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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환 Apr 25. 2022

놀면 뭐하니 MBTI 특집 방송을 본 소감

놀면 뭐하니?

MBT특집’ 방송을 본 소감


이번엔 3.12(토) MBC 방송 ‘놀면뭐하니?’ MBT특집 방송을 보고 제가 느꼈던 소감을 말해하고자 합니다.



MBTI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수준은?


저는 MBTI 전문가로서, 성격심리분야를 다루는 상담가이자 강의자로서 ‘성격검사’라는 것을 다룰때 결코 가볍게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신체적인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병원에 갔을 때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나 자격이 없는 전문의가 내 신체적 문제를 진단하려 한다면 과연 그 검사를 받아보려 할 사람이 누가 있겠으며, 설사 진단이 나오더라도 그 결과를 누가 받아들일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인터넷 상에 ‘MBTI 간이검사’로 올라와 있는 https://www.16personalities.com/ko


이 검사는 ‘MBTI 정식검사’가 아닐뿐더러 그 결과에 대해 아무도 책임질수 없는 그릇된 해석으로 자신의 성격을 단정짓게 하는 오류를 일으킬 소지가 많습니다.


성격검사라는 것은 엄연히 단순 호기심에서 하는 ‘심리테스트’와는 구분이 되어야 합니다. MBTI는 호기심에 하는 심리테스트가 아니라 그 신뢰도와 타당도가 어느정도 인정되어 심리검사로 활용되고 있는 표준화된 성격검사입니다.


MBTI가 아무리 대중적이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더라도 좀더 신중하게 검사에 대해 알아보고 기왕,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결정되었다면 아무리 예능이라 하더라도 많은 시청자가 보는 프로그램에서 대중들에게 보다 정확한 ‘MBTI’를 안내하는 것이 MBTI에 대한 오용과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MBTI, 어떻게 사용해야 바람직할까?


MBTI 검사을 방송에서 사용한다면 이 검사가 어떤 검사이고 MBTI에 대한 의미만이 아니라 상식적인 부분들, 개발자, 사용하는 목적 등을 먼저 방송에서 다뤄주었으면 합니다.


이미지 출처 : 3.12(토) MBC 방송 ‘놀면뭐하니?’ 영상화면


물론 EBS나 교육방송처럼 너무 진지하게는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검사에 대한 소개를 하고 사용목적과 도구에 대한 유의사항을 알린 다음 프로그램에 적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유명 연예인들이 MBTI 검사를 진행할때는MBTI 검사 결과를 해석해줄 수 있는 MBTI 전문가를 프로그램에 등장시켜 검사 결과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간단하게 라도 피검자와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6 퍼스널리티라는 무료 MBTI 간이검사는 말그대로 약식이라서 정식검사 결과와 다를 수 있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결과를 무분별하게 신뢰하여 자기유형으로 확정하는 것은 검사만 하고 그 누구도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없게 하여 자기가 내담자가 되고 상담자도 되버리는 ‘자가당착’에 빠질수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만 하고 나온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 결과에 대해 전문의를 통해 소견을 듣고 안내를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요?



연예인 패널의 MBTI 유형식별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유재석님을 비롯해 방송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연예인분들을 자주 관찰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하는 일이 ‘성격을 파헤치는 심리분석’의 일이기 때문에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예인 분들, 배우나 예능인들을 눈여겨보며 그분들의 성격이나 심리를 올바로 알려서 사람들이 제대로된 ‘자기상’을 갖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 3.12(토) MBC 방송 ‘놀면뭐하니?’ 영상화면
이미지 출처 : 3.12(토) MBC 방송 ‘놀면뭐하니?’ 영상화면


‘베르테르 효과’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유명한 사람들의 행동이나 사건을 보고 영향을 받아 자신에게 적용하여 부정적인 결과를 주는 효과를 말하죠.


