은 더 좋아지지만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고 제한된 엘리베이터 운행공간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엘리베이터 케이블의 문제를 일반화하면 '가볍고 얇아 에너지 사용량이 적고 공간 효율성이 높으면서도 무거운 물건을 잘 들어올리는 케이블을 만드는 방법, 혹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 등산장비 업체들도... 가볍고 얇지만 무거운 중량을 잘 지탱하면서 사람이 휴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간효율성이 높은 로프를 필요로 했다...

독일 쉰들러 엘리베이터는 실제 산악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아라미드aramid 로프의 원리를 응용해 여기에 탄소섬유를 보강한 로프를 만들었고 동종업계 내에서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3. 시간과 공간 탐색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바의 분위기를 미국에서도 재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창업을 하게 됐다. 그의 이런 전략은 이내 커피가 아닌 문화를 파는 것으로 발전했다.


제주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씨도... 순례길인 카미노 산티아고를 걸으며...


4. 자연의 원리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도 이렇게 잘 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주변땅을 만져보니 푹신하고 축축했다...

지금까지 그는 나무 위만 바라봤다. 뿌리가 묻힌 땅쪽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과수원도 산과 같은 상태의 토양을 만들어주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잡초를 보이는 대로 없앴던 게 패착이었음을 깨달았다. 이후 그의 과수원은 무성한 밀림이 됐다.


밸크로는 스위스의 한 발명가가 등산 후 옷에 달라붙어온 식물의 씨앗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 그 원리를 찾아내면서 상품으로 발전했다.


인체의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서 물에서도 강한 접착력을 발휘하는 제품은 가격이 매우 높다고 한다.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는... 파도가 쳐도 떨어지지 않는 홍합의 원리를 이용하면 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탁월한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접착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반도체공장에서도... 기판을 집게나 정전기로 흡착해 이동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집게나 정전기가 미세한 부품의 표면을 손상하게 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 서울대 서갑양 교수팀은 (게코) 도마뱀의 원리를 이용해 반도체 등의 이송장비를 개발했다. 도마뱀의 발바닥 섬모를 완벽하게 모방해 산업이나 의료 분야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더 효율적인 비행기 날개 설계를 위해 까치의 날개 원리를 모방하거나, 초소형 저전력 휴대폰 카메라를 설계하기 위해 나비가 작은 힘으로 큰 회전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빠르고 큰 회전력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이용하거나 바퀴벌레의 껍질이 기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그 원리를 이용한 장갑을 만들어 기름이 묻어있는 공장에서 활용하거나, 거미줄의 원리를 이용해 가볍고 탄력이 높은 섬유를 개발한다. 또한 상어비늘이 마찰을 줄이는 원리를 비행기 날개에 응용하거나, 전복껍질의 원리를 응용해 강도높은 세라믹을 개발하거나, 북극곰 발바닥의 원리를 응용해 얼음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를 개발하는 등...


5. 첨단 과학기술

화재경보기는 우주 정거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NASA가 개발한 것을 민간에서도 응용한 것이며 주택단열재도 대기와의 마찰열을 줄이는 데 사용되던 기술이 응용된 것이다. 정수기, 수경재배 등도 모두 극한의 우주환경에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진 NASA발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형상합금 브래지어다. 형상합금은 원래 NASA가 지구와 교신하기 위해 아폴로 11호에 장착한 안테나 기술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안테나는 달 표면의 온도가 되었을 때 완벽한 파라볼라 안테나로 변하는데, 평소 우주공간을 여행할 때에는 접혀져 있어 편리하게 휴대하다가 일정 온도가 됐을 때 펴져서 제 역할을 한다. 이 기술을 활용해 와코루사는 여성 속옷을 만들어 큰돈을 벌었다... NASA연구팀은 고리 형태의 구조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뱀의 원리를 모방해 고리 형태의 우주복을 만들었고 이 원리는 다시 고리 모양을 연결한 듯한 모습을 가진 스키복의 신발로 이어졌다. 스키 안경에 쓰이는 성애방지 안경도료도 NASA에서 우주선 및 우주복에 사용하던 도료를 응용한 것이다.


6. 사람들의 행동, 습관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후쿠 회장... 그는 젖은 면을 말려서 팔면 집에서 보관하기도 쉽고 아무때라도 물에 끓여서 간단하게 조리해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젖은 면을 말려서 보관해도 썩지 않고 요리하기 편하게 만드는 것을 핵심과제로 삼았다... 그는 부인이 튀김요리를 하는 것을 보고... 면을 기름에 튀기면 보관하기도 쉽고 나중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쉽게 다른 요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실험에 돌입했다...

