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정한 나다움의 발견 MBTI》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1944년 마이어스-브릭스가 MBTI를 처음 개발한 뒤 1975년 한국판 MBTI 독점계약을 통해 MBTI가 국내에 들어온 지 30년이 흐른 지금, MBTI는 다문화 시대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유입된 검사임에도 MBTI란 단어와 각 유형의 이름들을 별칭(인프피, 엔프피 등)으로 부르며 청소년, 일반인, 직장 내 사원들끼리 서로의 성격유형을 확인하고 소개를 나누는 일도 일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MBTI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MBTI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사용의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오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 MBTI 유형끼리 서로를 차별하거나 왕따를 시키고 회사에서 적응 잘하고 열정적인 사원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I(내향형)를 배제하며 E(외향형)를 선발하는 일들이 그 예입니다. 또한 MBTI가 인간을 단순히 16가지 유형으로만 보고 평생 한 유형 속에 갇혀 그 유형의 운명으로만 살 것처럼 몰아간다며 MBTI를 과학적이지도 않고 사람의 성격을 제대로 평가할 수도 없는 검사라고 비판하는 일부 심리학자들도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성격과 심리학을 연구해 온 입장에서 MBTI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이해를 통해 일부 MBTI를 오용하는 사례들과 MBTI가 비과학적이란 편견을 바로잡고 MBTI는 완벽한 도구는 아니지만 ‘비교적 쓸 만한 도구’라는 것을 소개하고자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습니다.
2. 요즘 MBTI 검사가 유행하면서 관련 서적들이 많은데 이 책만이 가진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면?
저는 본래 MBTI보다 ‘에니어그램’이란 도구를 더 먼저 접하고 오랜 시간 에니어그램을 배우고 익혀 에니어그램에 대한 전문 서적을 출간한 경험(『나를 넘어서는 에니어그램』, 바른북스, 2021)이 있습니다. 에니어그램을 연구하면서 ‘다른 성격 검사들은 에니어그램과 무엇이 다를까?’, ‘인간의 성격에 대해 명확히 알기 위해선 어떤 공부가 필요할까?’ 고민하던 중 뒤늦게 사이버대학에 문을 두드려 ‘심리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MBTI’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저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서 한 공부지만 지금은 성격에 대한 이해를 넘어 성격의 여러 부적응적 문제들까지도 개선해줄 수 있는 ‘임상심리학’ 분야에 수련을 쌓는 중입니다.
이 책이 MBTI에 관련한 다른 서적들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저는 책을 집필하면서 MBTI에 대한 ‘곁가지’보단 ‘원가지’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본이 바로 서지 않은 채 묘기를 부리는 것은 ‘재주’에 불과하나 기본을 바로 세운 뒤 차곡차곡 배워가는 것은 ‘실력’이 됩니다. MBTI를 안다는 것은 MBTI에 대한 ‘내 생각’이 아니라 MBTI가 말하는 ‘의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MBTI의 기본 의도와 사용 목적에 중점을 두고 부수적인 이야기보단 MBTI를 접하는 누구든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할 MBTI의 핵심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이 MBTI에 대한 모든 갈증을 해결해 줄 수는 없겠지만 MBTI에 입문하고 책 제목대로 MBTI가 말하는 성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토대로 ‘나다움’을 발견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만일 이 책을 읽고 MBTI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자신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타인에게 당당히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면 그것으로도 이 책의 사명을 충분히 하였다고 봅니다.
3. 저자님의 MBTI는 무엇인가요?
저의 MBTI는 책을 읽어 보시면 감이 오시겠지만 가치를 중요시하며 이상적인 세상을 추구하는 ‘INFP’입니다. INFP는 몽상가처럼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꿈을 꾸며 살아갑니다. 꿈이 없는 사람은 삶의 희망도 없는 사람입니다. 꿈은 시간이 걸리지만 이루어집니다. 저는 매일 저의 꿈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꿈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각자의 노력으로 언젠간 그 꿈이 현실이 되어 나타날 것입니다. MBTI를 여러분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는 나침반으로 활용해 보세요.
4. MBTI 문항도 조금씩 갱신이 된다고 하셨는데, 예전 문항과 최근 문항의 경향은 어떻게 다른지?
최근 MBTI 문항이 새로 갱신된 검사는 인터넷에 무료로 실시되는 ‘16 Personalities’입니다. 이는 60문항으로 된 간편 검사인데 2022년 7월 이후 전면 개정되어 기존의 영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좀 더 간결해지고 모호했던 질문이 의미가 확실한 문항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참고로 어세스타(주)에서 실시되는 오리지널 정식검사인 93문항의 ‘Form M’과 144문항의 정밀검사 ‘Form Q’는 ‘16 Personalities’와 문항 스타일이나 질문들이 다릅니다. ‘16 Personalities’는 ‘Big5’를 기반으로 새롭게 개발된 검사라서 정식검사의 입장에서는 MBTI의 저작권을 피한 ‘가짜 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융은 인간이 태어나 신체의 유기체가 처음 전체의 모양을 갖추고 점차 세분화되어발달해 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인간도 자신의 내면에 심리체계가 형성되면서 성격이 점점 세분화되고 다시 하나의 전체로 통합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고유한 자기의 정체성을 점진적으로 완성한다고 보았다.
5. 이 책을 꼭 읽어 주셨으면 하는 분들이 있나요?
책에도 서두에 언급했지만, MBTI는 이제 누가 뭐래도 대중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성격유형 검사’로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MBTI가 대중화되고 사람들의 ‘자기 이해’에 크게 기여한 만큼 그 사용 목적에도 분명한 의도가 있음을 알고 MBTI가 모든 성격검사를 대표하거나 절대적인 검사로 사용되는 오용은 막아야 합니다. 이 책은 기존에 MBTI를 그저 재미로 호기심 삼아 가볍게 검사를 하면서 자기를 특정한 유형으로만 판단하고 자기와 다른 유형을 가진 사람과는 거리를 두었던 분들이나 MBTI 자체에 대한 비과학성을 따지며 심리학적 오류를 찾아내어 비판하면서 MBTI를 경멸하는 태도를 보였던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심리검사는 ‘사람을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임상가의 훈련된 돋보기’로서 기능합니다. 따라서 심리검사의 올바른 이해와 사용, 심리검사 결과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MBTI 역시 자기를 이해할 수 있는 수많은 심리검사 중 하나이며 그 사용 의도와 목적에 맞게 사용될 때 자신과 타인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이 그동안의 MBTI에 대한 가벼운 이해나 지나친 편견에서 벗어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측면으로 MBTI를 접해 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6.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 한말씀 해주십시오.
지난 4월『진정한 나다움의 발견 MBTI』를 출간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독자들의 관심과 호응으로 출간된 책의 재고가 금세 소진되어 개정판을 낼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원고를 그대로 재판할까도 고민하였지만, 책의 뒷부분에서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추가해 개정판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는 분들이 MBTI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자기와 타인을 넉넉히 수용하실 수 있는 성숙한 성격을 가지게 되시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제가 좋아하는 한 문장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 알프레드 아들러, 195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