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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incstory Dec 31. 2016

12화. 핀란디아 습작노트

시벨리우스의 고장에서 내 맘대로 휘갈긴 음악노트

한 해의 첫 태양은 한국에서 맞았지만, 한 해의 마지막 태양은 Artic Circle이 가로지르는 핀란드 북부에서 맞게 되었습니다. 두서없이 맨 몸으로 부딪쳤던 지난 한 해처럼, 제 브런치 공간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잡히는 대로 썼고, 아는 대로 기록했습니다.


오늘은 글 대신, 저희 또 다른 습작노트습작'곡'노트를 공개할까 합니다. 준비한 곡은 총 2개로, 하나는 오로라를 처음 보고 만든 연주곡이고, 하나는 의식이 흘러가는 대로 제 감상을 기록한 곡입니다.


한 해동안 살아내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듣기 전, 주의사항(자신 없는 애들이 말이 많습니다.)

1. 저는 전문 피아니스트가 아니며, 전문 작곡가도 아닙니다.

2. 마스터키보드로 PC에 녹음한 것이 아니라, 녹음상태가 매우 불량합니다.(볼륨을 꽤 높이셔야 할겁니다.)

3. 녹음 후,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코드가 뭉개지고 손가락이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다 끝나는 곡도 있습니다.

4. 그럼, 날 것의 습작(곡)노트를 공개합니다.



▶ 습작노트1. 하늘이 맑고 별이 잘 보이던 날이었다. 커다란 연둣빛 손바닥 아래 서서 온 몸으로 하늘을 지탱해 보기도 했지만 그 광활함 앞에는 역부족이었다. 말로만 듣던 오로라였다. 낯선 땅에서 부딪치는 현실에 마음이 조금씩 무너질 무렵, 별안간 찾아온 오로라를 보자 우리의 작은 걱정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2016년 10월 13일 오전 1시 7분 연주)

▶ 습작노트2. 이 곳의 겨울 흑야를 경험하다 보면 지구가 자전과 공전하는 모습을 떠올릴 때가 종종 있다. 지금은 밝은 태양을 등지고 또 멀어진 것 같아도 그 어둠과 추위의 끝자락으로 깊숙이 걷다보면 어느새 따뜻한 여름이 다가온다는 믿음으로 이 시기를 살아가게 된다.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지니까. (2016년 10월 20일 오전 12시 8분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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