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득이 되고, 경쟁자들에겐 위협이 될까?
경쟁자는 더 있다는 소문이다.
`16년 Q3가 끝났습니다. 넷플릭스에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하우스 오브 카즈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역사를 바꾸는 예상치도 않았던 대 히트 드라마(기묘한 이야기 - The Stranger Things)도 나왔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디즈니 영화가 독점으로 미국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CW드라마였던 플래시 시즌2, 슈퍼걸도 리스트에 올라왔습니다.
소니와 함께 만들었던 1억 2천만 불을 투자한 드라마인 겟다운(Get Down)은 신통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편당 220억이 들어간 드라마이고, 올림픽 때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무기였음데도 불구하고 큰 버즈를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기묘한 이야기 덕분에 4년마다 돌아오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의 차가운 계절인 리우 올림픽에 맞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9월 말 넷플릭스-마블의 합작품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에 이어 동내를 지켜주는 일명 히어로 포 하이어(Hero for hire), 루크 케이지(Luke Cage)가 9월 30일 공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루크 케이지보다 관심이 있는 것은 바로 미국 대통령 선거입니다. 대선 덕분에 한참 최고 인기를 끌어야 할 NFL인기도 빠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간은 대선만큼 넷플릭스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44조의 마켓 캡을 가지고 있는 한국 포함 190개국에 서비스하고 있는 SVOD(Subscription Video On Demand - 구독료를 내고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교과서, 비디오 플랫폼의 넷플릭스.
148조에 마켓 사이즈, 15년 매출 60조의 우리가 알고 있는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마블, 디즈니 애니, 픽사, 루카스필름), 디즈니 미디어 네트웍스( ABC, ESPN, 디즈니 키즈 채널 등), 월트 디즈니 팍스엔 리조트(디즈니 월드) 그리고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판매하는 디즈니 컨슈머 프로덕트 등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 공룡 월트 디즈니 컴퍼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디즈니의 가장 큰 매출은 영화 쪽이 아닌 디즈니 미디어 네트웍스(텔레비전) 쪽입니다. 그리고 최근 상해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디즈니 랜드 그리고 영화 순입니다.
지난 디즈니가 트위터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번 그린 적이 있지만 그때보다 좀 더 본원적인 문제에 접근한 것 같습니다.
최근 언론에서 언급이 되기 시작했네요. 트위터 인수에 발을 빼면서 바라보는 곳이 넷플릭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애플, 알리바바, 아마존도 여전히 넷플릭스 인수에 관심이 있습니다.
디즈니도 스트리밍 공룡 전 세계 9천만을 대상으로 국경 없는 방송을 하는 방송국 넷플릭스의 인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시너지를 떠나서 과연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라는 상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제 아이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카줍스라는 애니를 즐겨보는데 거기서 자주 나오는 멘트가 "상상해봐"입니다. 아직 인수 전이고, 가능성도 적은 편이지만 미디어 세상에서 이런 큰 인수 관련 상상을 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1) 전 세계 인들은 이제 디즈니의 영화를 이제 스트리밍으로 보려면 넷플릭스를 가입해야 한다?
이미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디즈니 극장 개봉 영화는 2016년부터 3년간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이 되어 있습니다.
주토피아(Zootopia), 시빌 워(Marvel's the Civil War), 정글북(The Jungle Book), 도리를 찾아서(Finding Dory) 등은 넷플릭스 고객이 아니라면 , 렌털, 디지털 구매(EST - Electronic Sell Through)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유료 영화 방송 채널(한국으로 따진다면 캐치원, OCN)과 같은 HBO, EPIX와 같은 채널에서 방송으로 보거나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독점 계약의 힘입니다.
이제 디즈니-넷플릭스가 되면 글로벌 유통 경로를 극장 외에 또 하나 확보를 하게 되므로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골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SVOD(구독료만 내면 무제한으로 시청)으로는 공급을 안 하고 TVOD(단품 구매를 하거나 2일간 대여를 하는 방식)으로만 판매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판매 방식으론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플랫폼에서 디즈니 영화는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걸 보기 위해 넷플릭스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전하는 아시아에 필요한 카드는 독점 영화/드라마입니다. 그걸 디즈니가 채워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넷플릭스 고객들에게는 윈-윈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고객들은 디즈니 콘텐츠를 미국에서 처럼 즐길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사업자들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컴캐스트처럼 말입니다.
2) 넷플릭스 오리지널 - 지금 수준으로 지속될 수 있을까?
넷플릭스 1.0이 강력한 추천 서비스를 기반한 고객에 맞춤 영화 제공이었다면, 넷플릭스 2.0은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넷플릭스가 글로벌 방송 지위를 확보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인수 후에 과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전략을 계속 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무비와 시리즈로 나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유통하는 것이 디즈니의 힘 중 하나인데 상충되는 전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 더 큰돈을 벌 기회를 포기하고 넷플릭스에 힘을 밀어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 아담 샌들러의 리디큘러스 6, 두 오버, 봉준호 감독의 옥자도 해외 촬영만 남았습니다. 넷플릭스에 독점 방영될 예정입니다)
반대로 오히려 저예산 영화들, 그리고 실패한 영화들은 넷플릭스를 통해서 유통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7년 6조 원가량의 돈을 콘텐츠 수급을 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비용은 디즈니의 영화부문의 1년 매출과 맞먹는 금액입니다. 오리지널 영화 제작에 대한 새로운 방법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제작을 할 수 있는 자체 스튜디오가 생기기 때문에, 넷플릭스 입장으로는 비용을 세이브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연간 300시간의 키즈 콘텐츠 제작을 맡겼던 드림웍스 대신, 디즈니 스튜디오를 대신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흥행한 애니메이션을 극장용으로 다시 제작하는 것이 아닌,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할 수 있는 디즈니의 콘텐츠도 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하는 창구가 디즈니의 ABC 스튜디오로 몰리지 않을까도 걱정이 됩니다.
