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Growing Together

by 짜이온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실 때 낮과 밤을 함께 만드셨다.
빛만이 아니라 어둠도, 일함만이 아니라 쉼도, 환함만이 아니라 고요함도 함께 주셨다. 이 단순한 창조의 질서는 매일 반복되며 우리 삶에 깊은 울림을 준다. 그것은 곧 인생에도 낮과 같은 순간이 있고, 밤과 같은 시간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낮은 분명하다.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승진 소식을 들었을 때, 가족 안에 웃음이 가득할 때, 아이의 작은 성취 앞에서 가슴이 환해질 때. 그 순간들은 마치 필리핀의 한낮처럼 밝다. 햇살이 집 안 깊숙이 들어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당을 채우는 시간이다.

그러나 인생에는 밤도 있다.
상실, 외로움, 이해받지 못하는 마음, 말하지 못한 눈물들. 필리핀의 밤은 낮만큼이나 분명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스콜처럼, 낮에는 보이지 않던 감정들이 밤이 되면 또렷해진다. 바람 소리, 벌레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속에서 사람은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마주한다.

중요한 것은 낮과 밤이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환함 이후에 어둠이 오고, 어둠 이후에는 다시 환함이 온다. 이것은 위로이자 경고다. 늘 낮만 지속되는 인생은 없고, 늘 밤만 머무는 인생도 없다는 사실.

실제로 세상에는 낮이 계속되는 나라가 있다.
북유럽의 노르웨이, 그중에서도 북극권에 가까운 지역인 스발바르에서는 여름철 백야 현상이 나타난다. 밤이 와야 할 시간에도 해가 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낭만적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불면, 우울, 생체리듬 붕괴를 경험한다. 어둠이 없다는 것은 곧 회복의 시간이 사라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체의 회복과 성장은 밤에 이루어진다.
깊은 잠 속에서 호르몬이 분비되고, 상처가 아물며, 마음도 정리된다. 밤이 지나야 아침의 빛이 더 선명해진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루를 설계하실 때 낮만 두지 않으셨다. 밤을 함께 주심으로, 다음 날의 성장을 준비하게 하셨다.

그래서 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의 좋은 소식은 무엇이었을까?”
“오늘의 나쁜 소식은 무엇이었을까?”

아이의 작은 웃음이 좋은 소식였을 때도 있고, 뜻대로 되지 않은 하루가 나쁜 소식이였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 질문을 던질수록 나는 깨닫는다. 나쁜 소식이 있었기에 기쁜 소식이 더 선명해졌다는 사실을. 밤이 있었기에 낮을 더 감사하게 된다는 사실을.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처럼,
우리의 인생도 낮과 밤 사이에서 자란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더 깊은 감사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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