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우의 시 인사를 따라서 산책을 오마쥬
추석도 지난 가을에 안부 톡을 보내기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Oct 18. 2020
인사 / 황지우
개가하고 돌아오는 사람에게 색종이 뿌리듯
가을 금남로 은행잎들이 마구 쏟아지는 걸
넋 놓고 잠시 바라보았더니
뒤에서 빵빵거린다
뒤돌아보며 은행나무를 가르키자
영업용 택시 기사도 은행나무를 가리키며 웃는다
차라리 모르는 얼굴에는 인간의 光背가 있다
집에 도착해서도 프라이드 차창에 붙어 있는
금빛 스티커 오늘은 하느님이 색종이 뿌려 주시는
황금나무 밑을 지나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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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홍대백수 이상하
결혼식 올린 웨딩카에서 깡통 달려가듯
가을홍대 책거리 길냥이들 마구 뛰어나가는 걸
산책하다 넋 놓고 잠시 풍경에 잠겨들었더니
뒤에서 월월 거린다
뒤돌아보며 길냥이 가족을 가르키자
셰퍼드도 아이들도 냥이에 혀 내밀며 웃는다
모르는 얼굴과 강아지도 귀여운 가을에 기쁘다
집에 도착해서도 내 티셔츠에 붙어있는 검은 실 하얀 실 가을색깔 실뭉치.
오늘은 하느님이 인연의 실 뿌려 주시는
황금덤불 숲을 지나온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