넷플릭스 마블 시리즈 제작사가 ABC Studio로 알고 있는데 기존 잘 활용하고 있는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 - 더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을 제작), 소니 픽쳐스(Sony Pictures - 하우스 오브 카즈 제작)등의 관계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깁니다.
또한, 지금 19세 관람 수준의 오리지널 제작이 많은데 디즈니는 대표적인 가족주의 회사라 지금 형태의 스크립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더욱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마블의 디펜더스(Defenders)나 얼마 전에 예고편이 공개된 아이언피스트(IRONFIST)가 나오지 않을는지.. 넷플릭스 마블의 데어데블이나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는 10대 관람가는 아녔습니다.
한 예로, 디즈니가 관여한 마블은 아이언맨 3부터 확 달라졌습니다.
3) 훌루의 지분을 뺄까? 훌루가 필요 없어질 디즈니
디즈니는 미국의 대표적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Hulu - 12백만이 넘는 사용자가 있습니다)의 지분 30프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대항하는 것이 모든 이유는 아니지만, 아니라고는 할 수도 없습니다.
원래 지상파 방송의 재방송을 보여주던 서비스가, 이제는 영화도 넷플릭스 못지않게 많이 가지고 있고, 오리지널 제작도 하고 있습니다.
지분은 유지하더라도 공급을 넷플릭스로 몰아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40조 이상을 들여 산 회사에 더 투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16년 9월부터 디즈니 영화를 넷플릭스에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ABC의 인기 드라마인 모던 패밀리는 넷플릭스 드라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가장 큰 고민인 글로벌 콘텐츠 수급에 ABC의 기존 인기 드라마들이 힘이 되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블 에이전트 오브 실드(O), 하우 투 겟 어웨이 위드 머더(O), 스캔들(O), 원스 어폰 어 타임(O), 그레이 아나토미(O) 등은 기존 미국 넷플릭스에서는 공급되고 있었습니다.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도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훌루와 아마존은 골치가 아파질 가능성이 높고, ABC.com에서 서비스를 계속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향후 확인해볼 만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4) 영화사, 방송사들에게 왕따를 당할까?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입니다. 물론, 지역 내 다른 경쟁자들이 있고 돈을 더 많이 준다면 그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겠지만 일부 유럽이나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인도와 같은 나라를 제외하고는 자체 수급 능력이 뛰어나지 않거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텔레비전 네트웍스 용으로 계약을 하고, 넷플릭스에도 공급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습니다.
이런 흐름 때문에 아마존이나 다른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를 꿈꾸는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더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높습니다. 더 이상 지체했다가는 넷플릭스-디즈니 연합에 먹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규모 국가들이 연합해서 콘텐츠를 수급하는 전략도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최근 언론에서 넷플릭스 인수에 관심이 있는 회사로 지목되는 곳은 애플과 아마존이 추가로 있습니다.
그 와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아마존의 마켓 캡이 이제는 애플의 2/3 까지 따라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수에 있어 가장 실리를 볼 업체는 애플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림은 디즈니 인수가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를 인수한다면, 어떤 장점이 있을지 예측해보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 아마존 - 아마존의 지역 확대에 가장 큰 무기는 넷플릭스 인수가 될 것입니다. 5개국 지역(미국,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에서 190개국으로 확대를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강점이 더 강화가 될 것입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아마존 커머스가 없는 와중에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 아마존과 넷플릭스 결합은 미디어/커머스 괴물의 탄생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되며, 서밋 혹은 라이온스 게이트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배급의 역할이지 완전한 제작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 내에서 견제할 세력은 없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히려 다른 미디어 회사들이 힘을 합쳐 대항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2) 애플 - 애플은 자신의 약점을 한 번에 보강하게 됩니다. TVOD 비즈니스에서 SVOD 비즈니스를 한 번에 갖게 되는 것입니다. 또다시 대형 투자를 통해. 가입자 구걸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애플뮤직을 시작하기 전, 스포티파이를 사는 것과 같은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미 미국에서 아이튠즈는 아마존 비디오에도 매출로 밀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월정액 서비스인 애플 뮤직을 가지고 있지만 1천만 명 이상이 미국에서만 사용합니다)
문제는 4K 에 투자를 할 생각이 없다고 했던 애플의 전체 전략이 엉크러 집니다. 애플 TV도 4K를 지원하지 않고 있는데 올 하반기에 나오는 대부분의 대항마는 4K를 지원합니다. 애플이 TV 제조사와 협조할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애플이 넷플릭스를 인수하더라도 관심 있던 워너브라더스 인수는 계속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디즈니 - 디즈니는 영화 매출보다 3배 이상 많은 TV 매출에 더 날개를 달게 해줄 수 있습니다. 만약 1, 2번에게 뺏긴다면 영화사들은 다시 골치가 아파질 것입니다. 저런 그림이 보이면, 뛰어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디즈니가 넷플릭스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