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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철 Jul 30. 2024

리테일 트렌드와 공간기획_240731

질문과 의문이 폭발한 결과물은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 없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종료 후 얼마 뒤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답사를 갔습니다. 

당시에도 명성이 자자했던 헤르조그 드 뮤론이

디자인한 웅장한 스타디움은 '압도'라는 말이 

무엇인지를 새삼 알게해준 공간이었습니다. 

그 웅장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개회식 역시도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행사로 가득 채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그 행사에서 기억에 

남는 무엇을 꼽으라면 저는 공중보행(?)을 통해

점화했던 성화행사 정도 말고는 없더군요.

시간이 많이 흐른 것도 있겠지만, 으레 개회식 

하면 자국 자랑에 바쁜 일이겠거니... 라는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 파리 올림픽은 개회식의 '공간'부터 

다름을 선포했습니다. 올림픽이라면 화제가 되는

주경기장 공간이 없이 센강과 에펠탑이라는 

야외공간 자체를 활용하는 행사에 대해 

기대반, 걱정반인 것이 사실이었죠. 역시 우려대로

야외행사의 가장 취약점인 날씨가 문제였습니다.

비가 쏟아지면서 프랑스가 생각했던 풍경, 

노을과 함께 해가지며 펼쳐지는 파리의 정경을

볼 수 없는 것이 그저 아쉽기만 할 따름이었겠죠. 

저 역시도 아쉽기는 했지만, 날씨는 그저 하나의 

이슈일 뿐이었습니다. 센강과 이를 둘러싼 파리의

아름다운 건축물, 그리고 비를 마다 않고 강변과 

건물 테라스에서 행사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역대 어느 개회식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풍경이었습니다. 베이징이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자해

올림픽의 공간을 만들었다면, 파리는 새로 짓는 

비용과 온실가스 소모가 없이 온전히 그네들이 가진

최고의 자산인 '도시공간'을 활용한 것이죠. 


제가 본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발레리노인

기욤 디오프가 파리 풍경과 에펠탑을 배경으로

발레를 선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아쉽게도 개회식에서 선보인 장면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거의 유사한 장면이 있네요 :)


그는 파리 오페라 발레 354년 역사 최초의

아프리카계 출신의 수석 무용수입니다.

보수적인 무용계의 유리천장을 부순 의미있는

인물이 개회식에서 선보인 장면은 어쩌면 프랑스가

갖고 있는 문화에 대한 자부심, 도시에 대한 긍지가

응축된 '정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외에도 스타디움 밖 최초의 개회식은 많은 이슈를

던지며 올림픽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아마도 늘 해오던 것처럼 웅장한 스타디움과 경기장을

짓고 수만의 관중이 운집한 장면을 연출했다면 

이렇게 시끌벅적 하지는 않았겠죠.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고정관념을 바꾸는 생각은

수많은 의문과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덕분에 한 번이라도 더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생각과 토론을 이끌어내며 사람들에게 기억됩니다.

늘 하던대로라서 ‘왜?’라는 궁금증이 생기지 않는

프로젝트, 공간은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죠.

역사와 문화만큼이나 남다른 도전을 보여준 개회식, 

그리고 유서깊은 명소를 배경으로 페막까지 펼쳐질 

스포츠 드라마가 더욱 기대됩니다. 



1_파리올림픽 개회식 최고의 순간들


2_커뮤니티, 업무, 스테이에 이어 F&B에 도전하는 코사이어티의 새 브랜드, 포틀러 


3_100년 된 관사에서 즐기는 차 한 잔, 소제예찬 1927 


4_공항의 '아트'전쟁, JFK공항 가는 양혜규, 박가희 작가 


5_세계 정상급 컬렉터와 건축가의 만남, 오래된 미래, '오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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