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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국보다 낮술 Jan 09. 2017

익명의 거리_뉴욕에서 일주일 #05

익명의 거리


우드베리 아웃렛은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굳이 차를 렌트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뉴저지 다이너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난 뒤에 즐길 수 있는 맨해튼 경치 때문이고,

(이걸 따로 일정을 빼려면 반나절 이상 걸리는 거니까)










다른 하나는,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하늘과 양쪽에 늘어선 단풍을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 종일 피곤한 줄도 모르고 된장남 코스프레는 이어지고…










역시 쇼핑은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진 다음.

그래도 토요일 밤이니까 뜨거운 밤을 보내기로 한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스치는 눈빛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여행자인가 봐요. 즐거운 추억 만드세요.'

서로 말은 안 했지만, 한 번 스친 인연으로 자꾸 돌아보게 만드는 나.









“혹시 블루노트가 어느 쪽인지 아세요? 10년 만에(?) 왔더니 방향감각이…”

“아~ 저도 지금 찾고 있는 중이에요”











블루노트는 어렵지 않게 찾았지만, 우리는 10년 전 좌절감을 다시 한번 맛봐야 했다. 10년 전에는 너무 늦어서, 이번에는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결국 포기당하고 말았다.

재즈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공연 중에 살짝 기절(숙면)하면 어떡하나 조금 걱정했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갑자기 목적을 잃는 것은 여행에 있어서 큰 혼란이자, 넘어서고 나면 가장 마지막까지 생각나는 기쁨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못 알아들을 코미디를 보러 가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무엇으로 블루노트의 상실감을 대신할 것인가?

뉴욕에서 토요일 밤 = 피 같은 시간(돈)

이 흐르고 있단 말이다. 










쇼핑으로 지친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우리는 좀비처럼 "그럼 다른 대안은?"을 중얼거리며 그리니치 빌리지를 떠돌기 시작했다.







Location  :  New York

Date  :  October, 2015

Camera  :  Leica M-Monochrom(1st), Leica M9

Lens  :  Leica Summicron-M 35mm F2.0(4th), Leica Summilux-M 50mm F1.4(4th)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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