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먼저 민주당 이재명의 대선 승리를 축하한다
일주일 전까지의 여론조사 추이로 보아 김문수와의 차이가 크게 나는 대승을 예측했지만, 역시나 한국 사회의 보수성과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 여론은 작지 않았다. 심지어 믿었던 당일 출구조사마저도 그리 신뢰성이 좋지 못했다
무려 8만명 표본을 수집한 투표날 출구조사였고 이재명의 51퍼 과반 대승을 예측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샤이보수 아니 샤이 극우가 적지 않다는 것. 다른 때도 아니고 비상계엄 불법내란으로 인해 벌어진 대선인데도 그 내란공범들이 수십명 있을게 뻔한 극우여당을 사람들이 41퍼나 뽑아주다니... 한국 정치의 현실은 진보에겐 너무 가혹하다
물론 또 그림자가 있으면 빛도 있는 법.
이재명은 역대 대선중에 가장 많은 1700만명 이상이 뽑은 대통령이며, 민주계열에서 뽑힌 대통령중에 가장 높은 49퍼센트의 득표율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나 한국에서 중도보수에 가까운 민주당이 대선을 이기는 건 힘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이 빛과 그림자의 양면성을 늘 둘 다 보는 객관성을 가지려 노력해야만 한다. 탄핵 발의 직후 여러 여론조사들에서 일관되게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55-60퍼센트, 정권 연장 여론이 40-45 정도 나왔음에도 사실상 민주진보 단일전선 후보인 이재명은 왜 그 55퍼센트 정도의 정권교체 열망을 자기 표로 다 흡수하지 못했는가. 이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반성과 구체적인 분석이 필수적이지 않을까, 더 이상 쿠데타를 꿈꾸는 내란세력들에게 대권을 넘겨주고 싶지 않다면 꼭.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이 대통령 당선되고 첫번째 행보로 국회 청소노동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노고와 헌신을 챙겼다는 사실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열두살 소년공 시절에 밤에 공부를 시작해서 스물세살에 사법고시를 합격한 이재명 당선인. 그는 매우 불우하고 힘든 환경이었고 그래서 스스로 과거사로 인해 거친 면이 있다고 이번 대선 유세중에 인정하기도 하였다. 개천에서 난 용은 맞지만 너무나 더러운 흙탕물을 헤치고 나온 용.
이런저런 과거의 일들이 지금도 이재명을 괴롭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재명은 나같은 흔한 범부처럼 그저 좌절하거나 이제는 변호사로 성공했으니 과거를 그저 숨기거나 부정하지만은 않았다. 선배인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돕는 인권변호사로 일했고 자기가 자란 성남을 바꾸기 위해 성남시장부터 정치를 시작했다. 그리고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넘고 이제 대한민국 권력의 정점 대통령이 되었음에도 가장 먼저 내란에도 버텨주어서 감사하다며 국회의 청소노동자를 챙겼다.
대통령으로서의 첫 날에 여러 요란한 축하행사나 서울시내 카 퍼레이드를 해도 딱히 문제될 것도 없지만 그는 그런 큰 행사들은 취소한 뒤 국회에서 간단한 취임식을 하고 오후에 야당 대표들과의 오찬 일정으로 첫 대통령 업무를 개시했다고 한다. 야당 대표와의 대화 자체를 임기 내내 거부한 내란 수괴와는 확연히 다른 첫걸음.
그가 간이 취임식에서 말한 5대 목표 중에 첫 번째는 바로 내란 극복이었다. 부디 대한민국 21대 대통령 이재명의 이 험난한 대통령임기 5년에 행운이 있기를. 그리고 시민들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이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