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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의 명인- 영화 국보에 대한 하이쿠 습작

새해에 눈 내리는 그 춤의 풍경을 또 찾으러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설국의 명인 습작

- 영화 국보 를 보고서 / 20251211 이상하



눈 내린 혈포

온나가타*의 귀무

국보의 풍경




*일본의 전통극 가부키에서 여자 역할하는 남자





@국보 영화에 대한 중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굳이 반복할 필요도 없지만 삶은 무상하다 한없이. 그럼에도 우리는 왜 이렇게나 이 허무한 인생에서 몸부림치는가? 일본에서 천만이 관람한 영화 국보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 아닐까. 아예 아무 감상도 쓰지 않는 게 예의가 아닐까 하다가 이동진의 올해의 외국영화 베스트 10에 국보가 들어간 것을 보고 약간 용기를 내어본다.


국보에서 주인공은 야쿠자 아버지 아래에서 태어나 새해 설날에 온나가타, 일본 전통 연극인 가부키에서 여장남자 역할을 연기하다가 아버지가 눈 내리는 바깥에서 상대편 야쿠자의 총에 맞고 돌아가시는 풍경을 본다. 우연찮게도 그 자리에 초대받아 자리에 있었던 가부키 명인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제자로 삼겠다며 데려간다.


명인에겐 이미 후계자로 삼을 아들이 있었지만 새로 데려온 제자 덕에 그 둘은 친구이자 라이벌이 된다. 1964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50년의 작중 시간 속에서 여러 사건과 갈등끝에 주인공은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고, 자기가 술집여자와 만나서 낳았지만 전혀 돌보지도 키우지도 않은 딸을 만나 60세에 방송기자로 만나 인터뷰를 한다.


당연히 딸은 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으로 가득했고 아버지로 인정하기조차 싫어했지만, 그럼에도 국보로 인정받는 그의 가부키 속 온나가타 연기와 춤을 직접 관람했을 때


"당신을 정말로 싫어했지만, 당신의 가부키 연기를 볼 때마다 마치 무대에 새해가 온 듯했어요."




아마 이러한 인생에 대한 찬양과 무상함이 교차하는 감성은 일본에서 첫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닐까. 그의 대표작 설국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 다시 번역된 명인 또한 그러하다. 만약 이 국보 감독을 만날 수 있다면 꼭 한 번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설국과 명인을 보았는가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가.


나도 그러한 춤을 인생에 한번 출 수 있을까


영화 국보와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담아 이 작은 습작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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