그는 이 방법을 '유열 건조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과거에는 자동차에 백미러가 없었다... 과거에는 자동차 경주를 할 때 사람이 두 명 타고있었다고 한다. 한 사람은 운전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뒤쪽을 바라보며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정비도 담당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높은 자동차경주이면서 엄청난 상금이 걸린 '인디500'에 출전한 레이 하룬은 지방 대회 우승 경력을 가진 B급레이서에 불과했다... 1인승 차를 제작했다. 무게를 줄여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 아내가 화장거울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에버랜드가 비수기라고 생각했던 한여름(7~8월)에는 무려 7,200만명의 사람들이 여가를 즐겼다... '물'로 승부를 보자는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아예 '물 폭탄'을 퍼붓기로 했다. 물론 사전에 휴대전화 등을 보호할 수 있는 비닐을 나눠주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빨래를 한 후 옷을 말리기 전에 탈탈 턴다. 이런 행동은 실제 주름을 펴는 효과가 있었다. 따라서 LG전자 연구원들은 '진동'을 주면 옷이 펴질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적절한 진동 주기를 찾아냈고 결국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소비자의 행동은 당초 예상과 다른 용도로 제품을 개발시킬 수도 있다. 화장지의 대명사 클리넥스는 본래 킴벌리클라크에서 여성들이 화장을 지우면서 콜드크림을 닦아내는 화장솜용도로 개발한 제품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클리넥스를 활용해 코를 푸는 것을 보고 '일회용 손수건'이라는 콘셉트로 제품을 출시해 성공했다.


중국소비자들... 빨래를 할 때 항상 소독을 먼저 하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황사가 심한 중국은 공기 중에 먼지가 많기 때문에 빨랫감을 미리 소독하는 관습이 생겼다... 소독제를 투입할 수 있는 별도의 통로를 만들고 소독을 세탁코스에 추가했으며 대표적인 소독제 생산업체인 데톨과 제휴마케팅을 실시하면서 소독에 대한 높은 수준의 욕구를 가진 중국인들을 공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7. 일상용품

윤생진 전무... 아이스크림... 원뿔모양의 아이스크림 두 개를 붙여놓은 형태의 롤러를 만들면 절대 타이어가 밖으로 굴러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스크림이란 사물은 수많은 '차원'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맛, 온도, 질감, 정서적 느낌 등 무수히 많은 차원으로 아이스크림의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수많은 차원 가운데 원뿔 형태의 '모양'에 주목했다.


"바퀴가 자동차를 굴리는 용도로만 사용되어야 할까?"

'Q드럼'이 대표적이다.

바퀴가 자동차만 굴린다는 기능적 고착에서 벗어나고, 물통이 네모난 모양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결과는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아이들이 무려 75리터의 물을 쉽게 옮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광고를 대행하는 DDD스톡홀름은 폭스바겐 블루모션 모델의 친환경성을 홍보하기 위해 계단이용을 장려하는 내용을 광고로 만들기로 했다... 계단마다 피아노 건반을 설치해, 계단을 오를 때 마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처럼 소리가 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피아노 모양의 계단을 설치하자 계단이용자가 급증했다.

이 아이디어는 칸 광고제 사이버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했고 폭스바겐은 소비자들에게 환경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 휴지통에 쓰레기를 넣으면 소리가 나게 해 쓰레기통 주변에 쓰레기가 무질서하게 버려지는 행동을 막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규정 속도를 지킨 차량의 사진을 찍어서 로또처럼 복권에 당첨시키면... 쓰레기통 문제는 악기를, 과속차량문제는 로또를 모방했는데 이 모두 훌륭한 문제의식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8. 실패의 역모방

넥슨 정영석 본부장...

첫번째 완전한 실패는 '비트 댄스'라는 게임이다. 리듬에 맞춰 춤을 잘 추면 점수를 얻는 게임이었다...

첫째는 개발자의 능력부족이었다... 둘째는 주변 환경과의 조화였다. 당시 인터넷 통신망 환경과 컴퓨터 사양에 비춰봤을 때 '비트댄스' 게임은 너무 높은 수준을 요구했다... 셋째, 지속적으로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 콘텐츠의 문제였다. 사용자들이 노래 한 곡을 배우는데에는 1주일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노래하나에 걸맞는 율동을 개발하는 데 1주일이 넘게 걸렸다. 따라서 서비스가 이뤄진다고 해도 이용자들은 급속히 흥미를 잃을 게 뻔했다.


