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은 다 짊어지는 것인가?
주제:다짐
제목:다짐은 다 짊어지는 것인가?
선인장들의 가시 많은 몸을 보면서 다짐했다.
저 많은 쓸데없는 가시는 위험하기만 하니까
선인장에게는 신경 쓰지 말자고.
하염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어항 속 물고기들을 보며 다짐했다.
저런 물고기들은 그냥 신경 안 쓰겠다고,
나도 살기 바쁘니까.
또 가족들이 잘 챙겨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나가던 길에 위험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았다.
이런 것을 신경 쓰기에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신경 쓰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런데, 다짐은 잠깐이더라.
선인장들은 잘 자라나 쳐다보게 되고.
물고기들은 굶어 죽지 않았나
먹이를 언제 줬는지
어느새 가족에게 묻고 있었다.
지나가던 위험하게 놀던 아이들에게 위험하니까
다른 데서 놀면 안 될까 하며
협상 아닌 협상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뻔히 질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도.
나에게 '다짐'은 '다짐'이 아니라
어느새 다 짊어지게 만들어 주었다는 것,
참말로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