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growing together
요즘 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늘을 채우는 구름을 색칠할 때면 늘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구름을 떠올릴 때 당연히 흰색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붓을 들고 나면, 흰색보다 훨씬 많은 회색을 사용하게 된다.
구름의 깊이를, 부피를, 그리고 그 아래 드리워진 그림자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회색이 없으면 구름은 평면이 된다.
빛을 받는 부분도, 가려진 부분도 없이
그저 종이 위에 얹힌 하나의 색으로 남는다.
구름은 흰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삶도 그렇다.
우리는 종종 인생이 하얗게 반짝이기만을 기대한다.
늘 맑고, 늘 분명하고, 늘 환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 위로는 수많은 그림자가 지나간다.
예상치 못한 질문들, 설명되지 않는 기다림,
잠시 방향을 잃은 듯한 순간들.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 희망을 꿈꾸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림자가 있다는 것은
그 뒤에 변함없는 빛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구름이 지나가도 태양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려질 뿐,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요즘 나는
내 삶의 회색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려 한다.
그림자를 실패로만 여기지 않고,
빛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여백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늘이 있기에 빛의 방향이 보이고,
회색이 있기에 흰색은 더 빛난다.
구름그림자는
삶을 어둡게 만들기 위해 머무는 것이 아니라
빛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 지나간다.
오늘도 내 인생 위로
조용히 그림자가 스쳐간다면,
나는 다시 붓을 들고 이렇게 말해본다.
“괜찮아.
이 회색 덕분에
빛은 더 깊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