BnN라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으로 물 폭탄을 던지는 매우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동네 오락실에서 인기를 얻은 단순한 게임을 온라인화해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만해도 리니지나 스타그래프트처럼 대작게임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놀랍게도 BnB는 출시후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접속자 수가 줄어들었고 수익도 시원치 않았다.


... 성공원인은 쉽고 간단한 게임이었다는 점이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만큼 싫증도 쉽게 난 것이다. 대작게임들은 매번 새로운 과제가 등장해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북돋우지만 물 폭탄을 던지는 BnB는 일정 시간 이상이 지나면 질려버린다...

카트라이더이다. 우수한 인력을 모았고 인터넷 환경을 감안해 게임내용을 결정했으며 질리지 않도록 미리 흥미로운 요소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을 세워뒀고 대작게임과 달리 이용하기 쉽게하면서도 질리지 않도록 새로운 요소를 추가했으며 수익모델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

... 이용하기 쉽게 하면서도 질리지 않게 해야 하는 모순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었다... 개별요소들을 여러 개로 분리해 서로 다른 대응을 하면 된다. 즉 레이싱은 누구나 쉽게 버튼 몇 개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반면 다른 요소, 즉 소리나 속도, 비주얼 등에 집중 투자했고 재미를 줄 수 있는 돌발변수도 함께 만들었다.

... 카트 운전이 쉽기는 했지만 사람마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다르고 배워가는 속도에 차이가 있었다. 모든 이용자들이 일률적으로 같은 코스와 같은 방법으로 경쟁하도록 하면 이를 싫어하는 소비자가 나올 수 있었다...

스키장은 전혀 다른 산업분야지만... 스키어의 실력대로 초급자, 중급자, 상급자 코스를 개발해 모두가 즐겁게 스키를 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카트라이더는 이 방식을 모방했다. 실력별로 게임방식별로 다양한 코스를 마련한 것이다. 개인 플레이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개인전, 팀플레이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팀전을 마련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운도 좋아야 이기는 방식과 함께 운은 배제하고 실력만으로 승부하는 방식고 별도로 마련했다.


9. 비즈니스 모델

... '매출구조'를 살펴보자. 처음에는 많은 기업들이 단순상품 판매로 매출을 올렸다. 그 기원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누군가는 어떤 상품을 한번에 팔지 않고 빌려주는 대신 사용량, 혹은 일정기간에 따라 사용료를 받기 시작했다. 임대나 렌트, 혹은 리스 모델의 출발이다.

이 모델은 몇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고객입장에서는 초기 목돈을 들일 필요가 없고 내 소유의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유지 및 보수 관련비용을 따로 들이지 않아도 된다...


... 정수기는 가격이 비싸고 일정 기간마다 유지 및 보수를 해줘야 제대로 가치를 발휘하는 제품이다. 가격이 수백만 원대에 달하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물이 더러워지면서 정수기로서의 가치를 잃는다. 사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원래부터 정수기는 판매보다는 임대가 훨씬 타당한 품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업계 누구도 과거에는 임대모델을 떠올리지 않았다. 망할 위기에 처한 웅진코웨이 사장이 임대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해서 실행했기 때문에 정수기 임대모델이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된 것아다. 정수기 임대가 히트하면서 지금은 정수기뿐만 아니라 유지 및 보수가 필요한 다양한 생활용품 임대사업이 활성화됐다.


맥도날드의 이러한 방식을 '패러스킬링paraskilling'이라고 부른다...

... 지안 샬라Gyan Shala 학교가 대표적이다... 소수의 대졸자 출신 교사는... 교수법을 연구하고 교육에 필요한 학습도구를 개발해 고졸자 강사들에게 전수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지안 샬라는 단 2주만에 고졸자를 강단에 서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교육과 교재, 학습법 등이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학교로 쉽게 이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2000년에 학교를 설립한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인도 전역에 400개이상의 학교를 설립할 수 있었다.


아라빈드 안과 병원Aravind Eye Care... 고급 인력에 속하는 의사들이 최종 진단과 수술에만 참여하고 나머지 활동들은 모두 저임금 채용이 가능한 보조 인력들에게 맡기는 전형적인 패러스킬링에 있었다.


215-216/ 삼성전자 송미정 박사... 맛있는 밥을 빨리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열을 가해야 한다. 하지만 열을 너무 세게 가하면 수분이 빨리 증발하기 때문에 밥이 푸석해진다... 압력밥솥은 높은 열을 가하더라도 물이 빨리 날아가지 않도록 수증기를 잡아줘 밥맛을 좋게 만든다.

