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도 정보도 없던 내가, 첫 발을 내딛기까지
두 번째 박람회에 가기까지의 일주일은,
저에게 ‘유학을 준비한다는 건 무엇을 아는 것인가’를 배우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전공 커리큘럼, GPA 계산법, 필요한 영어 성적 등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된 정보들이었고,
무엇을 알고 가야 유학 박람회에서 ‘얻어올 수 있는지’를 조금은 감 잡게 된 시기였죠.
가장 먼저 한 일은 제 대학교 성적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4.5 만점의 학점 체계를 쓰지만,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4.0 만점을 기준으로 GPA를 산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 역시 GPA로 환산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했죠.
처음엔 이런 변환 사이트가 있다는 것도 몰라
중학교 때 배웠던 비례식을 꺼내 들었습니다.
4.5 : 내 학점 = 4.0 : 변환된 GPA
지금 생각하면 조금 귀엽기도 한 그 방식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 계산이 맞는지 늘 의심스러웠고,
결국 GPA를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사이트를 찾아 확인하고 나서야
‘아, 이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진짜 성적이구나’ 하고 어느 정도 확신을 갖게 되었죠.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대학생들이 그렇듯, 저 역시 1학년은 조금 놀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살았고,
그 결과는 성적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나마 2학년 1학기의 성적만이 ‘조금은 말할 수 있는 성적’이었어요.
그래서 그 일주일은,
‘학점이 이 정도면 유학을 못 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내내 불안한 마음으로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전공 커리큘럼을 살펴봤습니다.
Communication이라는 학문 안에
어떤 세부 분야들이 있는지,
그것이 학교의 커리큘럼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처음 알게 된 것도 이 시기였어요.
사실 이전까지는 '광고를 전공했으니 Communication이겠지'라는 단순한 생각뿐이었는데,
교수님과의 상담을 통해
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떤 방향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끌리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때 딱 정한 건 아니었습니다.
단지, '세부 전공이라는 게 있구나'라는 걸 처음 알게 됐을 뿐이었죠.)
그다음으로 점검한 건, 영어 실력이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영어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학창 시절 내내 영어책을 제대로 펴 본 적도 없었고,
영어 공부라는 것 자체가 저에겐 늘 스트레스였어요.
당연히 영어 성적도 처참한 수준이었죠.
그저 몇 번 학원을 다니면서 얻게 된 것이
저의 ‘전부 인 영어 실력’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해외에 나가 유학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조금 아이러니하지 않으신가요?
저도 제 자신을 잘 알고 있었기에,
‘어학 코스부터 시작해야겠구나’ 하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영어 실력 자체에 대해서는 그 당시엔 일단 생각을 내려놓기로 했죠.
그렇게 일주일 동안의 자료 조사와 고민을 거쳐,
이번엔 정말 제대로 이야기 나눠보고,
무언가를 얻어 와야겠다는 다짐으로 두 번째 유학 박람회에 갔습니다.
확실히, 조금이라도 알고 준비해서 가니까
같은 이야기라도 다르게 들렸고,
제가 이해하는 폭도 전보다 넓어진 걸 느꼈습니다.
물론 상담 내용이 아주 특별하게 달랐던 건 아닙니다.
(유학 박람회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비슷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번에는 상담사 분들과의 대화가 ‘일방적인 설명’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가 되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저는 두 가지를 분명히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1.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겠다.
그날 상담을 도와주신 분 중 한 분이
Communication 전공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오신 분이었는데,
그분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Communication은 미국이죠. 그게 본고장이니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래. 나는 미국으로 유학을 갈 거야’
하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2. 유학원은 이곳으로 하자.
대부분의 유학 박람회는 특정 유학원이 주최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간 두 번째 박람회도 한 유학원에서 전체를 주관하고 있었습니다.
박람회 참석자에게는 유학원 상담료가 할인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건 당시의 저에게 꽤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왜 큰 메리트였는지는 다음 챕터에서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게다가, 그 유학원에는 제가 희망하는 전공으로 유학을 다녀온
‘진짜 경험자’가 있었기 때문에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겠다는 신뢰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유학원과 함께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국 저는 세 곳의 유학 박람회를 신청했지만, 두 번째 박람회에서 모든 것이 정리되었습니다.
유학의 방향도, 함께할 유학원도, 그리고 가야 할 나라도 그날 확실히 정해졌죠.
그 순간부터 저의 유학 여정은 ‘계획’이 아닌 ‘현실’로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박람회는 결국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지, 조금은 분명히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저는 두 번째 유학 박람회를 통해
유학이라는 낯선 길에 함께할 ‘파트너’를 정했고,
막연했던 꿈은 조금씩 구체적인 여정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선택한 유학원과의 첫 상담 이야기부터
본격적인 유학 준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차근차근 풀어보려 합니다.
그때 느꼈던 기대감과 불안함,
그리고 현실적인 고민들까지—저의 ‘첫 단추’의 이야기를 담아볼게요.
이제부터는 정말 제가 고생하며 준비한 생생한 과정들이기 때문에 정말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