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감정을 통해 나를 알아가다.

by 조이풀


나는 스스로 감정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감정 표현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적은 거의 없었다. 적어도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지난 1년 동안 예상하지 못한 변화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팀장님의 퇴사, 직원들에 대한 권고사직. 잇다른 직원들의 퇴사, 10년 가까이 몸담아 온 건축설계업계는 몇 해 전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를 고스란히 맞고 있었다. 인건비와 원자재비, 유류비 인상은 결국 사람에게로 돌아왔다.


겉으로는 퇴사였지만, 팀장님의 선택은 권고사직에 가까웠다. 지속적인 압박 속에서도 그분은 프로젝트를 끝까지 마무리한 뒤 회사를 떠나셨다. 입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직원들 역시 자금 사정이라는 이유로 정리되었다.


그 이후 팀은 사실상 붕괴되었다. 재배치도, 설명도 충분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회사에 대한 불만은 차곡차곡 쌓여 갔다. 그리고 그 불만은 좋지 않은 방식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짜증이 늘었고, 나도 모르게 욕설이 입 밖으로 나왔다.



알고 있다.
표현 방식은 분명 잘못되었다.



문제는 내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그런 적은 거의 없었다. 회사만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변화가 너무 급격했고, 나 스스로도 인지할 만큼 상태가 달라져 있었다. 어쩌면 주변에서는 더 심각하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나는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눌러가며 살아왔던 사람인지도 모른다.
‘첫째니까’, ‘언니니까’, ‘누나니까’
참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 나에게 감정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억누르는 것이었다. 올바른 표현을 배우기보다는, 감정은 삼켜야 할 대상으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떠오르는 감정들을 하나씩 들춰보고 싶어졌다.
"아, 나는 이런 순간에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구나."
그 깨달음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요즘은,
떠오르는 감정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