... 압력밥솥이 문제를 해결한 원리는 열을 가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 선제적으로 예방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면도를 잘하려면 압력을 가해야 한다. 그러나 압력을 가하면 털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드러눕게 돼 면도가 잘 되지 않는다... 필립스처럼 철망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해 면도기에 압력이 가해지더라도 털이 눕는 것을 사전에 막으면서 면도를 잘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217/ 애플스토어는 포시즌스 호텔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모방대상으로 삼았다... '컨시어지'는 호텔투숙객들의 개인적인 요청이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일종의 집사 서비스를 말한다.


233/ 락앤락은 완벽한 밀폐력을 갖추기 위해 4면 결착 방식을 고안했는데 뚜껑을 열고 닫을 때 접히는 부위(힌지)의 두께가 문제였다. 두꺼우면 여닫기 힘들었고 얇으면 쉽게 찢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년 여 동안 실패를 거듭한 끝에 0.4mm라는 최적의 두께로 힌지를 만들면 300만번을 여닫아도 문제없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34/ 목욕을 하거나 사과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하던 중 새로운 발명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것은 '디폴트 네트워크'와 관련이 있다. 디폴트 네트워크는 휴식을 취할 때 즉 문제해결을 위해 애쓰지 않는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특이한 뇌 영역을 의미한다. 디폴트 네트워크는 휴식과정에서 활성화되며 기존 지식들을 정리하거나 분류하며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습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235/ 시행착오방식의 실행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히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문제 의식을 본질적으로 해결해주고 충분히 만족할 만한 완벽한 성능이 나올 때까지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디테일 경영은 이럴 때 그 가치가 빛난다... 타협하지 않는 집요함은 이런 분야에서 발휘돼야 한다.

문제 발견 과정에서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결합하는 포용력과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지만 문제해결과정에서는 비타협적 자세나 장인정신이 더 큰 도움을 준다.


242/ 타이어 업체 미쉐린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인간의 이동성 향상이었다... 교통표지판을 처음으로 만든 회사가 바로 미쉐린이었다... 이것은 '미쉐린 가이드'로 발전해 세계 최고권위의 여행정보안내서로 자리잡았다.


스타벅스가 추구했던 가치와 철학은 '감당할 수 있는 명품affordable luxury'으로 요약할 수 있다.


243/ 그는 "철학 없는 성장은 암세포와 같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245/ 경옥고에는 인삼이 들어갔는데 일부업체가 인삼 대신 도라지를 넣어 제품을 만든 것이 적발되면서 문제가 터졌다...

... 그는 과거에 홍콩이나 대만에서 봤던 한약제품을 떠올렸다. 그곳의 약재상에서는 일정한 처방에 따라 약재를 함량에 맞게 썰어두고 투명한 비닐 봉투에 넣어 팔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걸 사서 직접 달여 먹었다...


246/ 대교의 강영중 회장도... 정부의 과외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문제를 풀게 한 뒤 답안지를 채점해 가정에 배달해준다면 과외금지조치를 피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학습지 모델을 한국에서 가장 일반화된 교육수단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247/ 절박함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기능적 고착은 사라진다.


248/ ... 해외모텔에... 어느 투숙객은 삼겹살을 특히 그리워했는데 고기는 구할 수 있었지만 불판을 구할 수 없었다... 호텔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이런 절박함은 다리미의 기능적 고착을 해소시켰다... 이후 그 호텔 객실에서 다리미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하니 말이다.


250/ 타타자동차의 나노 가격 책정, 스와치의 시계 가격 책정, 웅진코웨이의 정수기 렌탈 서비스 가격 책정... 의도적으로 사고를 제한하면 기능적 고착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힘들다.


251/ 경영진은 세븐일레븐의 기존 설비와 인력을 활용해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약을 안고 해결책을 고민했다. 결국 냉동 반죽을 일본전역에 공수한 뒤 거점 지역마다 빵을 구워 편의점으로 신속하게 배송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편의점이라는 제약이 오히려 더 혁신적인 모델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창의성은 제약을 좋아한다creativity loves constraints'



김남국, 창조가 쉬워지는 모방의 힘The Power of Creative Imitation, 위즈덤하우스, 2012.



Note:

제목이 너무 겸손하다. 좋은 내용들을 너무 많이 담고 있어 타이프 치느라 고달플 정도였다. 훌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