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월경이 떠나고 나니 알게 되는 것

by 지현

나의 월경은 코로나 백신 때문인지 불규칙적이 되더니 작년 1월 단식 중 마지막 하혈을 하고 난 후 소식이 없었다.


작년 말 스위치온 식단을 하느라 단백질 셰이크를 많이 먹었는데 그 때문인지 그 이후 한동안 월경도 없이 월경 전 증상, 배란 전 증상 등등이 등장했다. 사실은 몸과 마음이 불편해지는 증상이 연달아 나타났는데 그게 생각해 보니 월경과 관련된 불편이었다.


1. 유두 통증. 평소에는 '너 거기 있니?' 묻고 싶게 평온한 유두가, 속옷에 쓸리는 것처럼 자극에 예민해지고 간지럽기도 하고, 딱딱해지기도 한다. 기분이 별로다.


2. 아랫배 불편감. 가스가 차기도 하고, 빵빵하게 부푼 듯 월경통처럼 묵직하게 아프기도 하다.


3. 허리 통증. 마치 디스크 환자처럼 오래 앉아있기도 서있기도 힘들고 허리와 등이 아프다.


4. 우울감. 딱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짜증과 슬픔, 우울감이 찰랑거린다. 주변 사람들에게 괜한 짜증과 화를 내기도 한다.


그랬다. 위 네 가지 증상들이 배란전후부터 월경 전까지, 그러니까 한 달의 1/3 정도의 기간에 순차적으로 찾아오는 고통과 불편감이었다.

월경하는 동안에는 잘 몰랐다. 내가 월경의 영향을 얼마나 크게, 길게 받는지 말이다. 월경 없이 산지 일 년 정도 되니 호르몬과 월경의 영향을 받는 것이 이렇게나 피로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된다. 거의 40년이 되도록 처절하게 월경을 겪던 내 마음과 몸이 안쓰럽다. 슬프다.

한편 기쁘고 안심된다. 앞으로 월경 전 증후군과 월경통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테니 말이다.


야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현의 찾아가는 축하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