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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Apr 11. 2020

영화를 살린 클래식 #55

음악 영화 이야기 8. 불멸의 연인 - 비창 소나타 

안녕하세요. 매달 첫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주제로한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음악 영화 이야기', 그 첫번째 영화 '불멸의 연인'에 등장하는 작품들 중 처음으로 다뤄볼 곡은 바로 '비창 소나타'입니다.



영화 '불멸의 연인' 포스터 [출처: 구글 이미지]



베토벤은 어린 시절 '포스트 모차르트'를 꿈꾸었던 아버지 '요한 반 베토벤 (Johann van Beethoven, 1739-1792)'에 의하여 학대에 가까운 피아노 연습을 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세의 나이때 이미 매일 8시간이 넘는 시간을 피아노 앞에 앉아 있어야 했었으며, 요한 반 베토벤은 6세의 나이에 프로 무대에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뒀던 모차르트처럼 아들의 나이를 8세에서 6세로 2살이나 어리게 속인 후 무대에 서도록 하였습니다. 심지어 베토벤은 40대가 되어서야 자신이 나이가 2살이나 어리게 조작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성악가로서의 길을 술로 인해 망쳐버린 요한 반 베토벤이 재능있는 아들을 통하여 돈벌이를 하려고 했던 욕심이 반영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죠.



어린 시절의 베토벤 [출처: 구글 이미지]



어린 시절의 강압과 폭력 속에서 키워지긴 하였으나, 이런 어마어마한 연습량 덕분에 베토벤은 귀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기 전까지 뛰어난 피아니스트로도 연주 활동을 했습니다. 또 베토벤은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하였으며, 특히 1795년부터 4년간은 피아노 소나타 작곡에 열중하여 무려 12곡의 소나타를 완성하였습니다.



https://youtu.be/xaHjlsGo1ck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 [출처: 유튜브]



1798년에서 1799년 사이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비창 소나타 (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는 1799년 'Grande Sonate Pathetique'라는 프랑스어 제목과 함께 출판된 작품입니다. 

베토벤의 열성적인 후원자이기도 했었던 '카를 리히노브스키 공작 (Karl Alois Johann-Nepomuk Vinzenz Leongard, Fuerst von Lichnowsky-Woschuetz, 1761-1814)'에게 헌정된 이 '비창 소나타'는 '월광 소나타 (Moonlight)', '열정 소나타 (Appassionato)'와 함께 베토벤의 3대 피아노 소나타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리히노브스키 공작 [출처: 위키페디아]



26번 소나타 '고별'과 함께 베토벤이 유일하게 피아노 소나타 중 '비창 (Pathetique)'이라는 표제를 직접 붙인 곡인 비창 소나타는

1악장 Grave-Allegro di molto e con brio

2악장 Adagio Cantabile

3악장 Rondo: Allegro

이렇게 3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는 불멸의 연인 첫번째 후보이자 영화 속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여인인 '줄리에타 귀차르디 (Julie 'Giulietta' Guicciardi, 1784-1856)'가 베토벤이 연주회에서 비창 소나타를 연주하는 장면을 회상하며 자신이 17세의 나이에 베토벤을 처음 마주했다고 회상하는 장면에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 베토벤과 결혼을 하려는 줄리에타와 반대하는 줄리에타의 아버지가 다투는 장면에서도 등장합니다.



줄리에타 귀차르디의 초상 [출처: 위키페디아]



'줄리에타 귀차르디'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운 제자였으며, 베토벤의 또다른 연인들이었던 브룬스비크 자매와 사촌이기도 하였습니다.

베토벤은 '월광 소나타'를 줄리에타에게 헌정하였으며, 결국 베토벤과 결혼하지 못한 줄리에타는 아마추어 작곡가이기도 했던 갈렌베르크 판사와 1803년 결혼을 하였습니다. 줄리에타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베토벤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영화 속에서 베토벤이 비창 소나타를 연주하며 나오는 장면들 속에는 브룬스비크 자매, 즉 요제피네 다임과 테레제 브룬스비크가 베토벤과 차례로 밀회를 즐기는 장면이 등장하며 흥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세명의 사촌들과 모두 사랑에 빠졌던 베토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에서는 비창 소나타 중 1악장과 2악장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주회에서 비창 소나타를 연주하는 베토벤(좌)과 그의 연주 모습을 보고 있는 브룬스비크 자매 [출처: 영화 '불멸의 연인' 중]



이탈리아 배우인 '발레리아 골리노 (Valeria Golino, 1965-)'가 열연한 '줄리에타', 줄리에타와 그녀의 아버지가 산책을 하며 베토벤과의 결혼에 대해 설전을 벌이고, 베토벤에게 이상이 있다는 의심을 하는 아버지와 결혼을 두고 내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비창 1악장이 다시 쓰이고 있습니다.


비창 소나타는 영화 '불멸의 연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와 대중 매체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1악장은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2006)',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노래 'Marry the night' 뮤직비디오의 오프닝에 삽입되었으며 휘성의 '사랑은 맛있다', 빌리 조엘의 'This Night', 루이스 터커의 'Midnight Blue' 등의 노래에 샘플링 되었습니다.

아름답고도 서글픈 멜로디로 인상적인 2악장은 2019년 영화 '작은 아씨들'를 비롯하여 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2002)', '음란서생 (2006)', '클래식 (2003)', '순수의 시대 (2015)' 등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3악장은 오락실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게임 '펌프'에서 재탄생되어 큰 사랑을 받았으며 1995년 영화 '비포 선 라이즈'에 등장하여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 베토벤과 줄리에타 [출처: 영화 '불멸의 연인' 중]



다음 시간에는 줄리에타 귀차르디가 베토벤에게 헌정받았으며, 영화 '불멸의 연인' 속에서 가슴 시린 명장면으로 기억되는 씬에 등장하는 또하나의 피아노 소나타 명곡 '월광 소나타'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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