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중고거래
아이의 경제 교육을 시키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물건을 아껴 쓰고
그 물건을 다시 되파는 행위였다.
물건의 리사이클링도 배우고, 아껴 쓰는 것도 알려주고, 살 때보다 팔 때 값어치가 얼마나 떨어지는지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벼룩시장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할 이야기가 되었다.
당근 마켓은 아이가 직접 하기엔 아이가 너무 어리고 누구나 한 번 해봤을 법한 '알라딘 중고서적 팔기'를 시도하였다.
아이에게 안 읽을 책을 찾아서 판매해보자고 했다.
내가 가진 물건을 재판매하여 현금화하면 너의 저금통에 넣기위해 안 읽을 거 같은 책을 팔아 보자고 했다.
아이는 아주 어렵게 책 두 권을 꺼냈다.
(대부분의 책을 중고로 구입하였고 안 읽어지는 책, 나이에 안 맞는 책은 이미 사촌 동생에게 주었다.)
재구매하는 사람이 상품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구매하기 때문에 중고로 판매하려면 책을 깨끗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당황하며
한 권은 조금 찢어졌는데 어떡하지?
가서 책을 보여주고 판매가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며 다음부터는 책을 좀 더 아껴보자고 얘기하며 알라딘에 도착했다.
사실 아이가 물건을 좀 더 아껴주었으면 하는 생각에 거절당하는 경험도 좋은 약이 될 거라 믿고 그냥 들고 갔다.
그런데 역시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알라딘에서 아예 취급하지 않는 책이라고 했다.
나는 당황했고(심지어 내가 가지고 간 책 중에 4권도 거절당하고 딱 1권만 매입되었다..) 아이는 실망했다.
아이는 왜 자신의 책이 매입이 거부되었는지 이해를 못했고 실망했는지 달래 지지도 않았다.
한 참을 달래고 집에 돌아오는 길 고기를 먹이고 나서야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결국 오늘 내가 가진 상품을 현금화하는 경험, 물건을 아껴 쓰자는 교훈을 알려주고 싶었던 엄마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외식비만 쓰고 돌아왔다.
이렇게 오늘의 경제교육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았고 막을 내렸다.
경제교육뿐 아니라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일이 많겠지만 그래도 큰 방향을 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도 뒤로 돌아갈 때도 때론 길을 잘못 들을 때도 있겠지만 방향성은 흔들리지 말자고 혼자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