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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이 낯선 공간 만들기

트렌드와 공간기획_250805

by 노준철

트루먼쇼, 익숙함과 음모가 불러오는 각인들

지난 주말, 일상을 채우고 있던 육아에서 몇 시간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

무엇을 할까 고민할 시간도 아까워 넷플릭스를

켜고 추천 영화목록을 탐색했습니다. 갑자기 눈에

들어온 '트루먼쇼'의 썸네일이 왠지 그날 따라

끌리더군요. 이미 몇차레 본 영화지만 결국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오랫만에 트루먼쇼의

느낌은 희한하게도 예전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상적 공간과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 그리고 아내

까지도 갑자기 낯설게 다가오는 순간의 느낌은

최근에 본 그 어느 호러영화 보다도 더 섬뜩했죠.

매일 루틴하게 지나던 공간이 감시의 현장으로,

그리고 사람들은 나를 가두는 무대의 배우였음을

알아채고 벗어나려는 과정에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익숙한 장면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흐려진 기억과

변화한 내 삶의 루틴 속에서 새롭게 다가온 것이죠.


화면 캡처 2025-08-05 023039.jpg 트루먼쇼의 영화 장면들을 재치있게 표현한 레고 제품


일상이 낯설게 느껴질 때, 기억은 선명해진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영화의 장면장면들이 떠오르고, 무서웠던 감정들이

생각납니다. 공간 트렌드를 리서치 하기 위해

찾아보게 되는 많은 장소들 중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것들은 세 가지 정도 인 것 같습니다.

① 취향저격이거나 ② 엄청난 퀄리티이거나

그리고 마지막은 ③ 익숙하거나 그럴법한 환경에서

상식을 깬 전개를 보여주는 공간들입니다.

1층의 벽돌 패턴을 형태로 이어받지만, 유리블럭

이라는 소재로 바꿔 채광기능은 가지면서도

맥락을 받아들인 네덜란드의 주택도, 별 것 아닌듯

하지만 익숙한 재료의 사용을 조금 비틀어 버려서

공간을 경험하는 이들에게 각인을 시킵니다.

공간의 역사, 이질적 컨텐츠, 그리고 사람들

오늘 주제를 떠올렸던 헤르조그앤 드뫼롱의 홍콩

타이퀀 문화센터는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에게 더욱

기억에 남고 사랑받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홍콩에서 얼마 안남은 건축유산을

보존하면서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컨텐츠가

그 공간 안에서 살아 숨쉬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이질적입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생생하고

영향력 있는 소재로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올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한 푸하하프렌즈의

디스이즈네버댓 성수사옥은 기존 구법과는

이질적인 방법을 통해 낯설지만 햇살 가득하고 넓은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아마도 이 건물 역시 많은

건축사들에게 회자가 되겠죠.

두 가지의 충돌은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세상의

수없이 많은 이야기와 영화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편안한 일상이 아닌 낯설음을 선택한 디자이너들,

다른 것은 몰라도 분명, 사람들의 기억 속에

선명한 하나의 씬으로 각인될 것입니다.


1_과거의 공간, 오늘의 건축, 내일의 컨텐츠-타이퀀 문화센터


2_유리벽돌이 만든 투명한 건축


3_엉뚱함이 만든 도시 미학, 디스이즈네버댓 성수사옥


4_사진가가 담은 토론토 건축의 Old&New


5_장소의 혼(Genius Loci)을 담은 붉은 탑, 블로레 비치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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