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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Jun 29. 2024

매일 한 줄 쓰기 1주 차

#1일 차

비폭력대화하는 남자들을 만나는 건 기대되는 일이다. 올해부터 한국NVC중재협회 운영위에 초대되었는데 수락한 이유가 남성들이 구성원의 50%인 것이 반가워서였다. 비폭력대화 커뮤니티에는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상징적이기도 한데, 여성들이 비폭력대화를 필요로 해서? 여성들이 비폭력대화를 잘해서? 여성들이 관심이 많아서? 일까?

비폭력대화 중재 교육과정에서 만난 한 남성은 이에 대해 '남성들은 대화 말고도 할 것이 많아서'라고 했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연결, 공감, 친밀감, 즐거움, 재미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은 여성들에게 훨씬 많다는 게 내 주장인데, 그중 강력한 하나가 대화(종종 수다라고 불리는)인데, 그래서 NVC 공동체 안에 여성들이 더 많은 것은 아닐까?

비폭력대화는 가부장제가 만드는 남성적 폭력문화(리안 아이슬러의 성배와 칼을 읽으면 좋다.)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그런 걸까 싶기도 하다. (그런 대안을 남성인 마셜 로젠버그가 했다는 것도 참... 마셜 로젠버그의 레퍼런스들도 대개는 남성들의 주장이고...)

한 줄이 길어졌네. 오늘의 한 줄 끝.


#2일 차

2018년 온오프에서 겪게 된 괴롭힘으로 몸과 마음이 황폐해졌을 때, 전라도 광주에서 열리는 비폭력대화 중재과정에 참여하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돈이 없었던 나는 장학금 제도가 있다는 소식에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서둘러 신청했다.

스무 명 남짓한 참가자 중 남성 참가자는 단 두 명, 진행자 셋 중 한 명이 남성이었다. 4박 5일간의 교육이 년간 4회 정도 진행되는데, 성인 남성에 대한 불편감과 불신이 있는 나로서는 도전이 될 같았다

1회 차 교육의 어느 날, 캐서린 한 선생님의 특강이 있고, 내가 존재 자체로 온전히 사랑받았던 순간을 떠올리는 명상한 후 ‘상대를 존재 자체로 조건 없는 사랑을 담아 바라보는’ 활동이 있었다. 천천히 강의장을 돌며 멈추는 곳에서 상대와 만나는데, 이 교육에서 처음 만나게 된 남성 진행자와 마주치게 되었다. 캐서린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상대를 존재 자체로 수용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에너지로 눈을 바라보려 했는데, 그때 뭔가 내 마음에 있던 큰 벽의 한쪽에 작은 구멍이 나는, 바람이 살랑 부는 그런 순간을 경험하는 듯했다.

아마 그 순간 이후였던 것이었던 듯하다. 내 경험, 내 상처, 내 아픈 마음 때문에 내 주변의 무해한 남성들을 발견하지 못하게 되는구나… 알게 된 것은 말이다. 나에게는 유해한 남성성으로부터의 상처와 고통에 대한 치유와 회복의 시간이 필요했고 비폭력대화로 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일단 쓴다


#3일 차

매일 한 줄 쓰기 벌써 3일 차다.

인셀테러 읽고 있는데, 내가 쓴 것 같다.

흥미진진!

#일단 쓴다


#4일 차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을 시작했다.

정치드라마에서 김미숙과 김희애 두 중년 여배우의 청와대 투샷이 가슴 두근거리는 건 나만 그런 걸까?

이 장면 보려고 이 드라마 시작한 듯.

#일단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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