하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재석님’이나 ‘정우성님’같은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 연예인분들의 MBTI유형은 대중들에게 그 영향이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방송에서 나온 두 분의 MBTI 유형은 각각 ISFP, ENFJ 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에 상관없이 이 두분의 MBTI가 제대로 나온 것인지, 검사결과에 대해 자신의 유형에 대해 그 어떤 전문가의 소견도 없는 상황에서 두 연예인분들의 유형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하는 것과 검사 결과만 가지고 자신의 유형을 대중들이 믿게 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이렇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분들이 MBTI 간이, 약식검사로 자신의 유형을 진단하게 하고 그 결과를 아무 검증없이 받아들이게 해서 시청자들에게 MBTI 를 홍보하는 것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특정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하는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MBTI 는 편가르기를 하기 위한 검사인가?


저는 방송을 보며 ‘저건, 저렇게 다루어서는 안되는데,,’ 라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습니다.


외향 E이냐 내향 I이냐를 나눠서 서로 대결하는 구도를 만들고 방송에 올려지는 자막마다 외향과 내향의 성격에 대한 극단적인 성격이미지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외향 E들은 의리가 없고 내향 I들은 의리가 있다든지 외향 E들은 사회성이 좋아서 내향 I들은 외향에게 배워야 한다든지 외향 E들은 너무 설친다 등 심지어 이 상황을 지켜보는 웹툰작가 ‘이말년’님은 이 자리가 서로 비난하는 자리냐며 의아해합니다;;


이미지 출처 : 3.12(토) MBC 방송 ‘놀면뭐하니?’ 영상화면
이미지 출처 : 3.12(토) MBC 방송 ‘놀면뭐하니?’ 영상화면
이미지 출처 : 3.12(토) MBC 방송 ‘놀면뭐하니?’ 영상화면


이런 상황들은 MBTI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들에게 유형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대결구도를 가져오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저는 평소 유재석님의 올바른 방송 이미지를 눈여겨 보아왔습니다. 무엇이든 올바르게 알고 그것을 잘못 알고 이야기하는 게스트분들의 언어나 단어를 바로잡는 세심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뭐 하나를 알리더라도 바로 알게 하려는 유재석님만의 오랜 방송 노하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유재석님의 입에서 MBTI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선입견들이 방송으로 보여지는 것은 저뿐만 아니라 MBTI를 제대로 알려주었으면 하는 저와 같은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를 보완하려면 외향과 내향의 게스트를 구분하고 그 사이를 중재하는 전문가를 패널로 두는 것이 유형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MBTI는 서로의 다름을 수용하고 강점을 존중하기 위해 사용해야 함


MBTI 전문가의 입장에서 소견을 이야기하자면 MBTI는 인간의 정신적, 심리적 문제를 진단하는 검사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성격을 검사하여 결과를 알아보는 비진단 검사, 자기보고형 검사입니다. 성격유형들은 서로간 어떤 유형도 우월하다거나 열등한 유형은 없으며, 단지 그 유형의 ‘독특한 특징’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MBTI와 같은 ‘자기보고형’ 검사들은 스스로 성격을 보고하는 형태로 검사가 이루어지기에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적인 자기’로 검사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자기방어가 수월한 단점이 있습니다. 즉 자기 의도대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MBTI 검사를 여러번 할 경우 그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때 그때마다 자기의 컨디션, 기분,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게 위해 반드시 MBTI 전문가를 통한 전문적인 해석을 듣고 검사결과에 대해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MBTI는 편가르기나 유형끼리의 대결구도가 아닌 오히려 그 반대로 가야 합니다. 즉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기 위함이며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MBTI의 중요한 기본명제는 ‘성격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라는 것입니다. MBTI를 개발한 캐서린 브릭스와 이자벨 마이어스라는 모녀가 인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개인차를 존중하기 위해 MBTI를 개발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상식입니다.


또 MBTI 이론의 근거가 된 ‘칼 융’도 성격은 개별화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며 ‘자기실현’을 이루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MBTI는 한 개인의 자아를 완성하고 자기실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 제대로 된 목적속에 사용되어야 합니다.


MBTI가 가볍게 예능의 웃음을 주는 도구로 다뤄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호응을 얻는 것이 무조건 기분 좋은 일이라고만 할 순 없을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유념하여 MBC 예능에서는 앞으로 더 좋은 방송을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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