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영화 이야기 5. 영화 클라라, 네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2019년부터 매달 첫 주에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2019년 1월, 처음으로 선보이는 '영화를 살린 클래식'은 잠시 중단되었었던 음악 영화,
여성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클라라 슈만의 삼각 관계를 그리고 있는 영화 '클라라'의 엔딩을 장식했던 작품으로 네번째 이야기를 풀어내보려 합니다.
그 작품은 바로 슈만 부부에게 혜성처럼 등장하여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삼각 관계의 주인공인 젊은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1897)'의 단 두개만이 존재하는 피아노 협주곡 중 첫번째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라 단조 작품번호 15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Op.15)'는 1854년, 브람스가 21세의 나이가 되던 해에 작곡을 시작하여 1858년, 그의 나이 25세에 완성시킨 작품입니다.
원래 이 곡은 1856년에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구상되어졌다고 하는데요.
두명의 비르투오조 피아니스트가 필요한 이 곡은 브람스가 클라라와의 연주를 위하여 구상하고 완성시켰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1856년은 로베르트 슈만이 사망한 해이기도 하죠...
결국 이 작품은 1859년 피아노 협주곡의 버전으로 사람들에게 소개되었는데요.
이 때 하노버 궁정 관현악단의 연주와 브람스를 슈만 부부에게 소개해주었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 (Joseph Joachim, 1831-1907)'의 지휘로 브람스가 직접 피아노로 초연하였습니다.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의 테마 제시와는 다른 방식을 시도하는 등, 그의 스승을 비롯한 앞 세대 거장들인 슈만, 베토벤 등의 작곡가들을 뛰어넘으려 부단하게 노력하였던 젊은 브람스의 열정적이면서도 웅장한 스케일의 이 작품은 처음 선보였을 당시, 대중들에게는 비난과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고 합니다.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접고 아름다운 소프라노 가수였던 '아가테 폰 지볼트 (Agathe von Siebold, 1835-1909)'에게 반하여 1859년 약혼을 하였으나, 알 수 없는 (?!) 이유로 편지 한통으로 아가테에게 이별을 통보한 브람스의 혼란스러운 마음과 시기를 대변하고 있는 작품인 피아노 협주곡 1번은 1악장 마에스토소 (Maestoso), 2악장 아다지오 (Adagio), 3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Allegro non Troppo)'로 이뤄져 있습니다.
젊은 브람스의 정열과 강렬함이 여실하게 들어나는 피아노 협주곡 1번의 1악장, 사랑과 일 등 인생의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게 한, 그러나 현재는 피아노 명곡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 된 이 협주곡의 1악장이 영화 '클라라'의 엔딩 장면에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클라라 (Beliebte Clara)'에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클라라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솔리스트로서 무대 위에서 정열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클라라의 모습을 바라보던 슈만과 브람스의 모습과 비슷하게, 하지만 이제는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클라라의 모습을 바라보는 브람스만이 담겨있는 마지막 장면은 긴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브람스는 아가테와의 약혼을 깨어버린 후에 다시 클라라의 곁으로 돌아온 것일까요?
클라라는 젊은 브람스의 사랑을 마음 속으로나마 받아들인 것일까요?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영화 클라라의 엔딩,
영화를 살린 클래식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음악 영화 '클라라'의 마지막 시간으로, 우리가 다루지 않은 영화 클라라 속에 등장한 여러 클래식 작품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