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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씨 Jun 13. 2023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오늘도 나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이건 이렇게 하면 되지 않아?' 하며 쉽게 말하는 사람이 많다.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곳은 이렇게 하던데, 우리도 이 정도는 가능하잖아?라고 툭툭 내뱉는 상사가 정말 많았다.


디자인이라곤 전혀 해보지 않은 상사가 '이거 괜찮더라. 우리도 이렇게 해보자.'


10년 전 포토샵 정품도 없어서 PPT로 겨우 이미지 만들어내던 곳이었다.

비슷하게 따라 만드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전문 디자이너들이 고민해서 만들어낸 결과물과는 달랐을 것이다.


통계조사라곤 전혀 해보지 않던 상사가 '그거 대충 대상자들한테 메일 보내고, 전화 돌리면 되잖아.'

메일 보내고, 전화 돌리면 되긴 하지. 회신만 잘 온다면...

대부분 설문조사는 회신율이 저조하기 때문에 전화로 요청하는 것은 필수다. 심지어 연락할 대상자 리스트도 없어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훨씬 힘든 상황이지만 그것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다.


연구개발 해보지 않은 상사가 '이거 금방 개발할 것 같은데?'

심지어 삼성전자와 비교하면서 삼성은 이렇게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왜냐면 다른 데는 잘하고 있으니까. 그 업무를 하는데 얼마만큼의 인원과 시간, 비용이 들어가는지는 고려하지 않는 채 나온 결과물만 생각한다.


물론 하면 좋고, 되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과 비용, 인력은 유한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남이 한다고 내가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다고 한들 그저 따라 하기에 그친다면 더 잘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회사뿐만 아니라 나 역시 마찬가지다.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드는 것들이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닐 확률이 높다.


가끔은 어설프게나마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그 일을 오래 한 사람과 비교하면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모든 일은 능숙하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든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또한 유한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어떤 것에 집중하고 어떤 것을 포기할지는 온전히 내 몫이다.


어렵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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