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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문수 Jul 30. 2021

자수

너를 모른다 03

그날은 네 그림자마저 사랑하게 되어서

머리 위의 밤하늘을 네 모양 따라

손으로 오렸다.

     

그걸 뒤꿈치에 앓아누운 

내 시커먼 것 위에 얹으려다

그러면 밤보다 더 짙어질까봐

마주 보듯 발끝에 

손금으로 꿰었다.

     

걸음걸음마다 우리는

실에 매단 인형처럼 왈가닥달가닥

보는 사람 없는 시간에

부실한 몸짓

불쌍한 춤

팔을 저어 애써

틀어진 호흡을 여미는가

     

별빛에 손이 따끔해

간만에 들여다본 내 지문으로

사람은 이런 오밀조밀한 세월만큼

누구를 이해하지 못하리라

이해하고

지새우고 가는 거지.

     

21.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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